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니고데모가 예수를 찾아오다

사순절 두번째 주일 / 3월 두번째 주일
요한복음 3:1-17, 사순절
사순절, 니고데모가 예수를 찾아오다
정해빈 목사

 

지난주일 사순절 첫째주일의 주제는 시험이었고 오늘 사순절 둘째주일의 주제는 자유입니다. 이 땅의 욕심과 집착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라, 물질과 명예와 명성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라, 잘못된 종교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라, 이것이 오늘 말씀의 주제입니다. 오늘 설교 후에 봉헌송으로 흑인영가를 부릅니다. “오 자유, 오 자유, 나는 자유하리라, 비록 얽매였으나 나는 이제 돌아가리, 자유 주시는 내 주님께” 이 노래처럼 예수님을 깊이 알면 알수록 우리는 하늘의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니고데모가 예수님을 밤중에 찾아왔습니다. 그는 정통 바리새파 사람이었고 70명으로 구성된 유대의회 회원 중 한명이었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그는 국회의원이면서 동시에 행정부 고위관료이면서 동시에 모세율법에 정통한 교수/법관이었습니다. 니고데모는 당시 유대 사회에서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높은 자리에까지 도달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유대사회는 로마제국이 다스리고 있었지만 유대 사회 내부의 문제는 유대의회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자유를 주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는 정치/종교적으로 엘리트에 속했습니다. 그렇게 유대사회를 대표하는 엘리트가 밤중에 몰래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니고데모가 예루살렘 정치/종교의 지도자였다면 반대로 예수님은 북쪽 갈릴리 출신이었고 직업은 목수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세상적인 기준으로 보면 니고데모는 최고 상류층에 속했고 예수님은 최하 하류층에 속했습니다. 그런데 니고데모는 일반적인 상식을 깨트리면서까지 시골에서 올라온 예수님을 만나려고 하였습니다.

니고데모가 예수님을 밤중에 찾아왔다는 말에는 몇가지 뜻이 숨어 있습니다. 첫째로는 니고데모가 자신을 숨기기 위해서 밤에 몰래 찾아왔다는 것을 가리키고, 둘째로는 니고데모가 아직은 밤에 속한 사람, 세상과 율법에 속한 옛사람이라는 것을 가리킵니다. 셋째로는 그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을 때 무덤을 제공한 것으로 보아 아리마대 요셉과 함께 비공개적으로 숨어서 예수님을 따라다니는 제자였다는 것을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그가 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왔다는 것은 그가 아직 영적인 깨달음을 얻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을 가리킵니다.

