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 사람을 낚는 어부로 삼겠다

주현절 후 세번째 주일 / 1월 네번째 주일
마태복음 4:12-23
주현절, 사람을 낚는 어부로 삼겠다
정해빈 목사

 

성도님들 중에 우리가 사는 북미 캐나다 땅에 사람들이 언제부터 살기 시작했는지 아시는 분이 계십니까? 캐나다연합교회 예배를 참석해 보면 예배 첫 순서에 우리가 사는 이 땅과 이 땅에서 제일 먼저 살았던 원주민들에게 감사를 고백하는 시간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As we gather together, we acknowledge this sacred land. It has been a site of human activity for 15,000 years. This land is the territory of the Huron-Wendat and Petun First Nations, the Seneca and, most recently, the Mississaugas of the Credit River. Today, the meeting place of Toronto is still the home to many indigenous people from across Turtle Island and we are grateful to have the opportunity to gather in the community, on this territory.”

“우리는 모일 때마다 거룩한 이 땅에 감사드립니다. 이곳은 15,000년 동안 인간 활동의 장소였습니다. 이 땅은 Huron-Wendat, Petun First Nations, Seneca, 가장 최근에는 Credit River Mississaugas의 영토였습니다. 오늘날 토론토, 만남의 장소는 지금도 거북이 섬이라 불리는 곳에 사는 많은 원주민들의 고향입니다. 우리는 이 영토에서 공동체로 모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모일 때마다 이 땅에 제일먼저 살았던 원주민들에게 감사를 고백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우리들 같은 이민자들이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설날감사예배를 드리면서 조상들에게 감사드리는 것처럼, 이 땅에 제일먼저 살았던 이들을 기억하고 감사를 드립니다. 또 오늘 [이상철 목사님 3주기 추모예배]를 드리는데 목사님이 1988년 캐나다연합교회 총회장 하실 때 원주민들의 권익을 위해서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으셔서 [명예 무지개 추장]이라는 이름을 받으시기도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태복음 4장을 보면 예수님이 갈릴리 가버나움에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본격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한 공생애를 시작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아마도 예수님은 세례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오랫동안 세례요한을 따라다니셨을 것입니다. 그러던 중에 요한이 헤롯왕에게 붙잡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예수님은 요한을 대신해서 갈릴리로 가셔서 본격적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요한이 사람들을 요단강으로 불러서 회개의 세례를 주었다면 예수님은 갈릴리로 들어가셔서 사람들을 만나셨습니다. 요한은 사람들을 불렀고 예수님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예수님이 활동하셨던 갈릴리 지역에는 3가지의 아픔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아픔은 경제적인 착취입니다. 이스라엘 지도를 보면 대부분 사막으로 되어있는데 북쪽 갈릴리 호수가 있는 지역만 물과 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갈릴리 지역은 농산물/해산물을 기르고 잡을 수 있는 축복된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마제국은 주민들을 동원해서 로마식 신도시를 건설했고 농산물/해산물에 높은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래서 갈릴리는 옛날부터 착취가 심하고 저항운동을 많이 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갈릴리 사람들은 오랫동안 억압과 수탈이 없는 세상, 경제적으로 빼앗기지 않는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갈릴리의 두번째 아픔은 외적의 침입니다. 마태복음은 갈릴리 땅을 스불론과 납달리 땅이라고 말했는데 이스라엘 12지파 중에서 가장 북쪽에 정착한 지파가 스불론과 납달리 지파였습니다. 갈릴리 지역은 가장 북쪽, 외진 곳, 변방지역, 소외된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가장 북쪽에 위치했기 때문에 북쪽에서 외적이 쳐들어오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갈릴리 사람들은 오랫동안 억압과 폭력이 없는 평화를 꿈꾸었습니다.

세번째 아픔은 인종차별입니다. 갈릴리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북쪽에 있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과 같이 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남쪽 예루살렘 사람들은 북쪽 갈릴리 사람들을 가리켜서 사투리를 쓰고 피가 섞였고 농사짓고 물고기 잡는 사람들이라고 차별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갈릴리 사람들은 인종차별과 지역차별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갈릴리 사람들은 경제적인 착취를 경험했고, 군사적인 억압을 경험했고, 인종적인 차별을 경험했습니다. 예수께서는 경제적/군사적/인종적으로 억압받고 차별받는 갈릴리에 들어가셔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사랑과 용서와 치유와 나눔을 실천하셨습니다.

