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주일, 하늘의 빛을 전하게 하소서

성탄절 두번째 주일 / 1월 첫번째 주일
이사야서 60:1-4, 에베소서 3:1-10
신년주일, 하늘의 빛을 전하게 하소서
정해빈목사

 

2022년 임인년(壬寅年, 호랑이의 해) 새해가 밝았습니다. 성도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세상이 더 건강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무엇보다 새해에는 코로나 질병이 완전히 물러가거나 아니면 최소한 겨울철 독감처럼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정도로 약화되기를 기대합니다.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사람들과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과 국가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일반 시민들의 선한 의지가 모이면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2년에는 가정과 학교와 직장과 일터에서 중단되었던 일상이 다시 정상적으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삶은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됩니다. 오직 인간만이 시간을 계산할 줄 알고 역사를 기록할 줄 압니다. 지나간 역사를 통해서 인류는 과거를 반성하였고 그 반성 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였습니다.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인류는 많은 잘못과 실수와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지금부터 100년 전 1922년에는 무솔리니가 이탈리아에 극우 파시스트 정권을 세웠고 반대로 러시아에서는 극좌 소련 연방이 세워졌습니다. 한쪽에서는 극우 정권이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갔고 또 한쪽에서는 극좌 정권이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갔습니다. 인류는 100년 전의 잘못된 경험을 통해서 과거를 반성하고 새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100년이 지났는데 오늘날에는 국가 간의 전쟁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사이의 바이러스 때문에 인류가 파멸 직전에 서게 되었습니다. 100년 전 인류가 잘못을 깨닫고 반성함으로서 새출발을 한 것처럼 오늘날에도 인류가 지금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할 때 인류는 새로운 100년을 향해서 새출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0년, 2021년, 2022년 3년째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면서 인류의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한국의 어느 목사님이 새해에는 우리의 삶이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고 글을 쓰신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코로나를 극복하고 함께 살려면 4가지를 해야 하는데 첫째로 우리의 삶이 ego에서 eco로 바뀌어야 합니다. ego는 저 사람은 에고가 세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기심/자기고집을 가리키고 eco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를 가리킵니다. 우리의 삶이 이기심/자기고집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삶으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우리의 삶이 greed에서 green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greed는 탐욕/욕심을 가리키고 green은 생명/녹색/환경을 가리킵니다. 나만을 위한 탐욕/욕심에서 벗어나서 지구촌 전체가 건강한 세상이 되도록 욕심을 내려놓고 소비를 줄이고 생명과 환경을 우선시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1900년만 해도 지구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땅은 14% 정도였는데 지금은 77%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인간이 욕심을 부린 결과 동물에게 기생하던 병이 인간에게 옮겨지고 기후위기가 일어났습니다. 셋째로 우리의 삶이 solitary에서 solidarity로 바뀌어야 합니다. solitary는 고독하게 혼자 사는 삶을 가리키고 solidarity는 함께 협력하고 연대하는 삶을 가리킵니다. 이제는 개인이나 국가가 혼자서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하고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이웃과 떨어져서 사는 삶은 좋지 못합니다. 넷째로 우리의 삶이 hostility에서 hospitality로 바뀌어야 합니다. hostility는 적대/혐오/미움을 가리키고 hospitality는 환영/환대를 가리킵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나와 피부색이 다르거나 인종이 다르거나 종교가 다르거나 성적 취향이 다르거나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미워했습니다. 그렇게 누군가를 미워하면 자신도 망하고 그 사람도 망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미워하는 삶이 아니라 나와 다른 이웃을 환영하고 환대하고 함께 공존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시점에 참으로 적절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고집이 아닌 존경, 욕심이 아닌 생명, 고독이 아닌 협력, 미움이 아닌 환대의 삶을 살 때 사회적 갈등과 빈부격차와 질병과 환경파괴가 사라지고 우리들 모두의 삶이 조금씩 나아지게 될 것입니다. 2022년에는 우리들 모두가 이런 삶을 살기로 다짐하기를 소망합니다.

