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가족 추방 막으려
작년 10월26일부터 24시간 연속 예배네덜란드 정부 “재심사하겠다”
다른 700 가족도 구제받아
배타주의 물결 반대하는
유럽 시민들과 교회의 역할 조명
망명 희망 가족의 추방을 막으려고 최장기 연속 예배 기록을 세워온 네덜란드 교회의 24시간 예배가 96일 만에 승리로 끝났다. <로이터> 통신은 헤이그 베델교회의 연속 예배가 30일 끝났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26일 시작된 무기한 예배는 네덜란드 개신교뿐 아니라 가톨릭 성직자,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온 목회자 등 1000여명이 이끌어왔다. 예배 중단은 전날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에서 성장한 어린이들이 있는 700 가족에 대한 추방 절차를 중단하고 재심사를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범유럽적 관심을 끌어온 24시간 예배를 촉발시킨 아르메니아 출신 탐라지안 가족 5명도 재심사 대상에 포함돼 추방을 피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탐라지안 가족은 2010년 아르메니아를 떠나 네덜란드에 정착했다. 이들은 두 번의 추방 시도가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세 번째 추방 명령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교회로 피신했다. 탐라지안 가족의 아버지는 야당 활동 때문에 모국으로 돌아가면 박해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네덜란드 교회는 탐라지안 가족을 지키려고 24시간 예배를 조직하고 정부에 추방 철회를 요구해왔다. 중세 이래로 남아 있는 네덜란드 법률 조항은 예배 중에는 경찰이 교회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추방 반대 서명에 25만명이 이름을 올렸다. 네덜란드 정부는 그동안 추방령을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지만 마침내 반대 여론에 굴복했다.탐라지안 가족 추방 반대 운동은 그들뿐 아니라 비슷한 처지의 다른 이주자들도 구제하는 효과를 냈다. 반난민과 민족주의 물결이 높아진 유럽에서 이에 맞서는 시민적 노력도 만만찮음을 보여줬다. 영향력이 쇠퇴해온 교회가 적극 역할을 한 것도 눈에 띈다. 예배를 이끈 목사들 중 한 명인 데르크 스테헤만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교회가 약한 사람들을 지지하고 사회에 영향을 주는 새 길이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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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880661.html#csidx820292bfc212413864be575809cae5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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