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원주민들의 진실과 화해

부활절 세번째 주일 / 4월 세번째 주일
부활절, 원주민들의 진실과 화해
신명기 23:3-8, 24:19-22
정해빈 목사

 

오늘은 “원주민들의 진실과 화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다음 주일에 토론토 북쪽 5개 연합교회들이 모여서 이 주제를 가지고 오전연합예배를 드립니다. “Listening, Learning and Living into Reconciliation, A weekend of indigenous history, culture, food and art, 듣고 배우고 화해를 실천하기, 원주민 역사, 문화, 음식, 예술과 함께 하는 주말 행사” 이런 제목으로 금토일 3일 동안 영화/공연/전시/식사/세미나 등의 행사가 열립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다음 주일에 왜 이런 행사를 하는지, 원주민들의 진실과 화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우리 한인들은 캐나다에서 산지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주민들이 오랜 기간 동안 캐나다 백인들로부터 당한 아픔을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들이 원주민들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원주민들을 만날 기회도 많지 않아서 이 문제가 우리 피부에 와 닿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들도 캐나다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캐나다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원주민 문제를 우리들도 외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들이 소수유색인종으로 이 땅을 살고 있기 때문에 동병상련으로 원주민들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또 북미 원주민들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들이 저 옛날 시베리아 몽골 지방에서 유래되었다는 학설이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들과 우리들이 뿌리가 같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아시아 사람들이 백인들과 원주민들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 줄 수도 있습니다.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을 싫어하는 나라는 많아도 캐나다를 싫어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캐나다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도 않았고 제국주의 행세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캐나다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캐나다 정부가 잘못한 것이 몇가지 있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원주민 문제입니다. 원주민 기숙학교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1870년부터 1990년까지 120년 동안 약 15만 명의 원주민 자녀들이 부모 곁을 떠나 강제로 기숙학교에서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원주민들이 미개하니까 그들의 자녀들을 캐나다 시민으로 양성한다는 취지 아래 캐나다 정부는 어린 자녀들을 부모에게서 빼앗아 기독교가 운영하는 기숙학교로 보냈습니다. 그 기숙학교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정신적/육체적/성적 학대를 받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자살을 하거나 약물 중독에 빠졌고 정상적인 어른 생활을 하지 못했습니다. 정부가 그런 결정을 내릴 때 종교가 나서서 그것이 인권 침해, 아동 학대이고 원주민 가정과 사회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반대를 해야 정상인데 오히려 종교 단체가 기숙학교의 운영을 맡았습니다. 기숙학교의 60%을 카톨릭 교회가 운영했고 30%을 캐나다연합교회가 운영했습니다. 캐나다 정부, 캐나다 백인사회, 캐나다 기독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근 캐나다 정부는 진실과 화해위원회(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를 만들어서 지난 과거에 있었던 원주민 기숙학교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기숙학교에서 살아남은 7000명의 생존자들을 인터뷰한 최종 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원주민 문제는 옛날 문제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6년 8월 사스카추완 시골 마을 농장 주인이 22살 콜튼 부시라는 원주민 청년을 강도로 착각해서 총으로 쏴 죽였는데 1년 6개월이 지난 2018년 2월에 무죄를 선고받아서 크게 뉴스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콜튼 부시와 친구들이 강에서 수영을 마치고 차를 몰고 집으로 가던 중에 타이어 펑크가 나서 근처 농장에 들어갔는데 농장 주인이 강도로 오인해서 총을 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12명의 백인 배심원들이 농장 주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 때문에 캐나다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벤쿠버 다운타운에서 동쪽으로 가면 저소득층이 사는 동네가 있는데 1983년부터 2000년까지 60명 이상의 여성들, 주로 원주민 여성들이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05년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0년 동안 전국에 걸쳐서 4000명의 원주민 여성들이 실종되었다고 캐나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거리를 떠도는 원주민 여성들이 가장 쉽게 노출되고 피해를 당합니다. 원주민들이 정부 지원을 받으니까 그들이 삶에 의욕이 없고 쉽게 마약과 도박에 빠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기 이전에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국가의 잘못과 교회의 잘못과 백인 사회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 주 금토일에 열리는 행사가 그동안의 잘못을 회개하고 진실과 화해를 앞당기는 행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금토일 행사 중에 토요일 오후 1시에 시작하는 Blanket Exercise(담요 체험) 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원주민들의 역사를 눈과 몸으로 체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강당에 원주민들의 땅을 상징하는 담요를 붙여놓고 그 위에서 내가 원주민이라고 가정하고 그 땅을 천천히 돌아다닙니다. 그러다가 정착민들이 담요 안으로 들어와서 같이 돌아다닙니다. 그러다가 사회자가 정착민들이 와서 땅을 빼앗았으니 담요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은 담요에서 물러나라고 말합니다. 참가자들에게 카드를 나누어주고는 정착민들이 계약을 체결해서 땅을 차지했으니 특정 카드를 가진 사람들은 담요에서 물어나라고 말합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50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상징적인 행동으로 재현합니다. 1시간쯤 지나면 넓은 담요 위에 몇몇 사람들이 한쪽 귀퉁이에 서 있게 됩니다. 오늘날의 원주민 보호구역을 가리킵니다. 이렇게 내가 원주민이라고 가정하고 담요 체험을 하다보면 캐나다의 원래 주인이었던 원주민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들이 지난 500년 동안 어떻게 땅을 빼앗겼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요즘 영어예배를 참석해 보면 이 땅이 원주민들의 땅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표현을 먼저 하고나서 예배를 드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신명기 23장 말씀을 보면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은 옛날에 그들이 히브리 백성들을 박해했기 때문에 그들을 멀리하고, 에돔 사람은 친척이니까 미워하지 말고 이집트 사람은 옛날에 그들의 땅에서 나그네로 살았으니까 미워하지 말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가나안 원주민들 가운데서 어떤 사람들은 가까이 하고 어떤 사람들은 멀리하라고 쓰여 있습니다. 또 신명기 24장은 외국 사람과 고아와 과부를 위해서 추수할 때는 땅에 떨어진 것을 줍지 말라고 기록했습니다. 옛날 이집트에서 종살이 하던 때를 기억해서 가나안에 사는 가난한 원주민들을 돌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신명기 말씀을 보면 어떤 말씀에는 가나안 원주민들을 상종도 하지 말고 멀리하라는 말씀이 나오고, 어떤 말씀에는 가나안 원주민들을 따뜻하게 돌보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을 때는 어느 말씀이 참 하나님의 말씀인지 잘 가려서 읽어야 합니다. 여호수아서를 보면 가나안에 도착한 히브리 백성들이 가나안 원주민들과 가축들, 살아있는 모든 것을 다 죽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성경을 읽다보면 너무 배타적이고 잔인하고 폭력적인 말씀들이 가끔 나옵니다. 성경이 수천 년 전에 쓰여졌기 때문에 배타주의/우월주의/민족주의 관점에서 원주민들을 적대시하는 말씀들이 종종 나옵니다. 유럽 정착민들이 여호수아서에 나오는 이런 말씀을 읽고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학살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을 때는 이런 말씀들을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과거 기독교가 이런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 기독교는 정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과 함께 아파하는 신앙이 참된 기독교 신앙입니다. 4년 전에 있었던 세월호에서 희생된 고등학생들, 최근에 있었던 사스카추원 아이스하키 선수단 교통 사고로 희생된 15명의 학생들, 시리아 난민들의 아픔을 함께 하는 신앙이 참된 기독교 신앙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모든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십니다. 이 땅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왔던 원주민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이 땅의 진실과 화해와 평화와 정의를 위해서 노력하는 우리 교회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Indigenous people, truth and reconciliation
Deuteronomy 23:3-8, 24:19-22

