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 후 두번째 주일 / 1월 세번째 주일
이사야 49:1-7, 요한복음 1:35-39
주현절, 내가 한 것이 모두 헛수고 같았고
정해빈 목사
영어 표현 중에 분리/차별/격리를 뜻하는 segregation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187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거의 100년 동안 미국 남부 주들은 백인과 흑인을 분리하는 segregation 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흑인들은 백인들이 가는 식당에 갈 수 없었고 백인들이 가는 학교에 갈 수 없었고 백인들이 가는 극장에 갈 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백인들이 만든 KKK 라는 집단이 흑인들을 폭행하고 죽이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1910년부터 1950년대까지 많은 흑인들이 남부 주들을 떠나서 미국 대도시로 도피하거나 캐나다로 이민을 갔습니다. 그래서 이 기간을 흑인 대이동(Great Migration)이라고 부릅니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떠난 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지만 더 정확하게는 분리주의와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떠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1950-1960년대 인종차별반대운동을 펼친 두 명의 지도자가 있었는데 한 명은 마틴 루터 킹 목사(Martin Luther King, Jr)였고 또 한명은 로자 팍스(Rosa Parks) 였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리더쉽과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였다면 로자 팍스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평범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조용하고 내성적인 여성을 통해서 인종차별반대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1955년 12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 백화점에서 재봉사로 일하던 로자 팍스는 퇴근 버스 뒤쪽에 있는 흑인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당시 몽고메리에서는 버스 앞 네 줄은 백인들만 앉을 수 있었고 흑인들은 뒤쪽에 있는 흑인 전용 자리에만 앉을 수 있었습니다. 로자 팍스가 탄 버스에 백인들이 들어왔는데 백인들이 앉을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버스 운전수는 흑인석에 앉아있는 로자에게 백인석이 모자라니 뒷자리로 가라고 명령을 했습니다. 하지만 로자는 이를 거부하였고 결국 이 때문에 경찰에 체포 수감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382일 동안 버스타지않기운동이 일어났고 당시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 운동을 주도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오늘 1월 세번째 주일을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버스 운전수가 뒤로 가라고 말했을 때, 로자는 조용히 “No, I’m tired, I do not have any reason to stand up.”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몸이 피곤하기도 하지만 이 사회의 차별에 지쳤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도 있었을 것입니다. 1862년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선언으로 시작된 인종차별철폐운동은 로자 팍스와 마틴루터 킹 목사를 거쳐서 150년 동안 계속되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로자는 인종차별을 받으면서 재봉사로 일을 했습니다. 그의 인생은 지치고 피곤하고 오늘 설교 제목처럼 “내가 한 모든 것이 헛수고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용기가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조용하고 성실한 사람이 세상을 바꿉니다. 때로는 실패할 때도 있지만 큰 눈으로 보면 결국 역사는 자유와 정의를 향해서 앞으로 발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첫 번째로 읽은 이사야 49장은 남유다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을 때 쓰여진 말씀입니다. 히브리 백성들은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부름 받았지만 우상을 숭배하였고 가난한 자를 학대하였고 불의를 저질렀습니다. 그 결과 남유다 백성들은 BC 587년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부름에 실패한 백성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이미 모태에서부터 나를 부르셨고 내 어머니의 태속에서부터 내 이름을 기억하셨다. 주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아, 너는 내 종이다. 네가 내 영광을 나타낼 것이다.’ 그러나 나의 생각에는 내가 한 것이 모두 헛수고 같았고 쓸모없고 허무한 일에 내 힘을 허비한 것 같았다.”
히브리 백성들이 하나님 뜻대로 살지 않고 쓸모없고 허무한 일에 힘을 허비하였기 때문에 그들의 과거는 수치와 헛수고가 되었습니다. 7절 말씀처럼 그들은 지금 남들에게 멸시받는 사람이 되었고 여러 민족들에게 미움받는 사람이 되었고 통치자들에게 종살이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히브리 백성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그들을 다시 불러주셨습니다.
“네가 내 종이 되어서 야곱의 지파들을 일으키고 이스라엘 가운데 살아남은 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은 네게 오히려 가벼운 일이다. 땅 끝까지 나의 구원이 미치게 하려고 내가 너를 뭇 민족의 빛으로 삼았다.”
