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대림절 두번째 주일 / 12월 두번째 주일
이사야서 11:1-9, 마태복음 3:7-12
대림절,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정해빈 목사

 

 

요즘 12월 극장가에 가보면 겨울왕국2(Frozen)가 상영되고 있습니다. 첫번째 영화는 2013년에 나왔고 두번째 영화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모든 극장들이 이 영화만 상영해서 다른 영화사들이 항의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두 자매가 주인공이고 화면이 아름답고 주인공들이 노래를 잘 부릅니다. 이 영화를 보면 Do you wanna build a snowman? 나랑 같이 눈사람 만들지 않을래요?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영화의 메시지에 생각할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얼어붙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아렌달 왕국의 공주 엘사는 동생을 만지기만 해도 동생이 얼어붙는 것을 보고 괴로워한 나머지 왕국을 떠납니다. 엘사는 자신이 가진 초능력이 상대방에게 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우리도 엘사처럼 때로는 내 안에 있는 능력으로 상대방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고, 내가 하는 사소한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으로 상대방을 얼어붙게 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가진 뛰어난 능력이 세상을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잘 보여줍니다.

둘째로 엘사의 동생 안나는 백마 탄 왕자님과 결혼하려고 하였다가 이 왕자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신에 멀리 떠난 언니를 찾기 위해서 여행을 하던 중에 얼음 배달부 크리스토프를 만나게 되고 함께 언니를 찾는 여행을 하면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백마 탄 왕자님이 아니라 함께 길을 걸어가는 사람, 같은 방향을 향해서 걸어가는 사람이 진정으로 사랑할 사람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잘 보여줍니다.

요즘 상영되고 있는 2편에도 생각해 볼만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저 멀리 있는 마법의 숲이 아렌달 왕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엘사와 안나는 그 이유가 할아버지가 원주민들에게 댐을 지어주겠다며 유혹한 후에 원주민들을 죽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엘사와 안나는 원주민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저주의 마법을 풀기 위해서 할아버지가 만든 댐을 무너뜨립니다. 원주민/환경파괴 같은 무거운 주제가 가족들이 보는 만화영화에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할아버지가 저지른 범죄를 손녀딸들이 사죄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댐을 허물어서 자연을 회복시켰습니다.

또한 언니 엘사는 자신은 숲이 더 좋다면서 왕의 자리를 동생 안나에게 물려줍니다. 영화를 자세히 보면 초능력을 가진 엘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초능력은 없지만 마음이 따뜻한 동생 안나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은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초능력은 없지만 마음이 따뜻한 안나 같은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엘사와 안나 덕분에 인간과 자연이 하나되었고 정착민과 원주민이 하나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오늘 우리가 읽은 이사야서 11장 말씀이 이 영화의 배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이사야서 11장을 보면 이새의 줄기에서 메시야가 나오고 지혜와 총명, 모략과 권능, 지식과 주님을 경외하는 영이 그에게 내려온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그는 주님을 경외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고 가난한 사람들을 공의로 재판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바르게 세워줍니다. 정의로 허리를 동여매고 성실로 그의 몸의 띠를 삼습니다. 이새가 다윗의 아버지이니까 다윗의 후손 중에서 메시야가 나온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사야는 기원전 8세기에 살았는데 북쪽에서 앗시리아가 처들어와서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이제 남유다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유다의 지도자들은 이사야가 보기에 나라를 바르게 통치할 능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사야는 오늘 말씀을 통해서 주님의 영으로 충만한 메시야, 정의와 성실로 백성들을 통치하는 메시야를 노래했습니다. 우리는 이사야가 예언한 메시야가 바로 예수님을 가리킨다고 믿습니다.

