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0. '임인년' 대선의 해 밝았다…담대한 용기로 희망을 선택하자
작성자
akuc
작성일
2021-12-30 23:43
조회
393
다가오는 호랑이의 해
다사다난했던 2021년 신축년(辛丑年)이 저물고 '검은 호랑이'라는 뜻의 2022년 임인년(壬寅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지난 18일 오전 눈 쌓인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촬영한 벵골 호랑이의 모습. 2021.12.30
오늘 12월 30일,목요일 아래는 한국 연합뉴스를 올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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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임인년' 대선의 해 밝았다…담대한 용기로 희망을 선택하자
신축년이 저물고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새해의 동이 터오면서 코로나 팬데믹의 어둠이 곧 물러가리라는 때 이른 희망을 품게 된다. 희망 속에서야 멈춰 섰던 일상은 기지개를 켤 수 있어서다. 하지만 서울 광진구 먹자골목 일대에서 상점들의 불빛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다시 마음 한편이 무거워지고 만다. 코로나 방역 조치 재강화에 항의하는 지역 상인들이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며 불을 끈 채 영업하는 '소등 시위'에 나섰다는 것이다. "살려 달라"는 자영업자들의 절규가 이처럼 높고도 깊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비록 어제와 오늘은 힘겨웠지만 내일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검은 호랑이의 기개와 용맹으로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도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따뜻한 위로와 협력, 그리고 담대한 용기가 있다면 치유와 회복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대전환의 시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를 20대 대선이 목전에 다가왔다. 3월 9일 대선의 위대한 선택이 우리를 기다린다.
우리 사회는 갈림길에 서 있다. 5년 전 가을과 겨울 질풍노도의 시간이 있었다. 국정농단에 촛불을 든 국민은 "이게 나라냐"고 외쳤고 적폐 세력을 몰아냈다. 문재인 정부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약속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새 대통령을 뽑는 역사적 선택의 도정에 다시 섰다. 코로나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상생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좋은 리더십을 고를 수 있을까. 대선까지 남은 두 달여를 무연히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공정과 정의, 안전, 통합의 회복을 염원하는 우리의 여망을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선 유력후보들 본인과 가족사를 둘러싼 극단의 진흙탕 공방을 지켜보는 국민은 차라리 절망적이다. 양극화, 일자리, 성장, 복지와 분배, 한반도 안보 등 난제가 수북하지만 모두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이대로라면 '차악(次惡)을 뽑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 없다. 그래도 섣불리 꿈과 희망을 거두지는 말자. 5년마다 돌아오는 대선은 공동체의 가치와 비전을 놓고 치열한 논쟁과 절충, 합의가 모색되는 귀하디귀한 시간이다. 위중한 시기에 국가경영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대선 후보들의 비전과 역량을 따지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새해에는 먼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나아가 코로나 이후의 삶을 모색하는 일에 매진하자. 코로나19 먹는 알약 치료제를 충분히 확보해 백신접종을 통한 예방과 병행하는 일이 중차대하다. 팬데믹 초기 백신 확보 경쟁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2년여의 원격수업으로 심화한 초중고교생들의 학력 격차를 줄이는 일도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계층 간, 지역 간 학습격차를 메울 근본 대책을 마련하자. '학습 사다리'마저 흔들리면 공정과 정의의 기반은 심히 훼손되고 만다. 이처럼 생명을 보호하고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기반을 다지는 일에 어떤 후보가 가장 최적인지 잘 살펴야 한다. 특히 팬데믹 재난은 우리 경제에 적잖이 타격을 주며 사회 분열의 골을 깊게 팼다. 불평등과 양극화를 타개할 해법을 모색하자. 집값과 전셋값이 폭등한 가운데 무주택자와 젊은 층이 '영끌' 대열에 동참하며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서민의 주거 불안과 빈곤은 저출산ㆍ고령화를 낳아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인구는 50년 내 1천418만 명으로 줄게 된다. 망국적인 인구소멸의 수준이다. 생산연령은 급감하고 부양받을 노인은 급증해 성장잠재력이 크게 위협받을 전망이다. 이번 대선이 성장과 복지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구조적 위기에 메스를 들이대는 절호의 기회여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청년층에 달려있다. 이번 대선의 '스윙보터'로도 평가받는 이들 계층은 부족한 일자리에 좌절하며 우리 사회가 진정 공정한가 되묻고 있다. 정부는 새해 예산 31조 원을 투입해 일자리 105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비정규직과 자투리 일자리의 양산이라면 곤란하다. 취업전선의 낙오자가 늘면 양극화는 심화하고 사회는 불안정해질 것이다. 불요불급한 기업 규제를 풀고 인공지능(AI)과 플랫폼 등 디지털에 기반을 둔 4차 산업혁명이 가속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
