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 선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성령강림절 후 네번째 주일/7월 첫번째 주일
성령강림절, 선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열왕기하 5:1-4, 9-14
정해빈 목사

 

오늘 말씀은 시리아의 군대장군 나아만이 나병/피부병을 치료받는 이야기입니다. 나아만은 어린 노예 소녀와 엘리사 선지자를 통해서 나병을 치료받았을 뿐만 아니라 영적인 깨달음도 얻게 되었습니다. 나아만은 이 사건을 통해서 영적으로 육적으로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인생을 살다보면 나아만처럼 갑자기 몸이 아프다든지 갑자기 큰 사건/사고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만나면 사람은 보통 4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합니다. 첫번째는 충격과 부정의 단계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이 상황에 큰 충격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부정을 하려고 합니다. 무언가 잘못되었고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 부정의 단계가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는 인정/체념/원망하는 단계입니다. 이 상황이 사실이라는 것이 확실해지면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정하고 체념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세번째는 이 상황을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단계입니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은 용기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 단계가 가장 길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존심을 굽혀야 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을 하찮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합니다. 마지막 네번째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큰 깨달음을 얻고 감사하는 단계입니다. 질병이 치료되었고 사건/사고가 잘 해결되었습니다. 사람은 이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고 성숙한 사람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동안 내가 너무 교만했구나, 앞으로는 주변 사람들에게 잘 해야 되겠구나,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 앞으로는 더 감사하며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충격과 혼란이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그 모든 충격과 혼란이 축복이 되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전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깨닫고 더 많이 겸손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고통이 변하여 축복이 되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질병/사건/사고가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때로는 억울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더 겸손하고 더 선하고 더 감사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영적인 메시지입니다.

나아만이 나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안 어린 노예 소녀가 이스라엘에 있는 엘리사 선지자를 찾아가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을 전해줍니다. 시리아 최고의 군대장군이 어린 노예 소녀의 말을 믿고 약소국가인 이스라엘을 찾아간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고 엘리사가 얼굴도 안보여주고 요단강에 가서 일곱 번 씻으라고 말하는 것을 전해 듣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돌아가려고 하였지만 주변 부하들의 말을 듣고 그대로 하였더니 나병이 낫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식으로 말하면 미국의 2인자 부통령이 불치병에 걸렸는데 누군가가 남미 아마존에 있는 가난한 나라의 어떤 마을에 가면 민간요법으로 그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래서 부통령이 그 마을에 갔는데 아무도 자기를 알아주지 않습니다. 대신 당신 병을 고치려면 우리가 하라는 대로 하라고 가르쳐 줍니다. 마을 사람들 말을 들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하라는 대로 했더니 병이 낫게 되었습니다. 나아만은 이 일로 인해서 겸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노예소녀와 약소국가의 한 예언자가 자기 병을 고쳐 주었습니다.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사람들이었지만, 바로 그런 선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입신양명(立身揚名)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떨친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서 유명한 사람,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후손들에게 이름을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때로는 선을 포기하고도 하고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죽을 때, 내가 더 선한 사람이 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많아도 내가 더 유명한 사람이 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내 인생을 돌아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아도 내가 유명한 사람이 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인생을 잘 살았느냐의 기준은 내가 유명한 사람이 되는데 있지 않고 내가 내 배우자와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물론 유명하면서 동시에 선한 사람으로 인생을 살았다면 그 사람은 최고의 인생을 산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유명한 인생과 선한 인생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선한 인생을 선택한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일 것입니다. 독일의 히틀러나 소련의 스탈린은 유명한 사람이었지만 선한 인생을 살지 않고 오히려 악을 행했기 때문에 후세 사람들이 그들을 그리워하지 않습니다. 내가 유명하냐 유명하지 않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선한 인생을 살았느냐 살지 않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유명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유명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열왕기하 5장에 보면 3명의 유명한 사람들, 강대국인 시리아의 왕, 시리아의 2인자 나아만, 이스라엘의 왕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아만은 자신과 같은 유명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유명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선한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나아만의 병을 고쳐주고 시리아와 이스라엘이 전쟁하지 않도록 화해시키고 관계를 회복시킨 사람들은 평범한 선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린 노예 소녀는 나아만에게 엘리사를 소개시켜 주었고 엘리사는 나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나아만의 부하들은 나아만을 설득했습니다. 오늘 말씀은 유명한 권력자들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사람들의 선한 힘과 믿음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국에서 홍콩에서 세상 여기저기에서 선한 사람들이 모여서 촛불을 들면 처음에는 그들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그들의 에너지가 쌓이고 쌓이면 그들의 선한 힘이 세상을 바꾸게 됩니다. 성령께서는 선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어 나가도록 선한 사람들을 도와주시고 그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그들을 격려해 주십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엘리사는 나아만에게 요단강에서 일곱 번 씻으라고 말했습니다. 몸을 씻으라는 말은 거듭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을 가리킵니다. 성령께서는 교만한 사람을 겸손한 사람으로 바꾸어 주십니다. 우리들도 요단강에 들어가서 성령의 물로 씻어야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들을 새사람으로 고쳐주실 것입니다. 자연과학에서 쓰는 말 중에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의 작은 운동이 나중에 큰 운동을 일으킨다는 말입니다. 내가 하는 작은 말과 작은 선한 행동이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어린 소녀는 자신을 시리아로 끌고 온 주인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발동해서 나병으로 괴로워하는 나아만에게 작은 선을 베풀었는데 그 작은 선이 나비효과가 되어서 역사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진실로 선한 사람들의 작은 힘이 세상을 바꿉니다. 선한 사람이 있는 한 세상은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이 망하지 않는 것은 선을 행하는 평범한 사람들, 국민들, 씨알들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씨알들이 세상을 바꿉니다. 성령의 인도함을 따라서 선한 마음, 선한 행동을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Pentecost, good people change the world 
2 Kings 5:1-4, 9-14