하나님께서 과거에 실패한 히브리 민족을 다시한번 불러 주셨습니다. 그들을 다시 일으켜서 모든 민족의 빛으로 삼겠다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하나님의 부름에 응답하며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 뜻을 알지 못하거나 하나님 뜻은 알지만 뜻대로 살고 싶지 않거나 하나님 뜻대로 살다가 힘들어서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뜻을 알지 못했거나 뜻은 알아도 싫어했거나 뜻대로 살다가 포기하거나 셋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게 인생을 살다보니까 우리 인생은 길을 잃어버리고 방황하게 됩니다. 이사야가 고백한 것처럼 가만히 내 인생을 돌아보니 9절 말씀처럼 내가 한 것이 모두 헛수고처럼 보이고 실패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서 살았나, 내 인생에 소득이나 남는 것이 없구나, 내 인생이 참 허무하구나 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우리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들을 주님의 종으로 다시한번 불러주셨습니다. 우리를 다시 부르시는 하나님, 이것이 복음이요 기쁜 소식입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장에서 요한에게 속한 두 제자에게 “너희는 무엇을 찾고 있느냐? 와서 보아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찾아온 시간이 오후 4시였다는 말은 그들이 요한의 제자이기는 했지만 인생의 문제에 대해서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대는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그대의 인생 목적은 무엇입니까? 만약 그대의 인생이 헛수고 같다면 그것은 그대가 잘못된 것을 찾고 있거나 참된 진리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목마른 자들은 다 나에게로 오십시오. 나에게로 오면 기쁨과 생명과 치료와 구원과 하나님 나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내 인생이 헛수고가 되지 않으려면 포도나무와 가지처럼 주님과 동행해야 한다는 것을 오늘 말씀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여러분 인생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주님께서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내 인생이 헛수고 같은 인생이 되지 않으려면 온유하시고 자비로우신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오후 4시라도 괜찮습니다. 주님 말씀을 듣고 순종해야 합니다. 참 진리이신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 세월 내 인생이 헛수고 같을 때가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잊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새로운 사명과 시간과 기회를 주셨습니다. 로자 팍스처럼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로자 팍스 같이 조용하고 성실하고 용기있는 사람을 통해서 새역사를 이루실 것입니다. “너희는 무엇을 찾고 있느냐, 와서 보라, 내가 너를 택하였다” 주님께서 말씀하실 때 “주여, 제가 여기 있나이다. 제 인생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세상에 빛을 전하는 의미있는 인생이 되도록 제 인생을 채워주옵소서” 응답하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piphany, everything I did seems to be in vain
Isaiah 49:1-7, John 1:35-39
This week’s reading from Isaiah is the second Servant Song. The servant here is the prophet, or perhaps Judah itself. It is a story of call – being called and known, failure to live up to the call, hope remaining strong, and being called again with a greater purpose. Regardless of the people’s early success or failure, God is faithful. The servant maintains hope in God. God offers a purposeful call to the people from the very depth of God and invites the people to shine bright and to be a light for all the nations. The words recorded in the book of Isaiah remind us of our failure to call on God. We may not know God’s will, or we may know God’s will but not want to live it. We may have given up because we had difficulty fulfilling God’s will, or lived up to our stubbornness, not obeying God’s Word. Yet God did not give up on us but called us once again as His servants. According to John 1, Jesus invited two disciples of John to him by saying, “What are you looking for? Come and see.” The fact that they came to Jesus at 4 pm indicates that although they were John’s disciples, they still did not find the answer to their problems in life. Jesus showed them the mystery and joy of being one with God and taught them the way to eternal life. Today’s passage teaches us that we must be attached to the Lord like vines and branches so that our lives are not in vain. Looking back over the years, our lives sometimes seem in vain. The life that is not following the Lord who is merciful, true, and loving will be in vain. Rosa Parks, a quiet black woman, first started a march against racism. God accomplished a new history through a quiet, sincere, and courageous person. Likewise, God wants to make a new history through us. So the Lord comes to us today and says, “What are you looking for, come and see.” Amen.
Leave a Comment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