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도전과 돌봄과 세움

사순절 다섯번째 주일 / 3월 세번째 주일
사순절, 도전과 돌봄과 세움
마가복음 1:29 – 39
정해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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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요즘 사순절을 지내며 예수님의 삶과 죽음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사순절 다섯번째 주일 예배를 드리고 다음 주일에는 사순절을 마감하는 종려주일/고난주일 예배를 드립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고 그것 때문에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빛이 세상에 왔는데 어둠이 빛을 싫어해서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큰 눈으로 바라보면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시고 설교하셨습니다. 영어로는 Teaching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를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가 세상 나라와 무엇이 다른지, 하나님 나라에서는 우리들이 어떻게 가정생활/신앙생활/사회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설교와 비유를 통해 가르치셨습니다. 둘째로 예수님은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고치셨습니다. 영어로는 Healing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픈 사람들과 마음이 슬프고 지쳐있는 사람들을 위로하시고 치료하셨습니다. 셋째로 예수님은 죄인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초청해서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습니다. 함께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는다는 말은 그들을 나의 친구로 환영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영어로는 Eating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식탁에 초대해서 함께 음식을 나누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Teaching과 Healing과 Eating은 따로 떨어져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일어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시고 이어서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고치시고 마지막으로 그들과 함께 식탁 교제를 나누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론이고 병 고침과 식탁 교제는 실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먼저 가르치신 후에(1번) 그 하나님 나라의 구체적인 예로 병을 고치시고(2번) 이어서 모든 사람들을 초대해서 함께 식사하셨습니다.(3번). Teaching, Healing, Eating 이 세 글자의 첫 단어를 붙이면 THE가 됩니다. THE는 그분을 가리킵니다. 우리 다같이 “그분 목회(THE Ministry)”를 합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매주일 모여서 하나님 나라 말씀을 배우고, 서로를 치료하고, 식탁에 앉아 함께 음식을 나눌 때, 하나님 나라는 바로 거기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그런데 학자들 가운데서는 THE Ministry 가지고는 부족하고 예수님의 공생애를 좀 더 구체적이고 역사적이고 실제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예수님의 공생애를 CCC(Challenge, Care, Community)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우리말로 하면 오늘 설교 제목처럼 도전/돌봄/세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LA에서 목회하시는 박원일 목사님께서 [마가복음의 정치적 읽기]라는 책을 쓰셨는데 그 책을 보니까 예수님의 목회를 이렇게 설명한 것을 보았습니다. 예수님은 첫번째로 세상에 도전하시고 저항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셨는데 그 가르침은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라 세상에 도전하고 저항하는 가르침이었습니다. Teaching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Challenge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예수님 당시 세상은 정치적으로는 로마 황제가 다스리는 황제의 나라였고 종교적으로는 예루살렘 성전이 다스리는 성전의 나라였습니다. 황제의 나라는 폭력으로 세상을 다스렸고 성전의 나라는 성전을 통해서 세상을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황제의 나라도 아니고 성전의 나라도 아닌, 정의로우시고 자비로우신 하나님,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부패하고 타락한 정치/종교 권력자들이 백성들을 짓누르고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말씀하셨고 제자들을 향해서 너희는 세상 권력자들처럼 횡포를 부리는 자가 되지 말고 섬기는 자가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시면서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죄인이라고 낙인찍인 사람들을 향해서 성전에 갈 필요도 없이 그 자리에서 그들에게 죄사함을 선언하셨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께서 처음에는 회당에서 설교하시다가 나중에는 갈릴리 사람들 가정으로 들어가서 설교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회당에서 도전하는 설교를 하시니까 회당 지도자들이 싫어합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갈릴리 사람들의 가정으로 들어가서 말씀을 전하시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세상 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세상과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세상에 도전할 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도전을 줍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다보면 때로는 우리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고 도전(challenge)이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런 말씀을 통해서 우리들 자신을 돌아보고 내가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바르게 살고 있는지를 점검하게 됩니다. 때때로 우리들은 교회에 오면서 부드럽고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말씀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세상 살기가 힘드니까 교회에 와서는 위로되는 말씀을 듣고 싶어합니다. 세상 사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교회에서도 꼭 그렇게 부담되는 말씀을 들어야 하나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잔치를 맛보는 곳이기 때문에 기쁨이 넘쳐야 하고 은혜롭고 따뜻한 말씀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교회에서는 반드시 하나님 나라의 도전하는 말씀이 울려 퍼져야 합니다. 잘못된 세상에 도전하고 저항해야 합니다. 그런 말씀이 없다면 교회는 단순이 친목단체/사교단체가 되고 말 것입니다. 머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정신이 확 드는 말씀이 선포되어야 합니다. 잘못된 세상을 꾸짖고 저항하고 도전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선포해야 합니다. 잘못된 세상에 도전하고 저항하는 교회, 하나님 나라의 정신이 살아있는 교회가 참된 교회입니다.