대선 후보들 가운데 누가 '연결과 소통'으로 수익과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세상을 더욱 잘 선도할 수 있는지 따져보자. 그런가 하면, 팬데믹 사태는 기후 대응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만약 전 세계가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040년 이전에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 온난화로 시베리아 영구 동토가 녹으며 순록의 사체 속에 있던 탄저균이 되살아나 인간에게 전파되고 있다고 한다. 온난화로 바이러스가 주기적으로 창궐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더는 대한민국이 '기후 악당'의 오명을 들어서는 안 된다. 탈석탄과 탄소중립에 대한 후보들의 의지를 면밀하게 검증해보자.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심각하다. 이번 대선이 청와대 권력 축소와 협치의 정당정치 모델을 수립하는 계기로 삼자. 우리 사회는 이념과 세대, 빈부, 젠더의 치열한 격전장이 된 지 오래다. 더는 청와대가 국정의 전 분야를 좌우하도록 둘 수 없다. 중앙의 과도한 권한을 줄이고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는 일도 절실하다. 승자 독식과 전방위 분열을 부추기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이제 손질해야 한다. 제대로 된 개헌 논의를 시작해보자. 이와 함께, 차기 대통령이 마주할 외교·안보 상황이 실로 엄중하다. 미·중의 패권 경쟁으로 한반도가 양국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다. 대일 관계는 완전히 멈췄고, 북한의 비핵화는 요원하다.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소수 대란에서 보듯 외교 갈등이 글로벌 가치사슬을 건드려 국내경제를 직격하는 연쇄구조가 깊어졌다. 팬데믹까지 덮친 작금의 외교·안보는 패러다임의 틀 자체가 바뀌는 대전환기다. 차기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지렛대 삼아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외교로 전환의 파고를 넘을 혜안의 소유자라야 한다.
끝을 모르는 팬데믹에 우리의 심신은 많이 지쳤다. 팬데믹이 일종의 독감과 같은 계절성 감염병(엔데믹)으로 누그러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바이러스의 향방을 누가 점치겠는가. 하지만 암울한 디스토피아가 우리의 미래가 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의 일상이 '언택트'(비대면)를 넘어 연결(On)이 가미된 '온택트'의 흐름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 고무적이다. 온라인 공연과 화상 재택근무, 원격수업이 더는 낯설지 않다. 허드렛일로 여겨지던 가사와 육아, 요양 등 돌봄 노동과 배달 노동의 가치에 눈뜨게 된 건 망외의 성과다. 이처럼 사회적 약자의 삶과 고통에 공감함으로써 우리는 흔들리는 공동체의 재건을 위한 발걸음을 뗄 수 있게 됐다. 재난의 시기, 방탄소년단(BTS)이 발신한 메시지는 위로와 격려의 서사였다. 그들이 부르는 '앤써 : 러브 마이셀프(Answer : Love Myself)'의 가사를 흥얼거리며 나와 내가 속한 공동체, 나아가 지구촌이 연결돼 있다는 끈끈한 소통과 연대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과 '지옥' 등 K-드라마의 글로벌 흥행에 우리의 자부심은 한껏 고양됐다. 지구촌의 많은 젊은이가 K-콘텐츠를 즐기며 길어진 '집콕'으로 인한 '코로나 블루'의 우울감을 떨쳐낼 수 있었으리라.
다시 대선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프랑스 정치사상가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일갈을 떠올린다. 정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일 것이다. 네거티브가 판을 치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지만 마냥 외면할 수 없는 까닭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전방위 난제에 코로나 위기까지 겹친 거대한 혼돈의 시간을 건너가고 있다. 우리의 삶을 개선하면서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유력주자로서 양강을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도 도전자로 나섰다. 이들 가운데 누가 치유와 회복, 공정과 평등, 포용과 통합을 끌어낼 후보인지 꼼꼼히 따져보자. 네거티브로 시종일관하는 후보를 뽑을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대중에 아부하는 포퓰리즘과 거짓 선동, 빈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 역시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정쟁을 부추기고 진영논리에 매몰된 후보가 좋은 대통령이 될 리 없지 않은가. 소박하지만 성실한 언어로 희망과 비전, 정책을 제시하고 설득하는 후보의 말에 귀 기울여보자. 대선은 미래에 대한 선택이다. 그리고 주권자의 담대한 선택만이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