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절, 새하늘과 새땅

창조절 열두번째 주일 / 11월 세번째 주일
창조절, 새하늘과 새땅
이사야서 65:17-25, 데살로니가후서 3:6-13
정해빈 목사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요즘 한국 기독교방송국(CBS)이 만든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가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인터넷으로(www.dotoritv.com)에 들어가셔서 “영화”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제국주의에 맞섰던 사람들, 당대에는 이기지 못했지만 역사에서는 승리한 우리들의 이야기”

이런 글귀가 보입니다. 압록강과 두만강 북쪽 지역을 간도 땅이라고 부르는데 서북쪽은 서간도, 동북쪽은 북간도라고 부릅니다. ‘간도 대통령’이라 불린 규암 김약연 목사 집안을 비롯해 윤동주 집안, 문익환 집안 등이 북간도로 이주해 600만 평을 사서 새로운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농사를 지으면 1/3은 살림하는데 사용하고(경전), 1/3은 교육에 사용하고(학전), 1/3은 독립운동을 후원하는데 사용했습니다.(군전). 3.1운동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북간도에서 일어났고 청산리 전투, 봉오동 전투에서도 다수의 북간도 기독교인들이 참여했습니다. 집을 지을 때도 기와지붕 처마 끝에 태극기 문양과 십자가를 그린 “막새기와”를 만들어서 지붕을 만들었습니다. 자신들이 조선 사람이고 조선의 독립을 기독교를 통해 이루겠다는 각오를 이런 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면 일제 간섭을 피해 두만강을 건너간 사람들이 어떻게 마을을 만들었고 어떻게 기독교신앙을 받아들였고 어떻게 독립운동을 했고 어떻게 캐나다선교사들을 만났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북간도 기독교인들은 모두가 평등한 마을을 만들었고 생명과 평화와 인권과 독립을 위해서 땀을 흘렸습니다. 그들은 나중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들의 노력은 성공했을까요?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일제의 탄압을 받아서 교회가 불타고 마을이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그들의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들을 기억하는 것은 그들이 성공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방향/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소득을 3개로 나누고 기와에 태극문양과 십자가를 그려놓고 학교와 교회를 세운 것이 큰 소득 없이 끝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독립을 기도했고 노래했고 꿈꾸었고 실천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고 노래하고 꿈꾸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대에는 이기지 못했지만 역사에서는 승리한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글귀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당장 길이 보이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고 노래하고 꿈꾸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도하고 노래하고 꿈꾸고 실천하는 것이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우리 삶의 방향을 가르쳐 줍니다. 이것이 북간도 기독교인들의 삶과 신앙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메시지입니다. 지금 현실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기도하고 노래하고 꿈꾸고 실천하는 신앙이 기독교 신앙입니다.

오늘 우리가 첫 번째로 읽은 이사야서 65장 말씀을 보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새하늘과 새땅에 대한 말씀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새하늘과 새땅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예루살렘은 기쁨이 가득 찬 도성이 되고, 다시는 울음소리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몇 날 살지 못하고 죽는 아이가 없고, 백 살에 죽는 사람을 젊은이라고 할 정도로 모든 노인들이 장수하고, 집을 지은 사람들이 자기가 지은 집에 들어가 살고, 포도나무를 심은 사람들이 자기가 기른 나무의 열매를 먹고,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풀을 먹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뱀이 흙을 먹이로 삼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산에서는 서로 해치거나 상하게 하는 일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이사야 선지자가 선포했습니다. 정말 이런 세상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해치거나 상처주지 않고 모두가 기쁨과 평화를 누리고 모두가 장수하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뒤집어서 해석하면, 이사야가 살았던 시대가 그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강자들이 쳐들어와서 남의 집과 포도원을 빼앗고 아이들은 병 들어서 일찍 죽고 노인들도 장수하지 못합니다. 이사야서 65장은 히브리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후의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70년 만에 포로에서 돌아와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는데 세상은 옛날과 그대로입니다. 바벨론이 무너지니까 페르시아가 등장하고 페르시아가 무너지니까 헬라왕국이 등장해서 식민지 백성들을 괴롭힙니다. 역사에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사야는 절망 가운데서 사는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만드실 새하늘과 새땅을 선포했습니다. 예언자의 사명은 정의와 평화가 가득찬 미래를 선포하고 노래하는 것입니다. 미래를 선포하고 노래함으로써 백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 예언자의 사명입니다.

