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절, 그러므로 깨어 있어라

창조절 열한번째 주일 / 11월 두번째 주일
마태복음 25:1-13, 데살로니가전서 4:13-18
창조절, 그러므로 깨어 있어라
정해빈 목사

 

오늘 우리가 첫번째로 읽은 마태복음 25장은 “열 처녀의 비유”로 알려져 있는 말씀입니다. 옛날 중동지방에서는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 집에 가서 신부를 만난 다음에 신부를 신랑 집에 데리고 가서 혼인잔치를 벌였습니다. 이 때 신부의 친구들은 신랑이 신부 집에 오는 순간부터 신랑 집에서 잔치를 벌일 때까지 시중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신랑이 신부 집에 언제 오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신부의 친구들은 등에 불을 켜고 신랑을 기다렸습니다.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은 등불과 기름을 갖고 있었고 어리석은 다섯 처녀들은 등불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한밤중에 신랑이 도착하자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에 불을 켜고 신랑을 맞이했지만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불에 기름이 없어서 신랑을 맞이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불이 꺼져 가니 너희의 기름을 좀 나누어 다오” 이렇게 말하자 슬기로운 처녀들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에게나 너희에게나 다 모자랄 터이니 안 된다. 차라리 기름 장수들에게 가서 사서 써라.” 미련한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도착했고 문이 닫혀서 미련한 처녀들은 혼인잔치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마지막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깨어 있어라. 너희는 그 날과 그 시각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랑이 늦게 와서 다같이 잠이 들었지만 5명의 처녀들은 신랑이 늦게 올 경우를 대비해서 기름을 준비했고 나머지 5명의 처녀들은 기름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비록 다같이 졸기는 했지만 슬기로운 처녀들은 미리 기름을 준비했기 때문에 혼인잔치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전기가 없었기 때문에 등불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등불을 켜야만 내가 혼인잔치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주변에 알릴 수 있었습니다. 등불이 없는 사람이 혼인잔치에 오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불청객이나 강도로 취급되었습니다. 이 비유의 말씀은 신랑이 밤중에 올 때에 등불로 자기 얼굴을 비추어서 신랑이 자기 얼굴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내가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빛에 속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주님이 언제 오시든지 부끄럽지 않도록 의의 등불, 착한 행실의 등불을 켜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마태복음은 마태교회를 위해서 쓰여진 책인데 마태교회 교인들 사이에서는 예수님의 재림이 빨리 오지 않으니까 재림을 기다리지 않고 타락하고 방탕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로마제국도 영원한 것처럼 보였고 종말/재림/심판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종말/재림/심판이 없다면 굳이 경건하고 깨끗하게 살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랑은 한밤중에 갑자기 들이닥쳤고 등불과 기름을 넉넉하게 준비하지 못한 다섯 처녀는 혼인잔치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여기 나오는 등불과 기름은 선행/착한 행실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5장 16절 산상설교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또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항아리) 아래에다 내려놓지 아니하고 등경(등잔대) 위에다 놓아둔다. 그래야 등불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환히 비친다.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은 빛의 등불, 착한 행실의 등불을 켜고 신랑을 기다렸습니다. 이 세상이 영원할 것처럼 생각하고 거짓을 일삼고 방탕하고 타락하게 산 사람들은 주님이 오실 때에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주님이 언제 오실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빛의 등불, 의의 등불, 착한 행실의 등불, 사랑과 봉사와 섬김의 등불을 켜고 주님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 말씀의 메시지입니다.

지난 주에 미국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습니다. 4년 전에 뽑힌 대통령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세금을 탈세하고 여성을 비하하고 불륜을 저질러도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겠다, 백인들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말 한마디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후 특히 코로나 19 질병이 확산되면서 한 나라의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국민들은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현재 매일 15만 명, 총 천만 명이 확진되었고 15만 명이 죽었고 인구 10만 명당 3,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캐나다는 인구 10만 명당 650명, 한국은 5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지도자가 무능하다는 것을 국민들이 깨닫고 이번에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고 구속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도 지금 미국 대통령과 비슷합니다. 전과 11범이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것을 알면서도 부지런하고 일 잘하고 국민들을 부자 만들어준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그 사람을 뽑았습니다. 평생 쓰고 남을 만큼 돈이 많았으면서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 재벌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았고 대통령직을 이용해서 사적인 이익을 취했습니다. 우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지만 그 날과 그 때는 언젠가는 오게 되어 있습니다. 기름을 준비하고 등불을 켜라는 말은 종말의 때가 오더라도 부끄럽지 않도록 선한 행실의 기름, 빛과 진리의 기름을 준비하라는 것을 가리킵니다. 지키 카터(Jimmy Carter) 전 미국 대통령은 그리스도께서 오늘 오후에 오신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나이 96세인 지미 카터는 대통령에서 물러난 후에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집을 짓는 봉사활동을 했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일했습니다. 지미 카터는 예수님이 내일 오신다고 하더라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오늘 우리가 두번째로 읽은 데살로니가전서 4장에서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에게 종말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 소리와 함께 친히 하늘로부터 내려오실 것이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사람들이 먼저 일어나고 그 다음에 살아남아 있는 우리가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이끌려 올라가서 공중에서 주님을 영접할 것입니다. 이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님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이 말씀을 보면 2000년 전 사도바울은 물론이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나팔 소리가 울리면 주님이 하늘에서 내려오실 것인데 그때가 되면 주님 안에서 죽은 사람들이 먼저 일어나고 그 다음에 살아있는 우리가 구름 속으로 올라간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씀을 문자적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말씀을 상징적으로 이해하면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되면 주님이 우리를 부르실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이 땅을 떠나서 주님께로 올라갈 것입니다. 초대교회 교인들이 이런 종말 신앙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은 로마제국 아래에서 살았지만 로마 사람들처럼 방탕하고 나태하게 살지 않았습니다. 깨끗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믿음의 등불을 켜며 주님의 다시오심을 기다렸습니다. 종말신앙을 가져야만 타락하고 방탕한 삶을 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종말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고 주님이 언제 오시든지 부끄럽지 않도록 빛의 등불을 켜고 하루하루를 경건하게 살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마태복음 24장을 보면 제자들이 주님께 그 날과 그 때를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들 모두는 그 날과 그 때에 관심이 많습니다. 때와 시기를 알 수만 있다면 우리는 미래를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알지 못합니다. 코로나 질병이 언제 끝날지,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내가 언제 하나님의 부름을 받을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언제 나를 부르셔도 당황하지 않도록 늘 깨어 기도하며 빛의 등불, 사랑의 등불, 의의 등불을 밝히며 언젠가 찾아올 그날과 그때를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이 오실 때 부끄럽거나 책망받지 않고 오히려 주님께 칭찬받을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고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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