No Ammonite or Moabite shall be admitted to the assembly of the Lord. Even to the tenth generation, none of their descendants shall be admitted to the assembly of the Lord, because they did not meet you with food and water on your journey out of Egypt, and because they hired against you Balaam son of Beor, from Pethor of Mesopotamia, to curse you. Yet the Lord your God refused to heed Balaam; the Lord your God turned the curse into a blessing for you, because the Lord your God loved you. You shall never promote their welfare or their prosperity as long as you live. You shall not abhor any of the Edomites, for they are your kin. You shall not abhor any of the Egyptians, because you were an alien residing in their land. The children of the third generation that are born to them may be admitted to the assembly of the Lord. (Deuteronomy 23:3-8)

When you reap your harvest in your field and forget a sheaf in the field, you shall not go back to get it; it shall be left for the alien, the orphan, and the widow, so that the Lord your God may bless you in all your undertakings. When you beat your olive trees, do not strip what is left; it shall be for the alien, the orphan, and the widow. When you gather the grapes of your vineyard, do not glean what is left; it shall be for the alien, the orphan, and the widow. Remember that you were a slave in the land of Egypt; therefore I am commanding you to do this. (Deuteronomy 24:19-22)

From Friday to Saturday next week, five United Churches in North York will gather together with the theme “Listening, Learning and Living into Reconciliation, A weekend of indigenous history, culture, food and art.” As Korean Canadians, we do not know much about the pain that the aboriginal people have been suffering from for a long time in Canada. Yet as long as we live in Canada, we can not turn away from this matter. The Old Testament shows that the Hebrews not only killed aboriginal people but also cared for them depending on the situation. However, if we believe in God of love, God would want us to live together with them in love and respect. We are called to seek justice and peace, and strive for the truth and reconciliation of Indigenous People.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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