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 인류의 평화를 위한 기도

성령강림절  열네번째 주일 / 8월 네번째 주일
열왕기상 8:41-43, 에베소서 6:10-20
성령강림절, 인류의 평화를 위한 기도
정해빈목사

 

인류 역사를 보면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처럼 약소국가가 강대국을 물리친 경우가 가끔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났는데도 프랑스가 베트남에서 물러가지 않자 베트남은 독립전쟁 끝에 프랑스를 물리치고 독립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를 물리치고 나서 시간이 지난 후에 베트남과 미국 사이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인구로 보나 군대로 보나 미국이 이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베트남이 이겼습니다. 미국을 물리치고 나서 시간이 지난 후에 이번에는 베트남 바로 위에 있는 중국이 쳐들어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구로 보나 군대로 보나 중국이 이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베트남이 이겼습니다. 프랑스와 미국과 중국을 물리친 베트남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경제를 개방해서 오늘날 아시아에서 잘 사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요즘 뉴스에 계속 나오는 국가가 아프가니스탄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위에는 러시아가 있고 밑에는 인도가 있고 오른쪽에는 중국이 있고 왼쪽에는 이란이 있습니다. 중동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비단길(실크로드)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강대국들이 이 나라를 차지하기 위해서 눈독을 들였습니다. 식민지 시대에 영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했다가 이기지 못하고 패배해서 물러갔고 두번째로 소련이 침략했다가 역시 마찬가지로 이기지 못하고 패배하고 물러갔습니다. 영국과 소련이 물러간 다음에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에 숨었는데 아프가니스탄이 이 사람을 내놓지 않자 미국이 세번째로 쳐들어갔다가 결국 아무런 성과없이 20년 만에 철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영국과 소련과 미국을 물리친 아프가니스탄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대국들이 다른 나라를 쳐들어갈 때는 나름대로의 이유와 명분이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는 탈레반은 소수민족과 여성을 학대하고 불교유적지를 파괴했습니다. 탈레반과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은 인류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강대국이 그 나라를 쳐들어가는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이 20년간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하면서 1조 달러를 지불하고 2400명의 병사들이 죽었지만 모든 노력이 수포로 들어갔습니다. 나라를 바꾸려면 그 나라가 자유와 개방의 나라가 되도록 주변에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것이 제일 효과적입니다. 그 나라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다른 나라가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가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프랑스와 미국과 중국이 베트남을 쳐들어갔지만 이기지 못했습니다. 영국과 소련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쳐들어갔지만 이기지 못했습니다. 군대를 이끌고 다른 나라를 쳐들어가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이렇게 역사의 교훈이 있는데도 강대국들은 잘못된 역사를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힘을 통한 방법은 문제를 더 악화시킵니다.

오늘 우리가 두번째로 읽은 에베소서 6장은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무장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로마제국의 병사들이 적과 싸우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장을 한 것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악한 영과 싸우기 위해 영적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에베소서는 말합니다. 로마제국의 병사들이 머리에 투구를 쓰고 가슴에 가슴막이를 하고 허리띠를 동이고 칼과 방해를 들고 신발을 신은 것처럼 우리들도 악한 영과 싸우기 위해서 구원의 투구를 쓰고 정의의 가슴막이로 가슴을 가리고 진리의 허리띠로 허리를 동이고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몸에 지니고 믿음의 방해를 들고 평화를 전하는 신발을 신으라고 말했습니다. 에베소서 6장 12절을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우리의 싸움은 인간을 적대자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로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싸워야할 상대는 사람이 아니라 이 세상을 통치하는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 세상을 지배하는 악한 영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을 망가트리는 폭력의 영이 악한 영입니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말한다면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무기를 판매하고 마약을 판매하고 여성과 소수민족을 차별하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집단과 그들을 조종하는 영이 악한 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에베소서 저자는 이 세상에 악한 통치자가 있는 것은 그 통치자를 지배하는 악한 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 악한 영이 있고 선한 영이 있습니다. 생명을 죽이는 영은 악한 영이고 생명을 살리는 영은 선한 영입니다. 악한 영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납니다. 우리가 죄를 짓고 나쁜 생각을 하고 나쁜 행동을 한다면, 그것을 영적으로 해석한다면 악한 영이 역사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적으로 깨어있어야만 악한 영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에베소서 저자는 이 세상을 파괴하는 악한 영과 맞서 싸우되 폭력적인 방법이 아니라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싸우자고 말했습니다. 로마제국이 칼과 창을 들고 세상을 정복했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구원과 정의와 진리와 성령과 믿음과 평화의 신발을 신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섬기고 변화시켜야 합니다. 어떤 나라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 나라를 쳐들어가는 방식으로는 그 나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삶으로 보여주셨던 것처럼,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마음으로 그 나라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인류가 함께 노력해서 그 나라 국민들의 도덕 수준을 높여 주어야 하고 의식주를 도와주어야 하고 민주주의가 얼마나 좋은지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그 나라들이 문화적으로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유엔이 도와줄 수도 있고 민간단체가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에베소서 저자는 평화를 전하는 신발을 신자고 말했습니다. 로마제국의 군대가 전쟁하기 위해서 신발을 신었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평화를 전하는 신발을 신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첫번째로 읽은 열왕기상 8장을 보면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고 기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솔로몬은 이 성전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축복받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성전에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그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죄를 용서해 주시고 축복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 말씀을 오늘날에 맞게 해석하면 우리가 모여서 예배드리는 이 예배당이 축복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예배드리는 이 예배당이 서로를 축복하고 복을 나누어 주는 축복의 장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기도한 솔로몬은 이어서 이방인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이방인들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똑같이 이 성전을 통해서 축복을 받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솔로몬이 나중에 범죄했지만 이 기도만큼은 좋은 기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속하지 아니한 이방인이라도 주님의 크신 이름을 듣고 이 성전을 바라보면서 기도하거든 주님께서는 그 이방인이 주님께 부르짖으며 간구하는 것을 그대로 다 들어 주셔서 땅 위에 있는 모든 백성이 주님의 이름을 알게 하시고 주님을 경외하게 하시며 이 성전이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곳임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솔로몬이 한 이방인을 위한 기도를 오늘날의 방식으로 표현하면 인류의 평화를 위한 기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솔로몬이 기도한 것처럼 이 땅에 사는 모든 인류가 비록 그들이 그리스도인들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미얀마의 국민들, 아프가니스탄의 국민들이 다른 나라의 국민들처럼 인간으로 대접받으며 존귀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나님 그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그들을 구원해 주십시오 기도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에베소서가 말한 것처럼 구원의 투구를 쓰고 믿음의 방패를 들고 평화의 신발을 신고 지구촌의 모든 인류에게 평화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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