교회학교 및 소회 소식

요나회 5월 목회서신

요나회
작성자
sangjin yoo
작성일
2019-05-14 06:54
조회
897

요나, 5월 목회서신


  먼저, 무엇보다도 먼저 어저께 Mother's Day를 맞아서 어른들 식사 대접하느라고 다들 고생이 많았습니다. 제가 전체 진행을 맞다보니 일하면서 이런 저런 잔소리도 나오고... 적잖이 불편했겠다 싶어서 집에 돌아와 회개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롤을 말았던 우리의 주방장님, 광진씨가 잰걸음으로 교회를 빠져 나가는 뒷모습을 보고, 지금 저렇게 일하는 식당으로 가서 또 그 일을 해야 할 텐데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다들 바쁘게 일하며 수고한 이들도 마음 쓰이지만, Mother's Day의 식당일이 바빠서 교회에 오지도 못한 이들도 한편으로는 아렸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에게 일깨워 주시는 어머니, 그대의 어머니도 마찬가지겠지만 세상의 숱한 사람들 속에 어머니들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어머니는 오늘 아침에 우리가 갔던 팀호튼의 캐쉬어였고, 어머니는 우리가 다니는 영어학원의 강사였고, 또 어머니는 어저께 묵묵히 우리의 식사 준비를 도와 주셨던 최경옥장로님이였고, 또 어머니는 우리가 준비한 식사를 드시고 깍듯이 인사를 건네던 하얀 머리의 어떤 할머니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대의 어머니를 두고 누군가의 어머니로 배려한다면, 어저께 그대의 수고 역시 누군가의 어머니를 향한 배려이며, 곧 세상 모든 어머니의 아들, 딸들이 어머니에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요나... 어저께 그대가 수고하여 모신 분은 그대의 어머니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런 마음으로 늘 세상의 어머니들을 대하셔야 합니다. 사실인즉 그대의 어머니는 그대가 벗어 놓은 허물 같은 존재입니다. 시간적인 공감각 안에서 우리의 조잡한 기억들이 때로는 이 사실들을 잊게 하지만, 우리의 한 생을 영원의 한 점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대의 어머니는 그대가 벗어 던진 허물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벗어 놓은 허물은 우리보다 더 빠르게 작아지고, 마르고, 흙의 일부가 되어 간다는 사실!


  내 생애 가장 따뜻했던 기억, 어머니... 저의 어머니는 제 나이 열여덟에 하늘나라에 가셨습니다. 어머니의 가난은 언제나 손톱 밑에 있었습니다. 단 한 번도 손톱을 깎지 않으셨습니다. 삯빨래질에 식모살이에 손톱이 닳고 닳아서 더 이상 깎을 손톱이 없었던 거지요. 어릴 때는 몰랐는데, 십대가 되고서야 그것을 알았습니다. 어른이 되면 어머니의 손톱 밑의 가난을 똑똑 깎아드려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내 못난 손톱은 얼마나 잘 자라는지 참을 만큼 참다가 너무 길어져서 손톱을 어쩔 수 없이 똑똑 깎을 때면, 여지없습니다. 어머니의 손톱 밑의 가난이 똑똑 제 가슴에 똑똑 떨어지는 거지요. 사람의 머리끝에서 가슴까지의 거리가 한 40센티, 50센티 될까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40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꼭 저처럼 미련한 사람이 있는 거지요. 어저께 교회의 어르신들 식사 대접을 끝내고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책상 앞에 앉아서 혼자 울었습니다. 식구들께 들키지 않으려고 소리 없이 눈물만 훔쳤습니다.


  그대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써내려가던 편지였는데 이제 정신을 차리고 맺습니다. 두고 생각하기에도 아까운 사랑하는 요나... 가장 먼저 수줍게 봄 인사를 건네던 개나리가 지더니, 이제 5월의 꽃들이 제각기 일어나 아우성들입니다. 5월의 편지를 따뜻한 봄 인사로 끝내고 싶습니다. 봄비... 빗발치듯 꽃 봉우리들을 틔웁니다. 이 한때를 살아보려고, 겨우내 숨죽여 있던, 아지랑이 새잎의 일어섬이 얼마나 가상한지... 이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 같은 사람도 막 살고 싶어진답니다. 얼마나 설레는지 모르겠습니다. 5월, 이 가슴 설렘을 그대에게 전합니다.
“청년, 요나의 봄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2019년 5월 둘째주일, 유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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