“예루살렘아, 일어나서 빛을 비추어라. 구원의 빛이 너에게 비치었으며 주님의 영광이 아침 해처럼 너의 위에 떠올랐다.”

이사야 선지자가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다가 고국으로 돌아가는 백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사야 60장을 쓴 저자를 가리켜서 제3이사야라고 부릅니다. 이사야서는 3명의 예언자가 썼는데 나라가 망하기 전에 하나님의 심판을 선언한 예언자를 제1이사야라고 부르고, 나라가 망해서 히브리 백성들이 포로로 끌려갔을 때 같이 끌려가서 포로된 백성들을 위로한 예언자를 제2이사야라고 부르고, 마지막으로 히브리 백성들이 포로에서 해방되었을 때 백성들에게 앞으로 해야 할 소명을 가르쳐 준 예언자를 제3이사야라고 부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이사야서 60장은 제3이사야에 의해서 쓰여졌습니다. 바벨론에서 50년 동안 계속되었던 포로생활이 끝나고 백성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 때 이사야는 백성들을 향해서 하나님의 영광의 빛이 백성들 위에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포로에서 벗어나 고국으로 돌아가는 백성 여러분, 하나님의 영광의 빛이 우리 위에 떠올랐습니다.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 나라를 다시 재건하고 성벽을 재건하고 성전을 재건하십시오. 그리하면 우리를 통해서 세상 사람들이 축복을 받게 될 것이다” 이사야는 포로에서 돌아온 백성들을 이렇게 축복해 주었습니다.

“이방 나라들이 너의 빛을 보고 찾아오고 뭇 왕이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보고 너에게로 올 것이다.”

하나님께서 히브리 백성들에게 비추시는 빛은 이방 나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빛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바벨론처럼 세상을 호령하는 큰 나라가 되십시오, 세상을 통치하는 제국이 되십시오, 이사야는 이렇게 예언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빛을 세상에 전하십시오. 세상 사람들을 축복하는 빛이 되십시오. 예루살렘 성전이 하나님의 빛을 전파하는 곳이 되게 하십시오” 이사야 선지자가 백성들에게 이렇게 선포하였습니다. 우리는 이사야서 60장 말씀이 오늘날의 코로나 포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시는 말씀이라고 고백합니다. 옛날 히브리 백성들은 바벨론 포로 시대를 살았는데 우리들은 오늘날 코로나 포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벨론 포로 시대가 끝이 난 것처럼 코로나 포로 시대도 결국은 끝이 나게 될 것입니다. 이 말씀처럼 코로나 포로 시대가 끝이 나면 우리는 다시 우리의 삶을 재건해야 할 것이고 특히 우리의 교회가 하나님의 구원의 빛을 세상에 비추는 그런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에베소서 3장에서 이사야 선지자와 같은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을 핍박하던 사도바울을 부르셔서 이방인에게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빛을 세상에 전하게 하셨습니다. 유대인이든 헬라인이든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말씀을 받아들이면 하나님 나라의 공동 상속자가 됩니다. 하나님 나라에서는 인종차별도 없고 빈부격차도 없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들 모두는 한 몸을 이루고 하나님 나라의 약속을 향해서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사도 바울은 이어서 하나님 나라의 공동상속자들이 한 몸을 이루어 신앙생활하는 곳이 교회라는 것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교회에서 제일 먼저 시작되고 그 다음에 세상으로 조금씩 전파됩니다.

“그것은 이제 교회를 통하여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자들에게 하나님의 갖가지 지혜를 알리시려는 것입니다.”

이 말씀처럼 교회는 하나님의 구원의 지혜를 세상에 알려주는 곳입니다.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처럼, 그리고 사도바울의 말씀처럼, 우리 교회가 질병으로 고통받는 세상에 하나님의 구원의 빛을 전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이 한 몸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려주는 교회, 하나님의 지혜를 알려주는 교회, 세상을 구원하고 치료하는 영광의 빛을 전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고집이 아닌 존중, 욕심이 아닌 생명, 고독이 아닌 협력, 미움이 아닌 환대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면서 새해를 시작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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