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잠든 사람들의 첫열매가 되셨습니다

부활절 / 4월 첫번째 주일
요한복음서 20:13-18, 고린도전서 15:12-20
부활절, 잠든 사람들의 첫열매가 되셨습니다
정해빈 목사

 

우리가 살고있는 캐나다 주거지 주변을 자세히 걷다보면 무덤/공동묘지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래된 교회/성당을 가보면 교회당 뒷마당에 성도들을 위한 공동묘지가 있습니다. 살아있는 성도들은 매주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당을 찾을 때마다 먼저 죽은 가족들을 만납니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무덤이 주거지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양 문화권에서는 주거지와 가까이 있습니다. 삶과 죽음이 떨어져 있지 않고 부활을 믿는 기독교 신앙이 이런 문화에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서는 50만 명 이상, 캐나다에서는 2만 명 이상이 가족들과의 만남이나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갑작스럽게 감염되어서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을 헤아리기가 어렵습니다. 성경은 이 땅에서 정상적인 삶을 마치고 죽는 것을 가리켜서 조상에게로 돌아갔다, 하나님께로 돌아갔다고 표현합니다. 우리는 피조물이기 때문에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나 사고나 재해나 질병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죽음은 정상적인 죽음이 아니라 죽임이요 고통이요 불의요 사망이요 원수입니다. 태초로부터 지금까지 인류는 불의한 죽음의 권세로 인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죽음을 목격하며 우리는 우리의 죄를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불순종하였고 우리는 창조질서를 따르지 않았고 우리는 이웃을 살인하였고 우리는 자연을 파괴하였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탄식하며 모든 피조물이 사망의 권세로부터 해방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첫번째로 읽은 요한복음 20장을 보면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에서 슬피 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두가지 때문에 울었습니다. 사랑하는 예수님이 처형당하셨다는 것 때문에 울었고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진 것을 보고 울었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보며 슬퍼합니다. 만약 거기에 더해서 고인의 시신을 볼 수 없다면 우리의 슬픔은 더 커질 것입니다. 고인을 애도하려면 고인의 시신이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 질병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시신을 볼 수 없었던 가족들은 마리아가 경험했던 슬픔을 똑같이 경험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죽음과 슬픔이 끝이 아니요 부활의 놀라운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가 울고 있을 때,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셨습니다. 마리아가 부활의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주님이 과거의 모습이 아니라 새로운 몸으로 부활하셨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부활의 주님께서는 슬피 우는 마리아를 위로하시고 가서 제자들에게 부활소식을 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하늘에서 내려와서 이 땅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었으니 이제 다시 하늘로 올라갈 때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오늘 말씀을 통해서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요 죽음 이후에 새로운 부활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의 불의한 권력자들이 예수님을 죽였지만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무덤에서 일으켜 주셨습니다. 악을 행하는 불의한 권력자들의 삶이 틀렸고 예수님의 삶이 옳았다는 것을 부활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알려주셨습니다.

사도바울은 오늘 우리가 두번째로 읽은 고린도전서 15장에서 만약 죽은 사람의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께서도 살아나지 못하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죽은 사람의 부활이 있기 때문에 주님도 부활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먼저 부활하셨기 때문에 부활의 첫열매가 되셨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살다 죽은 성도들, 순교자들, 의를 실천하다가 죽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서 부활할 것을 바울은 굳게 믿었습니다. 만약 부활이 없다면, 의로운 보상을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은 영원히 슬퍼할 것입니다. 만약 부활이 없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악을 행하며 이 세상의 부귀영화를 추구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성도의 부활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했던 바울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이후에 죽은 자의 부활이 예수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동방정교회 부활절 그림을 보면 부활의 주님께서 무덤에 있는 의인들의 손을 잡고 그들을 일으키는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부활신앙을 믿기 때문에 절망하지 않습니다. 악을 행하는 권세자들은 잠시 세상을 호령할지라도 영원히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악인들을 심판하시고 의인들을 무덤에서 일으키시고 그들에게 새로운 부활의 몸을 입혀 주실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사람들, 전쟁으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 사고나 재해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 코로나19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한 사람들을 기억하시고 그들에게 부활의 은혜를 내려 주실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 죽은 사람들은 복이 있습니다. 무덤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슬퍼하는 마리아를 위로하신 그리스도께서 오늘날 우리에게 나타나셔서 슬픔 가운데 사는 모든 이들을 위로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바울의 고백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부활신앙을 바라보며 세상의 절망과 싸워 이기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셔서 잠든 사람들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할렐루야. 아멘.

We have seen many tombs and countless deaths these days that could not have proper tombs since the outbreak of COVID-19. The pandemic brutally took our loved ones. We have been going through hard times these days. We cannot have social gatherings, we cannot join weddings or funerals, and even we cannot see our parents who stayed in long-term care. This is hard and painful. We are grieving and weeping over innumerable losses. As the Bible testifies, sudden death due to war or disease is our enemy and injustice. From the beginning to the present, humankind has suffered from the power of unjust and wrongful death. Witnessing these many deaths, we are compelled to confess our sins before God. Truly we have sinned against God, we have disobeyed the order of creation, we have murdered our neighbors, and we have destroyed nature.

According to John chapter 20, Mary Magdalene cried not only Jesus was executed, but also Jesus’ body was missing. But the risen Christ appeared to her. This story reminds us of the fact that death is not the end of everything, but a new life of resurrection awaits us after death. Although the world’s unjust powers killed Christ, God raised him up from the grave. Through the resurrection, God revealed to us that the lives of the evil powers were wrong and the life of Jesus was right.

In 1 Corinthians chapter 15, from Paul’s confession, we can also see another insight about resurrection. Paul asserts that if there is no resurrection of the dead, then Christ has not been raised and if Christ has not been raised, then our proclamation has been in vain and our faith has been in vain. His message is clear. Christ has been raised from the dead and become the first fruits of those who have died. We can see through Paul’s testimony that the resurrection of Jesus is not a one-time event, but the beginning of the resurrection of all the righteous. Paul firmly believed that those who devoted their lives before God and those who sacrificed their lives for justice would be resurrected after Christ on the last day.

If we look at the Eastern Orthodox paintings, we can see the resurrected Christ holding the hands of the righteous in the tomb and raising them up. We do not despair because we believe in this kind of resurrection. On the last day, God will judge the wicked, raise the righteous and clothe them with a new body. Truly Christ has been raised from the dead, the first fruits of those who have died.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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