사도바울은 오늘 우리가 두 번째로 읽은 데살로니가서후서 2장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서 어느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으려고 수고하고 고생하면서 밤낮으로 일하였습니다. 일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마십시오. 우리가 들으니 여러분 가운데는 무절제하게 살면서 일은 하지 않고 일을 만들기만 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고 합니다. 조용히 일해서 자기가 먹을 것을 자기가 벌어서 먹으십시오. 형제자매 여러분,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마십시오.”

이사야 시대 백성들이 강대국의 침략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리고 절망 속에서 살았다면 데살로니가 교인들은 정반대로 지나친 종말론 신앙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사야 시대 사람들은 종말론을 잃어버렸고 데살로니가 교인들은 종말론에 너무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종말, 새하늘과 새땅을 기다리는 것은 좋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신세를 지려고 하지 말고 자기 먹을 것을 자기가 벌어서 먹으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미래가 빨리 오지 않는다고 해서 낙심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참된 종말론 신앙은 현실을 도피하지 않습니다. 미래를 기다리면서 동시에 지금 현실에 최선을 다합니다. 현실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낙심하지 않고 새하늘과 새땅이 이루어질 때까지 낙심하지 않고 선을 행하는 신앙이 올바른 기독교 신앙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창조절 절기를 마치면서 새하늘과 새땅에 대해서 묵상했습니다. 우리들은 지금 현재 세상이 새하늘과 새땅으로 변화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새하늘과 새땅은 창조의 완성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완성을 위해서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살고 모두가 100살까지 건강하게 사는 세상, 모든 사람이 자기 집을 빼앗기지 않고 인종/연령/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세상, 인간과 자연이 서로 의지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우리는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고난 가운데서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새하늘과 새땅을 선포하며 백성들을 위로하였고 사도바울은 종말을 기다리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남의 신세를 지려고 하지 말고 주님이 오실 때까지 열심히 땀 흘리면서 일을 하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없이 일하실 수 없고 우리도 하나님 없이 일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하늘과 새땅은 하나님께서 만드시지만 새하늘과 새땅을 준비하고 앞당기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목표와 방향과 꿈을 주시고 우리는 그 목표와 방향과 꿈을 향해서 열심히 땀 흘릴 때 새하늘과 새땅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미래를 바라보는 신앙입니다. 지금 현실이 어렵지만 새하늘과 새땅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그 꿈을 향해서 기도하고 노래하고 꿈꾸고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Creation, new heavens and a new earth
Isaiah 65:17-25, 2 Thessalonians 3:6-13

I am about to create new heavens and a new earth; the former things shall not be remembered or come to mind. No more shall there be in it an infant that lives but a few days, or an old person who does not live out a lifetime; for one who dies at a hundred years will be considered a youth, and one who falls short of a hundred will be considered accursed. They shall build houses and inhabit them; they shall plant vineyards and eat their fruit. The wolf and the lamb shall feed together, the lion shall eat straw like the ox; but the serpent—its food shall be dust! They shall not hurt or destroy on all my holy mountain. (Isaiah 65:17-25). Now we command you, beloved, in the name of our Lord Jesus Christ, to keep away from believers who are living in idleness and not according to the tradition that they received from us. For even when we were with you, we gave you this command: Anyone unwilling to work should not eat. For we hear that some of you are living in idleness, mere busybodies, not doing any work. Now such persons we command and exhort in the Lord Jesus Christ to do their work quietly and to earn their own living. Brothers and sisters, do not be weary in doing what is right. (Thessalonians 3:6-13)

At the end of the season of Creation, we are called to meditate on the words of Isaiah and 2 Thessalonians today. In Isaiah chapter 65, the prophet Isaiah proclaimed God’s promised “new heavens and a new earth” to his suffering colonized people. In a world where children do not lose their lives early, old people live their lives fully, their homes and vineyards are not taken away, they do not harm each other, wolves and lambs eat grass together, and humans and nature depend on each other and live in peace. He sang. Indeed, we are praying that this world of division, conflict and pain will be transformed into new heavens and a new earth. We believe that God is still working for the restoration of creation. The Apostle Paul also told the Church members of Thessalonica, who did nothing but wait for the end. “Anyone unwilling to work should not eat. Do your work quietly and earn your own living. Do not be weary in doing what is right.” New heavens and a new earth will be made by God, but it is our work and duty to prepare and advance that new creation. We remember that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Korean Christians who lived in North Jiandao had been persecuted, for dreaming, praying, and practicing independence. When we sweat hard toward the goals, directions, and dreams that God gives us, new heavens and a new earth will come to us. We are called not to give up in the midst of suffering, but to look to God’s promises.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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