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회 3월 목회서신
3월 목회서신
캐나다의 겨울은 그렇게 쉽게 끝장나지 않습니다. 3월도 중순인데 지난 주간 내내 수은주가 영하 10도를 들락거렸습니다. 이번 주간에 막바지 추위가 한풀 꺾인다지만 요나, 조심해야 합니다. 감기라도 걸리면, 보험카드 없는 유학생들은 괜히 서럽습니다.
그래도 건강한 토양이 꽁꽁 얼어버리고, 숨결이 그 어디에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봄이 더 가까워진다는 신호입니다. 요나, 그대도 아실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출근이나 등교를 위해서 총총거리며 탔던 버스의 차창 밖으로 언제나 사계절이 지나가고 있었다는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속도 때문에 보지 못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게 어디 땅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숨결이 아지랑이로 살아나 아련하게 피어나는 봄과 금세 온 천지를 쑥물 들이는 눈 시린 여름이나 어느새 우리도 모르게 애인처럼 팔짱을 끼는 가을뿐일까? 우리는 먹고 사는 일에 바빠서 한적하기 그지없는 내 생의 낭하와 그 끄트머리에 앉아있는 상처받은 어린아이를 보지 못할 때가 있었고, 우리 스스로가 상정한 생존의 목표 때문에 나 자신과 하나님에게 먼저 한 약속을 지나칠 때도 참 많았습니다.
요나, 그런 것을 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것도 불행한 일이지만, 생의 가장 지독한 공허는 그 지나침의 사실을 발견할 때 오는 겁니다. 저는 지난 주간의 청년주일행사 때 교우들과 나누었던 그대의 기도제목을 읽으면서 일주일 내내 울컥했습니다. 얼마나 빠듯한지... 사실 그대가 버스에 몸을 싣고 정신없이 꾸벅이는 몇 분은 늦은 시간까지 조바심 내며 최선을 다해 공부한 시간이고, 또 정신없이 꾸벅이는 몇 분은 새벽부터 밤까지 일터에서 열정을 다해 일한 시간일 텐데, 저는 그래도 그대가 한 번 쯤은 먼 산과 하늘을 그냥 바라보고, 창문이 열리지 않는 토론토 버스 안에서라도 창문에 머리를 기대어 들더라도 한 번쯤은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낯설고, 말선 이국에서 어떻게든 자리 잡아야 하는데 무슨 사치냐고 한다면 할 말 없지만 이것만은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요나, 그대가 굴리다 굴리다 못다 굴린 눈덩이가 있다면 이분들이 굴린다는 사실.
우리의 요나, 광민씨, 광민씨의 진로와 광민씨의 식구들을 위해 저와 고상호, 김송삼, 나정철, 양지은, 오운경, 유옥섭, 이화숙, 임우식, 정해빈, 최길우, 한장환님께서 지금 깊이 하나님과 교통하고 있습니다.
광진씨, 광진씨의 고단한 이민의 삶이 위로받고, 여기서의 안착을 위해 저와 고상호, 나정철, 양지은, 오운경, 유옥섭, 윤용섭, 이화숙, 장상희, 장영철, 정해빈, 조순옥, 조정웅, 한장환님께서 눈물의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현우씨, 예은씨, 두 분이 꾸려갈 가정과 살림을 위해 두 분이 자라게 할 생명들을 위해 저와 고상호, 김민서, 김성숙, 이정국, 장상희, 장영철, 장혜원, 정점수, 정해빈, 조순옥, 조정웅님께서 부르짖고 있습니다.
하영씨, 하영씨의 흔들림 없는 결정과 노력을 저와 고상호, 김계남, 김민서, 김성숙, 김행자, 안수희, 이정국, 이정숙, 이충민, 장혜원, 정점수, 정진헌, 정해빈님께서 하영씨의 뒤편에서 묵묵히 지지하고 있습니다.
나경씨, 두렵지만 용기 있게 나서는 나경씨의 아름다운 출발을 바라보면서 저와 고상호, 김송삼, 류정희, 안수희, 유정자, 이충민, 임우식, 정미희, 정해빈, 최길우님께서 여전히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민혁씨, 민혁씨의 독립이 그저 독립이 아니라, 더 깊은 하나님과의 동행임을 저와 고상호, 김성숙, 김송삼, 김평수, 양지은, 오운경, 유옥섭, 임우식, 정미희, 정점수, 정해빈, 최길우, 한장환님께서 엄숙히 선언하고 있습니다.
한결씨, 한결씨의 마음에 자리잡고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저와 고상호, 김계남, 김행자, 류정희, 유정자, 이미아, 이정숙, 이충민, 정해빈, 조성준, 최혜선님께서 압도되고 있습니다.
현준씨, 현준씨에게 다가올 삶의 모든 상황들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저와 고상호, 류정희, 유정자, 윤용섭, 이미아, 정미희, 정진헌, 정해빈, 조성준, 최혜선님께서 현준씨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렸습니다.
유나씨, 유나씨에게 온몸을 불태워도 후회하지 않을 열정을 주시라고 저와 고상호, 김민서, 나정철, 오운경, 이화숙, 장상희, 장영철, 장혜원, 정진헌, 정해빈, 조순옥, 조정웅님께서 오늘도 간구하고 있습니다.
또 여러 가지 사정으로 호명되지는 않았지만, 재윤씨, 진실씨, 건우씨, 정은씨...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닙니다. 그대가 서있는 거기가 삭막한 이국의 전장이 아니라, 더 넓은 하나님의 품입니다.
사랑하는 요나, 못다 굴린 눈덩이가 힘겨워도, 그대는 거기서 저는 여기서 끊임없이 새봄을 기다립시다. 마치 사랑을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숙녀가 사랑을 기다리듯이.
주님께서 손수 만드신 저 큰 하늘과
주님께서 친히 달아 놓으신 저 달과 별들을 내가 봅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생각하여 주시며,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 주십니까?
(시편 84편 3-4절)
------------ 2019년 사순절 제3일. 새벽. 유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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