9절 말씀을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나의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서로 해치거나 파괴하는 이 없다. 물이 바다를 채우듯 주님을 아는 지식이 땅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메시야가 통치하는 세상이 오면 서로 해치거나 파괴하는 일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하나님의 거룩한 산에서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하나님의 산은 넓게 말하면 온 세상을 가리키고 좁게 말하면 교회를 가리킵니다. 교회는 안전지대입니다. 교회에서는 서로 해치거나 파괴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누구든지 와서 안식을 누리고 은혜를 누리는 곳이 교회입니다. 신앙이 뜨거운 사람과 차가운 사람, 젊은이와 노인, 건강한 사람과 병자, 부자와 가난한 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안전과 평화를 누리는 곳이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거룩한 산입니다. 더 나아가서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사회와 가정과 나라가 안전지대가 되도록 기도하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6절 말씀을 보면 우리가 잘 아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새끼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풀을 뜯고 어린 아이가 그것들을 이끌고 다닌다.”

이리는 이리끼리, 양은 양끼리 사는 것은 쉽지만 이리와 양이 함께 사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는 따로따로 사는 곳이 아니라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사는 곳입니다.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살려면 이리가 바뀌어야 합니다. 강자가 바뀌어야 강자와 약자가 함께 살 수 있습니다. 모양과 성격과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사는 곳이 하나님 나라입니다. 우리 교회부터 먼저 이런 곳이 되어야 합니다. 신앙이 뜨거운 사람과 차가운 사람, 성경이 활달한 사람과 조용한 사람, 세계관이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 모양과 성격과 개성이 서로 다르지만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함께 신앙생활하는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다.

오늘 우리가 두번째로 읽은 마태복음 3장을 보면 세례요한이 사두개파 사람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을 독사의 자식이라고 꾸짖는 말씀이 나옵니다. 사두개파 사람들은 성전을 이용해서 가난한 백성들을 착취했고 바리새파 사람들은 율법을 이용해서 가난한 백성들을 착취했습니다. 사두개파 사람들은 예루살렘 성전 안의 권력자들이었고 바리새파 사람들은 예루살렘 성전 바깥의 권력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서 서로 경쟁하였기 때문에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례요한이 보기에 그들 모두는 어린 양을 잡아먹는 뱀과 이리와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이사야도 메시야를 예언했고 세례요한도 내 뒤에 오시는 분이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메시야가 오셔서 이 세상을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사는 세상으로 만들어 주실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안하고 메시야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작은 메시야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작은 메시야가 되어서 이리와 양이 함께 사는 사회, 이리가 양들을 함부로 잡아먹을 수 없는 그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 한 사람이 주변을 얼어붙게 만들 수도 있고 따뜻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메시야 한명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작은 메시야들이 세상을 바꿉니다. 이 세상에는 초능력이 있는 엘사 같은 사람이 아니라 초능력은 없지만 이웃과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고 마음이 따뜻한 안나같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비록 초능력은 없지만 주님의 영으로 충만해서 우리 주변을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바꿀 때 하나님 나라는 우리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이사야가 노래했던 것처럼,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고, 원주민과 토착민이 함께 살고,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사는 세상을 우리 주변부터 만들어가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Advent, the wolf shall live with the lamb
Isaiah 11:1-9, Matthew 3:7-12

The movie “Frozen” shows us beautiful scenes, such as the two sisters melting the frozen kingdom with the power of love, apologizing to the natives, and letting the younger sister sit down as king. This film reminds us of Isaiah 11: 6. “The wolf shall live with the lamb, the leopard shall lie down with the kid, the calf and the lion and the fatling together, and a little child shall lead them.” It will be more difficult for the wolf and the lamb to live together than for them to live separately. But today’s scriptures testify to us that the Messiah will come and create a world where people of different shapes and personalities live together in peace. As Isaiah foretold the Messiah, John the Baptist also said, “He who comes after me will baptize with the Holy Spirit and fire.” We are waiting for the Messiah to come and make a world where wolves and lambs live together. But we are also called to build a society where wolves and sheep live together. The story of Elsa in [Frozen] shows that we can freeze or warm our surroundings. Not one Messiah changes the world, but several small Messiahs would change the world. Although we have no superpower, the kingdom of God will begin with us when we are filled with the Holy Spirit, transforming our surroundings into a warm and peaceful world.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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