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주일, 고난을 헤치고 미래를 향하여

성탄절 후 첫번째 주일 / 송년주일 / 12월 다섯번째 주일
마태복음 2:13-23
송년주일, 고난을 헤치고 미래를 향하여
정해빈 목사

 

2019년 송년주일예배를 드리며 지난 1년 동안 저희들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가장 큰 은혜는 큰 행운이나 복권에 당첨된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일상의 삶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켜주셨습니다.

매년 그렇지만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 보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2019년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이 되는 해였기 때문에 3월과 4월 이와 관련된 여러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또 2월 달에는 미국과 북한 지도자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났지만 회의가 결렬되어서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길이 오래 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월과 8월에는 한국 대법원이 일본 회사를 향해서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에 끌려간 생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판결을 내렸는데 일본정부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회사가 반도체 부품을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자 한국 국민들이 화가 나서 일본여행을 끊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10월에는 캐나다 연방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었고 자유당이 계속 집권하게 되었습니다. 11월에는 우리 교회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술품 전시/판매” 행사가 있었습니다. 많은 성도님들께서 작품을 기증 및 구입해 주셨고 토론토 한인들이 많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하는 우리교회의 노력을 토론토한인사회에 알릴 수 있었고 북한결핵환자를 돕는 유진벨재단과 경기도 철원에서 평화교육을 하는 국경선평화학교에 수익금을 기부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우리들을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주님의 은혜를 높이 찬양합니다. 우리들의 가정과 교회와 캐나다와 모국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올 한해 교회를 사랑해주시고 예배/헌금/봉사해 주신 모든 성도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성탄절 때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영화 중 하나가 1946년에 개봉한 [It’s a Wonderful Life, 멋진 인생]입니다. 아주 오래된 영화인데 지금도 매년 성탄절이 되면 TV나 영화관에서 상영을 합니다. 사람들은 왜 성탄절 때 이 영화를 볼까요? 뉴욕에 사는 조지 베일리라는 사람은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12살 때 연못에 빠진 동생을 구하다가 왼쪽 청력을 잃어버렸고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약사가 실수로 고객에게 독약을 주는 것을 막기도 했습니다. 조지는 고향을 떠나고 싶었지만 가족들 때문에 고향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생의 대학 학비를 보내주었고 저소득층 사람들이 주택을 살 수 있도록 융자를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조지의 삼촌이 회사 자금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금융감독관이 조지를 조사하게 되었습니다. 조지는 신세를 비관하고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마지막으로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다리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습니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서 조지를 구해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지, 그대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그대의 동생은 연못에서 빠져 죽었을 것이고, 약사는 고객에게 독약을 주어서 고객은 죽었을 것이고, 당신의 부인 메리는 결혼 상대자를 찾지 못해서 평생 독신으로 살았을 것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빌리지 못해서 집을 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당신은 평생 고향을 떠나지도 못했고 대학을 다니지도 못했고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당신은 연못에 빠진 동생을 구해 주었고 약사의 실수를 막아주었고 메리와 결혼하였고 가난한 사람들이 집을 구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 아니라 꼭 태어나야만 하는 사람입니다. 동네 사람들이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가정으로 돌아가십시오.” 조지는 자신이 인생의 실패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천사는 조지에게 그대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대가 태어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내가 있음으로 해서 가정이 유지되고 교회가 유지되고 동문회/향우회/봉사단체/사회단체가 유지됩니다. 내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있기 때문에 가정이 유지되고 지켜집니다. 아래로는 자녀나 손주를 돌볼 수도 있고 위로는 부모님을 돌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교회의 한 회원으로서 자리를 지키기 때문에 교회가 유지되고 발전됩니다. 내가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자리를 지키고 예배를 드리는 것만으로도 교회는 큰 힘을 얻습니다. 내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회원으로 있기 때문에 동문회/향우회/봉사단체/사회단체가 유지됩니다. 조지가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우리도 세상을 살면서 실패할 수도 있고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과 교회와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합니다. 아직 내가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내가 세상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태복음 2장 말씀을 보면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와 함께 헤롯왕의 위협을 피해서 이집트로 피난가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야기를 자세히 보면 이 이야기가 출애굽기에 나오는 모세 이야기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세가 태어나자마자 바로왕의 위협을 받아서 목숨이 위태로웠던 것처럼 아기 예수도 태어나자마자 헤롯왕의 위협을 받았습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옛날 이야기와 비슷하게 설명하는 방법을 유대교의 미드라쉬 라고 합니다.

마태복음은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모세 이야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예수님을 소개했습니다. 모세가 히브리 백성들을 억압에서 구한 것처럼, 예수도 모세처럼 히브리 백성들을 죄와 억압에서 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세의 일생과 예수의 일생도 비슷하지만, 모세의 부모와 예수의 부모의 역할이 더 비슷합니다. 모세의 부모도 바로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모세를 낳았고 3개월을 길렀고 어머니와 누나가 모세를 끝까지 보호했습니다. 예수의 부모도 헤롯왕의 위협을 피해서 아기 예수를 끝까지 보호했습니다.

브란트가 그린 그림 중에 이집트로 피난가는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을 보면 요셉이 맨발로 어두운 길을 걷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마태복음에 두 남자가 등장하는데 헤롯은 생명을 죽이려고 하였고 요셉은 생명을 지키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피난을 가면서도 아기 예수의 얼굴에는 광채가 빛나고 있습니다. 요셉은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책임감 때문에 몹시 두렵고 초조했을 것입니다.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길을 걷고 있는 요셉의 발걸음, 두 다리가 인상적입니다. 요셉은 가는 길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에게는 가족을 보호해야 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인생을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계속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요셉이 고난 중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가족을 이끌고 길을 걸어갔던 것처럼, 우리들도 그렇게 과거를 뒤로하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줄로 믿습니다. 우리들 중에 인생을 쉽게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고난이 있지만 고난을 헤치고 미래를 향해서 걸어갑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를 지켜주셨던 하나님께서 우리의 발걸음을 미래로 인도해 주시고 보호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아멘.

Year-end Sunday, to the future from the hardship
Matthew 2:13-23

Celebrating the last Sunday in 2019, we give thanks to God for having led us with love and grace over the past year. All of us have lived the year well, overcoming all the difficulties with the guidance of God. Praising the Lord, I would like to express my sincere gratitude to all of you who have loved and served the church this year. Thank God for leading us to this point! The story of Matthew 2 is based on the story of Moses in Exodus. As Moses was threatened by King Pharaoh, the baby Jesus was threatened by King Herod. What is noteworthy here is the role of Moses’ and Jesus’ parents. Just as Moses’ parents rejected Pharaoh’s orders and protected Moses, so did Jesus’ parents, rejecting King Herod’s orders and protecting the baby Jesus. As Joseph walked down the road to protect Mary and Baby Jesus, We too must continue on the path of life. We have to keep walking because there is a clear reason for us to live in. We are called to leave the past and walk forward, just as Joseph had led his family without frustration in the midst of suffering. May God’s grace be on your step toward the future.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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