Naaman, commander of the army of the king of Aram, was a great man and in high favor with his master because by him the Lord had given victory to Aram. The man, though a mighty warrior, suffered from leprosy. Now the Arameans on one of their raids had taken a young girl captive from the land of Israel, and she served Naaman’s wife. She said to her mistress, “If only my lord were with the prophet who is in Samaria! He would cure him of his leprosy.” So Naaman went in and told his lord just what the girl from the land of Israel had said… So Naaman came with his horses and chariots and halted at the entrance of Elisha’s house. Elisha sent a messenger to him, saying, “Go, wash in the Jordan seven times, and your flesh shall be restored and you shall be clean.” But Naaman became angry and went away, saying, “I thought that for me he would surely come out, and stand and call on the name of the Lord his God, and would wave his hand over the spot, and cure the leprosy! Are not Abana and Pharpar, the rivers of Damascus, better than all the waters of Israel? Could I not wash in them, and be clean?” He turned and went away in a rage. But his servants approached and said to him, “Father, if the prophet had commanded you to do something difficult, would you not have done it? How much more, when all he said to you was, ‘Wash and be clean’?” So he went down and immersed himself seven times in the Jordan, according to the word of the man of God; his flesh was restored like the flesh of a young boy, and he was clean. (2 Kings 5:1-4, 9-14)

There is a saying that “When tigers die and leave their skins, people die and leave their names.” Everyone wants to be famous. Perhaps it is because descendants may remember their names. For this purpose, sometimes we find ourselves giving up moral goodness and try to accomplish our goals regardless of means and methods. But when the last moment of life comes, people regret that they have not become better and more compassionate. On the other hand, there are not many people who regret not being more famous. The secret to the success of life would depend not on how we become famous but on how good we are to our family and the people around us. We usually think that famous people have the power to change the world. But today’s scriptures state that It is not powerful but good people to change the world. Three famous people in charge, King of Syria, General Naaman, and the king of Israel, could not save the world. But a young slave girl, the prophet Elisha, and the men of Naaman worked together to change the world. The slave girl brought to Syria introduced Naaman to Elisha, the prophet Elisha of Israel gave instructions on how to fix leprosy, and Naaman’s men persuaded Naaman. Truly the small and good practices of ordinary people change the world. The Holy Spirit helps “small” people to do good and encourages them to not give up. Just as the word “butterfly effect” in natural science points out, a small gesture can cause a bigger movement later on. Our little words and actions can save people and change the world. As long as there are good people in the world, we believe, the world will never be destroyed. Even if we are not famous, the Holy Spirit will help and encourage us to do good toward the world. Truly good people change the world.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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