니고데모는 겉으로 보면 최고의 권력자/지식인/종교인이었고 명예/재물에서 부족한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허전했고 그의 마음속에는 지금 삶에 대한 의문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일까? 로마제국에 협력하면서 국회의원으로 사는 것이 옳은 것일까? 내가 믿는 종교는 옳은 것일까? 왜 내 마음 속에는 기쁨과 평안이 없을까? 내가 믿고 있는 유대교는 지금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나 아니면 고통을 주고 있나? 니고데모는 이런 고민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았을 것입니다. 마침 예수라는 사람이 새롭고 놀라운 가르침을 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밤중에 몰래 예수님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니고데모는 예수님을 만난 후에 즉시 변화되지는 않았지만 천천히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그는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알고 있었습니다. 요한복음 2장에 보면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쫓아내고 이 성전을 허물고 내가 사흘 만에 다시 짓겠다고 선언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유대인들은 유대교/율법/성전을 통해서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예수님은 반대로 그것들을 다 허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니고데모는 유대교가 로마제국에 굴복하고 부패하고 타락한 것을 보고 유대교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던 중에 “이 성전을 허물라”고 외쳤던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니고데모는 예수님의 숨은 제자가 되었습니다. 요한복음 7장을 보면 니고데모가 갈릴리 출신 예수님을 변호하는 장면이 나오고 요한복음 19장을 보면 니고데모가 예수님의 시신에 기름을 바르고 장사지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가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용기있게 예수님을 따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영적 스승을 만나느냐가 중요합니다. 참된 스승은 자유와 기쁨을 주고 거짓된 스승은 거짓과 억압을 줍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누구든지 다시 나지 않으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고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람이 불고 싶은 대로 부는 것처럼 성령으로 태어난 사람은 이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물은 씻는 것을 가리키고 불은 태우는 것을 가리킵니다. 과거의 죄는 씻어야 하고 태워야 합니다.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은 과거의 전통/기득권을 버려야만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은 니고데모에게 과거의 유대교/기득권에 머무르지 말고, 영적 성장이 멈춘 사람이 되지 말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지말고, 폐쇄적인 사람이 아니라 개방적인 사람,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사람, 바람처럼 자유로운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땅의 사람은 땅을 의지하지만 하늘의 사람은 하늘을 의지합니다. 과거의 사람은 과거의 전통/경력을 의지하지만, 미래의 사람은 위에 계신 하나님을 의지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성령에 의지하는 사람만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다시 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다시 나는 것을 가리키는 헬라어가 아노덴(anothen)입니다. 본래 뜻은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은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니고데모는 이 말을 문자적으로 엄마 뱃속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말로 이해를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쁜 짓 하던 사람이 예수 믿고 나쁜 짓 끊으면 그 사람 거듭났다/중생했다/born again 이라고 말을 합니다. 거듭나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말씀하신 본래 뜻은 ”위로부터 태어난다, 위에 계신 하나님을 바라본다, 하늘의 사람, 성령의 사람, 자유인이 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가장 고생하는 사람들이 의료진들입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장기려 박사는 평양의과대학/김일성종합병원에서 교수로 일하다가 6.25 때 월남한 후에 부산에 복음병원을 세우고 평생 가난한 이들을 돌보며 살았습니다. 그는 1968년 부산 지역에서 한국 최초로 의료보험 제도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때 정부가 특별 상봉을 제안했지만 다른 이산가족들과 형평이 맞지 않는다고 특권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재물/명성/명예에 관심하지 않고 사랑을 베푼 그를 보면 하늘의 사람, 자유인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자유인이 되어라, 성령의 사람이 되어라, 하늘의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니고데모는 처음에는 예루살렘에서 유대교 지도자/권력자로 살았지만 예수님을 만난 후에는 민중을 억압하고 부패하고 타락한 유대교를 거부하고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유대교 지도자가 갈릴리 사람 예수를 따라가는 것은 인생을 거는 위험한 모험이었지만 그는 그렇게 결단하였습니다. 종교는 낮은 곳으로 가서 세상을 구원하고 치료하고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만일 전광훈, 이만희 같은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를 만들어서 세상에 해를 끼치고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길거리에 나가서 사람들을 선동한다면 그런 종교는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예수를 믿으면 믿을수록, 더 자유롭고 더 사랑스럽고 더 하늘에 가까워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Lent, Nicodemus visits Jesus
John 3:1 – 17

Nicodemus’ visit to Jesus recorded in John 3 reminds us of how beautiful it is to live as a person of liberty and the Holy Spirit. Nicodemus was one of the political and religious powers of Jewish society at that time. The darkness at which he visited Jesus indicates some symbols. First, he tried to meet Jesus privately, avoiding people’s attention. Second, he had not yet discovered the truth and was seized by the power and vested interests of the world. Nicodemus did not immediately follow Jesus, but slowly accepted Jesus’ teachings. He knew that Jesus drove people out of the temple in Jerusalem and declared that he would tear down this temple and rebuild it in three days. Perhaps he also felt that there was no hope in Judaism because Judaism not only succumbed to the Roman Empire but also became corrupt. Later he defended Jesus, anointed and buried Jesus’ body according to John 7 and 19. Jesus told him that no one could see or enter the kingdom of God unless he was born again from heaven or born of water and the Holy Spirit. As the wind blows as it wishes, it is the same person born of the Holy Spirit. Jesus told him not to stay in the past Judaism or to become stereotyped, but to be as free as the wind blows, and to seek righteous and merciful God. Jesus reminded him that the earthly person relies on the earth but the heavenly person relies on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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