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절 열두번째 주일 / 11월 세번째 주일
위험을 각오하는 사랑
데살로니가전서 5:1-11, 마태복음 25:14-30
서동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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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늘 조심하며 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평생 웃지도 않고, 재미있게 노는 일도 없으며, 기도도 하지 않고 살아 왔읍니다. 어느날 그가 죽었읍니다. 그런데 그의 보험회사가 보험 보상 지불을 거부했읍니다.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그는 사람이 실제로 사는 그런 삶을 살지 않았기 때문에 죽은것이 아니라고 했읍니다. 즉 살지도 않았기 때문에 죽지도 않았다는 것이었읍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어떤 부유한 사람이 먼길을 떠나면서 그의 일꾼들에게 각자의 능력에따라 5 달란트, 2 달란트,1달란트를 맡겼는데, 처음 두 일꾼들은 각기 두배의 이익을 남겼으나, 세번째는 땅에 묻어 두었기에 아무런 증식이 없었읍니다. 1달란트는 일일 노동자의 15-20 년 봉급에 해당하는 많은 돈입니다. “맡겼다” 라는 말은 주인으로부터 받은 돈이 그들의 것이 아니고,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위임받은 즉 책임이 따른다는 말입니다.
처음의 두 일꾼은 주인으로부터“착하고 충성된 일꾼”이라고 칭찬을 받았으나, 셋째 일꾼은 “악하고 게으른 일꾼”으로 책망을 받았읍니다. 주인은 관대했으며, 일꾼들을 믿고, 그들의 능력에 따라 삶을 변화시킬만한 큰 재산을 맡겼고, 맡은자가 정성을 다하는 신뢰성을 높이 평가했읍니다. 그러나 세째 일꾼은 자기 주인이 심지 않은데서 거두고, 뿌리지도 않은 곳에서도 모으는 무서운 사람이라는 두려움과 불신에 사로잡혀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했읍니다. 결국 그는 비 생산적인 일꾼, 주인에 대한 섬김, 존경이나 사랑이 없는 일꾼, 그리고 자기 안전에만 관심을 갖고, 투자할 생각도 하지않는 사람으로 질책을 받았읍니다.
이 비유의 중심은 재산 혹은 돈 자체, 또는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가에 있다기보다는 주인과 일꾼들과의 관계 특히 세째 일꾼과의 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위험할가봐 행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남이 어떻게 평가할까 불안해하는 사람, 혹은 자신이 좋은 선물, 재능, 능력을 갖고있지만 확신과 헌신, 그리고 온 정성 다해 사랑하려는 마음이 부족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비유는 여러분과 저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나요?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인간의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하며 우리는 살고 있읍니까? 주님 주신 선물들을 돌보지 않거나 사랑하지 않으며, 기뻐하지 않나요? 우리의 마음과 정성을 다해 맡은 일에 충성합니까? 위험을 각오하면서까지 주님을 섬기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나요? 아니면, 자신의 안전과 이익만을 도모하며, 두려운 나머지 조바심과 염려로 자기 생존의 구멍을 파고 거기에 묻혀 사는 것은 아닙니까? 자기 책임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범하는 잘못이라고 본훼퍼는 말했읍니다.
저희가족이 이번 여름에 한국을 방문했읍니다. 여행중 많은 아름다운 경험들 가운데 한가지는 제가66년만에 처음으로 어떤 분을 다시 만나는 기쁨을 누린 것이었읍니다. 저희 부모님과 온 식구는 한국전쟁 중 이북에서 남으로 피난을 내려와 제주도에서 어느 가정 뜰안에 있는 한 채를 빌려서 살게 되었읍니다. 저희 아버님은 그 주인 식구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는데, 4대 독자인 외아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읍니다. 그는 저희 아버님을 통해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살기로 결심하고, 더 깊고 많은 공부를 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갔읍니다. 전쟁 당시만해도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외진 섬 제주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이 낯선 곳 서울에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여러가지 위험을 각오하면서 강한 의지와 확신을 갖고 서울대학 의대를 졸업하고, 의학박사 학위까지 받았읍니다. 그는 화려한 여러가지 유혹을 물리치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낙후한 고향 제주도를 위해 봉사하며 살기로 결심하고,고향으로 돌아갔읍니다. 그는 84세가 된 지금도 자기에게 맡겨진 달런트를 감사하며, 헌신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병원과 대학을 운영하며 이웃을 위해 살고 섬기는 정성을 다하고 있읍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고 있읍니까? 예수님의 초대가 우리에게 있읍니다. 그가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의 제자가 되라고; 우리의 재능과 가능성을 활용하라고; 사랑하는 일을 위해 위험도 각오하라고; 우리의 책임의 영역을 넓혀가며 살라고; 풍성하게 충실히 살라고; 때로는 넘어지기도, 실수도, 실패도, 고생도 하겠지만 꾸준히 책임지고 창조적으로 살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여기있다. 선반에서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집어라.” 하고 완제품으로우리에게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너희에게 준 것들-사랑 할 수 있는 힘, 능력과 재능, 자유와 평화를 추구하는 힘-을 가지고 고투하며, 위험을 각오하는 사랑으로 이루어가라 하십니다.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 친절과 겸손으로 하나님과 함께 걷는 일입니다. 안병무님은 “뜻을 세우고 삽시다” 에서 우리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가지고 (유일명), 하나밖에 없는 인생을산다( 유일생)고 했읍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모르면서도 배우려 하지 않고, 알면서도 가르치지 않으며 (남과 나누는 일),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도 하지 않는다 ( 게으른 세째 일꾼처럼). 하느님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가 혹은 이루었는가에 가치를 두지 않으시고, 오히려 우리가 얼마나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헌신하며 충설하는가를 소중히 여기심니다.
우리 모두가 상처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치유의 손길이, 치유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상처,깨어진 모습 그대로 하느님께 가져 오십시오. 하느님께서 치유해 주시겠다고 여러분을 부르시며,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자신이 예수의 제자로서 먼저 달라지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으면, 우리 교회나 사회가 변화 될 수 없읍니다.
알파 한인 연합교회는 지난 50년간 이민자들에게 하느님의 말씀, 희망, 위로의 안식처였고, 한국의 정의, 평화, 민주화를 위한 선구자 역할을 해왔으며,이곳 한인 사회를 위해 인도자 역할과 봉사를 해왔읍니다. 그러나 과거의 자랑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현재에 안주하거나 만족하지 마십시오. 미래를 위해 그리고 하느님 나라를 위한 새 희망과 비젼을 갖고 인류의 횃불의 역할을 계속하십시오. 여러분이 받은 달란트를 성실히 그리고 겸손히 사용하여 그리스도의 일꾼역할에 충성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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