두 번째로 예수님은 돌봄(Care) 목회를 하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돌봄은 단순히 환자를 고쳤다는 뜻이 아니라 그 아픈 사람을 정신적/신체적/사회적으로 건강하게 만들어서 그 사람을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시킨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옛날에는 병든 사람을 죄인 취급하였고 가까이 하지도 않았고 접촉하지도 않았고 사회의 일원으로 끼워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아픈 사람들을 직접 만나셨고 그들의 손을 잡아 일으키셨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병자/장애인/여자/이방인/사마리아인/혼혈인 같은 사람은 유대 사회의 일원으로 대접받지 못했습니다. 나병환자, 앞 못 보는 사람, 혈루병을 앓은 페니키아 여인, 귀신들린 사람, 주님은 이런 사람들도 하나님의 자녀라고 선언하셨고 그들을 건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서 그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교회가 예수님의 돌봄(Care) 목회를 하려고 한다면 교회는 소외된 사람들을 쫓아내고 배제하고 혐오하기 보다는 이런 사람들을 환영하고 이런 사람들이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교회는 치료하고 환영하고 돌보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 주님은 세움(Community) 목회를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가복음 말씀을 보면 예수님이 베드로의 집에 가서 열병을 앓고 있는 장모를 고치시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은 열이 적어도 문제지만 열이 너무 많아도 문제입니다. 몸이 차가운 사람은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하고, 반대로 몸이 너무 뜨거운 사람은 몸의 열을 낮추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하는 말 중에 “열 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슴에서 열이 솟아오르고 분노가 치솟게 되면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베드로의 장모가 왜 열병을 앓았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풍토병일 수도 있고 딸과 사위가 마음에 안 들어서 열병을 앓았을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장모의 손을 잡아 일으켜서 열병을 고쳐 주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면 장모가 일어나서 손님들을 시중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병에서 고침을 받았습니다. 누워있는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건강을 회복하고 나서 장모는 손님들의 시중을 들었습니다. “일어났다, 시중들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세움 목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늘로 승천하시면서 우리들에게 공동체/교회를 물려주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말씀하시고 제자들의 모임, 교회를 물려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각자 집에서 혼자 신앙생활 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우리들을 부르셔서 교회를 세워 주셨습니다. 교회는 사랑을 배우고 연습하는 곳이요, 섬김을 실천하는 곳입니다. 교회에서 사랑하는 훈련, 섬기는 훈련을 해야 세상을 섬길 수 있습니다. 사랑은 오래참고 사랑은 온유하고 사랑은 성내지 아니하고 시기하지 않습니다. 교회에서 사랑하고 섬기는 훈련을 할 때 우리는 교회 밖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섬길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 공생애를 사시면서 하신 3가지 목회, 도전/돌봄/세움의 목회를 이곳에서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Lent, challenge, care, community
Mark 1:29 – 39

As soon as they left the synagogue, they entered the house of Simon and Andrew, with James and John. Now Simon’s mother-in-law was in bed with a fever, and they told him about her at once. He came and took her by the hand and lifted her up. Then the fever left her, and she began to serve them. That evening, at sunset, they brought to him all who were sick or possessed with demons. And the whole city was gathered around the door. 34And he cured many who were sick with various diseases, and cast out many demons; and he would not permit the demons to speak, because they knew him. In the morning, while it was still very dark, he got up and went out to a deserted place, and there he prayed. And Simon and his companions hunted for him. When they found him, they said to him, ‘Everyone is searching for you.’ He answered, ‘Let us go on to the neighbouring towns, so that I may proclaim the message there also; for that is what I came out to do.’ And he went throughout Galilee, proclaiming the message in their synagogues and casting out demons. (Mark 1:29 – 39)

If we summarize Jesus’ public ministry in three categories, we can say “challenge, care, and community.” First, Jesus “challenged” the unrighteous world. The world at the time of Jesus was politically ruled by the Roman emperors and religiously by the kingdom of the temple. But Jesus proclaimed God of justice and mercy, who loves orphans, widows, and strangers. Jesus told his disciples to be servants instead of tyrants like the world powers. Jesus also challenged the religious power by insisting that humans are not for the Sabbath, but the Sabbath are for humans. Today’s scripture shows that Jesus was rejected by the synagogue leaders for these reasons and he went into Galilee’s house to teach the kingdom of God to them. Secondly, Jesus cared those discriminated. The word “care” refers to making a person mentally, physically, and socially healthy and returning that person to their families. Jesus took care of the sick, disabled, woman, gentile, samaritan and welcomed them. Thirdly, Jesus initiated “community of love and care.” When having ascended into heaven, Jesus said to his disciples, “Love one another, just as I have loved you,” and handed down church to his disciples. Here in the church, we are called to learn and practice love. Here In the church, we are called to learn and practice love so that we are able to love the world. Jesus showed us three ministries, challenge, care, and community. We are called to continue these ministries.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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