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세번째 주일 / 3월 세번째 주일
요한복음 4:28-42
사순절, 사마리아 여인의 변화와 용기
정해빈 목사
지난 주일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12년 전 1908년 방직공장에서 일하던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뉴욕에서 모여서 여성차별반대, 노동조합 결성을 요구했습니다. 이 행사가 계기가 되어서 매년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키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거리를 행진하면서 이런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우리가 행진하고 또 행진할 땐 남자들을 위해서도 싸우네. 왜냐하면 남자는 여성의 자식이고 우린 그들을 다시 돌보기 때문이지. 그런 우리가 마음과 몸이 모두 굶주리네. 그러니 우리에게 빵을 달라, 그리고 장미를 달라.” [세계 여성의 날]을 가리키는 두가지 상징이 빵과 장미입니다. 빵은 굶주림을 해소할 생존권을 가리키고 장미는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투표권을 가리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요한복음 4장을 보면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는 여기서 차별받고 소외된 사마리아 사람들을 찾아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동시에 예수님을 동네 사람들에게 소개한 사마리아 여인의 용기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유대 사람과 사마리아 사람 사이의 갈등을 허무는 이야기이고, 성차별의 장벽을 허무는 이야기이고, 선생님과 제자 사이의 아름다운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고, 한 여성이 스승과의 만남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고 지도자가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사순절 첫째주일의 주제가 시험이고, 둘째주일의 주제가 자유라면, 셋째주일의 주제는 아름다운 만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여인은 사마리아 지역 최초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세계 여성의 날]이 2000년 전 우물가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마리아 여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사마리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3가지 편견을 지적하셨습니다. 첫째로 예수님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과거의 전통이 지금 그들이 겪고 있는 영적인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과거의 전통을 가리키는 것이 야곱의 우물입니다 “선생님은 유대 사람인데 어떻게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선생님이 우리 조상 야곱보다 더 위대하신 분이라는 말입니까? 그는 우리에게 이 우물을 주었고 그와 그 자녀들과 그 가축까지 다 이 우물의 물을 마셨습니다.” 우리는 야곱의 후손입니다. 우리는 야곱의 전통에 의지해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이 여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옛날 전통이 지금 사마리아 사람들의 영적인 갈증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진리, 새로운 우물, 생수를 만나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새로운 우물이 바로 예수님이라는 것이 요한복음의 고백입니다.
둘째로 예수님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섬기는 우상들이 그대들의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그대에게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고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남자도 네 남편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말씀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옛날부터 섬기는 다섯 명 여섯 명의 우상들을 가리킵니다. 오랬동안 섬겨왔던 그런 우상들이 그대들의 진정한 남편/배우자/동반자가 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당장 그대들을 온전하게 구원할 수 있는 새로운 구원자를 만나야 한다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셋째로 예수님은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지역/장소에 대한 집착을 벗어나서 영과 진리로 하나님께 예배드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조상은 그리심산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선생님네 사람들은 예배드려야 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합니다. 여자여,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아버지께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하지 않을 때가 올 것이다. 참되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영과 진리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유대인들이 다윗/솔로몬을 조상으로 섬기고 다윗/솔로몬이 만든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를 드렸다면 사마리아인들은 아브라함/야곱/모세를 조상으로 섬기고 아브라함/야곱/모세가 제사드렸던 그리심산에서 제사를 드렸습니다. 따라서 사마리아인들은 아브라삼/모세/야곱이 제사드렸던 그리심산이 나중에 세워진 예루살렘보다 더 정통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느쪽 말이 맞을까요?
오늘날로 따지면 한민족 5000년 역사에서 서울과 평양의 정통성을 따지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양은 고조선/고구려/고려시대와 연결되어 있고 서울은 조선시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유대와 사마리아 사람들은 서로의 정통성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예루살렘이 옳으냐 그리심산이 옳으냐 하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지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과 진리로 예배드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유대인을 사랑하고 사마리아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과 진리로 예배드리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 예배를 받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사마리아 사람들이 과거에 대한 집착, 우상에 대한 집착, 지역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지금 살아계신 하나님,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님, 진실하신 하나님을 만나도록 그들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사마리아가 속한 북이스라엘은 기원전 722년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당했고 그때부터 외국 사람들이 들어와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남쪽 유대 사람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피가 섞였다고 해서 그들을 가까이 하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예수님 당시 1등 국민은 로마시민, 2등 국민은 유대인, 3등 국민은 갈릴리 사람들, 4등 국민은 사마리아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런 차별을 인정하지 않으시고 사마리아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과 화해하기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셨고 그 여인을 통해서 더 많은 사마리아 동네 사람들을 만나셨습니다. 예수님을 동네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이 여인이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실 수 있었습니다. 요한보음 4장을 자세히 읽어보면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보다 더 적극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여인이 적극적으로 중재했기 때문에 유대인과 사마리아 사람이 만날 수 있었고 서로 화해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집착/우월감/경쟁의식에서 벗어나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이 함께 만나고 함께 예배드리는 역사가 이 여인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을 동네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중재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오늘 말씀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우리는 요즘 Corna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1-2미터 거리두기를 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마음은 사회적 차별/경계/경쟁을 버리고 함께 고통을 나누고 서로 협력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가 간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서로 협력하고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노약자에게 양보하고 서로 배려하고 돌보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가장 귀한 것이 마스크인데 개성공단에서 매일 마스크를 만들어서 전세계로 수출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월감/자존심/경쟁의식이 생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편견없이 민족의 화해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 영과 진리로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사람이 생명을 살립니다. 사마리아 여인처럼 먼저 일어서서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바로 우리들이 사마리아 여인처럼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동네 사람들에게 전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요한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과거의 편견에서 벗어나서 민족의 화해를 위해서 일하고 우리 주변 동포들에게 복음의 기쁜 소식, 화해의 소식, 사랑의 소식을 전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Lent, Samaritan Woman’s change and courage
John 4:28 – 42
The story of an encounter in John 4 shows Jesus who was willing to meet the discriminated and marginalized Samaritans and the Samaritan woman who responded to Jesus’ invitation. This story is about breaking down the conflict between Jews and Samaritans and the barriers to gender discrimination. Also, the story is about a beautiful meeting between a teacher and a disciple, and about a woman who becomes a leader through an encounter with a teacher. In a conversation with her, Jesus pointed out three prejudices that the Samaritans have long held. First, the past traditions that they had cherished cannot solve the spiritual thirst they are now experiencing. Second, Jesus advised that the idols served by the Samaritans could not also solve their thirst. Third, Jesus told the Samaritans that they should overcome their obsession with the place where they live and instead worship God with only spirit and truth. Jesus met her at the well, and through that woman, he was able to meet more Samaritans. This woman’s active mediation allowed Jews and Samaritans to meet and reconcile with each other. It was through this woman that the Jewish and Samaritans met and worshiped together, free from past obsession, superiority, and competition. We can see from today’s story that the role of the mediator who introduces Jesus to the people of the town is very crucial.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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