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절기는 [대림절]부터 시작해서 [성탄절], [주현절], [사순절], [부활절], [성령강림절], [창조절]
로 이어집니다. 대림절은 크리스마스 전 4주간 예수의 성탄과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교회력 절기입니다.
1. 대림이라는 말 뜻은?
대림(待臨)은 한자 그대로 “임하시기를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본래 그리스어 ‘에피파네이아’(ἐπιφάνεια, 나타남) 또는 ‘파루시아’(Παρουσία, 나타남, 도착)에서 라틴어 ‘아드벤투스’(adventus, 나타남, 도착)로 번역된 이 대림은 우리에게 오시기로 하신 분이 나타나시기를, 도착하시기를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에피파네이아 : 먼저 ‘에피파네이아’는 신약성서에서 5번 사용되고 있는데, 주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해 언급할 때 등장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동쪽에서 친 번개가 서쪽까지 비추듯 사람의 아들의 재림도 그러할 것이다”(마태 24,27)가 그러합니다.
파루시아 : 두 번째 어원인 ‘파루시아’는 본래 행정적 용어로 사용되었습니다. 독일의 파피루스 학자인 아돌프 다이스만 (Adolf Deissmann, 1866-1937)은 신약성서에 영향을 미친 그리스-로마 시대의 문화를 연구한 저서 <고대 동방으로부터 온 빛>(Light from the Ancient East, 1908)에서 이미 기원전 3세기경에 ‘파루시아’가 “황제의 지방 순시”를 의미하는 단어였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용어가 교회로 들어오면서 그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파루시아’는 ‘에피파네이아’에 비해 신약성서에서 비교적 자주 등장하는 편입니다. 신약성서는 이 ‘파루시아’를 24차례 사용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17차례는 예수님의 재림과 관련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그때 하늘에 사람의 아들의 표징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세상 모든 민족들이 가슴을 치면서,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마태 24,30)이 그것입니다.
아드벤투스 : 그리스어 ‘에피파네이아’와 ‘파루시아’의 라틴어 번역인 ‘아드벤투스’ 역시 ‘파루시아’처럼 황제가 즉위한 후 지역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또한 345년 <로마 연대기>에 따르면,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의 즉위일을 ‘아드벤투스 디비’(adventus Divi, 신의 오심)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용어가 그리스도교로 들어오면서 ‘하느님께서 연례적으로 성전을 방문하심’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재림” |
2. 대림절의 유래는?
대림절을 지내게 된 정확한 시기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몇몇 문헌에서 그 시작을 알 수 있는 단서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옥스퍼드 사전> (The Oxford Dictionary of the Christian Church)에 따르면, 초기 그리스도교 전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갈리아(Galia, 현 프랑스)지방 전례는 3세기경부터 “주님 공현대축일”인 1월6일을 성탄으로 지냈는데, 6세기 중반부터 성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6주간을 대림절로 지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로마지역 전례에서는 고유전승에 따라 3세기부터 로마의 태양신 축일인 12월25일을 성탄으로 지내다가 점차 성탄을 준비하는 ‘준비기간’을 정했다고 합니다.
4세기 후반, 성 힐라리오(+367)가 썼다고 전해진 <직무서>(Liber Officium)에는 성탄 전 일정시기를 “성탄의 재의시기” 즉 “성탄 준비를 위한 사순절”처럼 지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과 시기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고 있 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4세기부터 신자들 사이에서는 성탄 직전에 사순 시기와 같이 며칠 동안 단식이 엄격하게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5세기 중후반, 투르의 주교 그레고리우스(+490)는 “성탄의 재의시기”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규정했습니다. 즉 몇몇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던 “투르의 성 마르티노 단식”을 공식화 한 것입니다. “투르의 성 마르티노 단식”은 성 마르티노 축일인 11월 11일부터 성탄 전까지 사순시기처럼 40일 동안 단식과 고행을 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 마르티노의 사순”이라고도 불렸습니다.
로마전례에서 대림절이 교회력 안으로 편입되기 시작한 때는 대 그레고리오 교황(재위 590-604)시대부터입니다. 즉 이때부터 대림시기의 4주일 미사가 확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대림시기에 대영광송을 부르지 않고 자색 제의를 갖춰 입는 풍습은 12세기에 정착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갈리아 전례가 로마 전례로 편입되면서 일어난 현상입니다.
중세에는 재림을 “하느님의 의노(義怒)의 날”로 여겨 공포와 전율 속에 맞이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 후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근대에 이르러 기쁨 속에 기다리는 종말론적인 기다림의 모습을 되찾았고, 현대에 와서는 미래지향적인 성격이 강화되어 초대교회의 대림절을 특징짓는 기쁨의 성격이 부각되었습니다. <가톨릭 뉴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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