갈릴리 바닷가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는 시몬과 안드레, 배에서 그물을 만지고 있는 야고보와 요한을 부르시고 그들을 향해서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로 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을 속이고 거짓말하고 사기치는 것을 fishing 이라고 합니다. 낚시로 물고기를 잡듯이 사람을 속여서 이득을 보려고 하기 때문에 fishing 이라는 말을 씁니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시몬과 안드레, 야고보와 요한에게 사람을 속이고 죽이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사람, 가난과 질병과 억압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살리는 어부가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을 살리고 위로하고 치료하고 일으키는 사람, 오늘날의 갈릴리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 주님의 제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들 모두는 사람을 살리는 어부로 부름 받았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들과 우리 교회가 계속해서 해야 할 일인 줄로 믿습니다.

장공(長空) 김재준 목사님의 10가지 생활 좌우명이 있습니다.

1.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2. 대인 관계에서 의리와 약속을 지킨다.
3. 최저 생활비 이외에는 소유하지 않는다.
4. 버린 물건, 버려진 인간에게서 쓸모를 찾는다.
5. 그리스도의 교훈을 기준으로 ‘예’와 ‘아니오’를 똑똑하게 말한다. 그 다음에 생기는 일은 하나님께 맡긴다.
6. 평생 학도로서 지낸다.
7. 시작한 일은 좀처럼 중단하지 않는다.
8. 사건 처리에는 건설적, 민주적 질서를 밟는다.
9. 산하(山河)와 모든 생명을 존중하여 다룬다.
10. 모든 피조물을 사랑으로 배려한다.

목사님은 네번째 좌우명, “버린 물건, 버려진 인간에게서 쓸모를 찾는다”는 계명대로 버려진 사람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하시고 많은 제자들을 큰 인물로 키우셨습니다. 목수는 나무를 볼 때 그 원목에서 작품을 본다고 했는데 이상철 목사님이 젊은 시절 가족을 홀로 남겨두고 남쪽으로 내려왔을 때 김재준 목사님께서는 키도 작고 부모와 형제들과도 이별했고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빈털털이 청년 이상철이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을 보시고 그를 제자와 사위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도 갈릴리 바닷가에서 어부들을 보시고 비록 그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무식한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의 가능성을 보시고 그들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제자로 삼아 주셨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은 장점보다는 결점이 많은 사람들이고 쓸모없고 버려진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을 교회 성도로 불러주시고 자녀삼아주시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일하도록 제자로 불러 주셨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을 통해서 우리들의 인생은 의미있고 풍성하고 은혜로운 인생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부름을 받은 사람은 생명을 일으키고 살리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주님의 부름을 받은 인생이 가장 축복받은 인생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미국의 작가 윌리암 아서는 ”평범한 교사는 잔소리를 하고, 좋은 교사는 설명을 하고, 우수한 교사는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교사는 영감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사람에게 꿈과 영감을 주는 사람이 가장 위대한 교사입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젊은이들을 부르시고 그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일꾼, 사람을 살리는 어부가 되라는 영감을 주셨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부름에 응답하는 인생이 가장 최고의 인생입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우리 인생은 의미있고 풍성한 인생으로 바뀌게 됩니다. 사람을 살리는 어부가 되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아멘으로 응답하는 우리들, 우리 교회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piphany, I will make you fish for people
Matthew 4:12-23

“As we gather together, we acknowledge this sacred land. It has been a site of human activity for 15,000 years. This land is the territory of the Huron-Wendat and Petun First Nations, the Seneca and, most recently, the Mississaugas of the Credit River. Today, the meeting place of Toronto is still the home to many indigenous people from across Turtle Island and we are grateful to have the opportunity to gather in the community, on this territory.” According to Matthew, Jesus called Simon, Andrew, James, and John at the shore of the Sea of Galilee and said to them, “Follow me. I will make you fish for people.” Generally speaking, the term “fishing” has two meanings. The first meaning is to take advantage in the sense of deceiving, lying, and cheating people. The second meaning is to support, heal and raise people. Jesus told them to be fish in the sense of saving those who suffer in poverty, sickness, and oppression in Galilee. American writer William Arthur said, “Normal teachers nag, good teachers explain, good teachers set an example, and great teachers inspire.” We believe that Jesus, the person who dreams and inspires people, is the greatest teacher in the world. Jesus called the young people of Galilee and inspired them to work for the kingdom of God and to be fish for people. Jesus also calls us to be His disciples and transforms our lives into more meaningful and joyful lives. We are all called to be the ones who heal the world and raise the suffering. The Lord says to us today. “Follow me, and I will make you fish for people.”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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