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여성 예언자들의 노래

대림절 세번째 주일 / 12월 세번째 주일
사무엘기상 2:1-10, 누가복음 1:47-55
대림절, 여성 예언자들의 노래
정해빈 목사

 

오늘 성경말씀을 보면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 세례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이렇게 어머니이자 여성 예언자인 3명의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여인들이었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 예언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꼭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메시야를 탄생시킨 어머니들입니다. 어머니가 없었으면 메시야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들은 메시야의 어머니들이었고 어떤 면에서 보면 이들 자신들이 메시야이기도 했습니다. 메시야는 기름부음받은 자, 고난 중에 있는 백성들을 고난에서 구할 자,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을 가리키는데 보통 남자 왕이나 남자 제사장이나 남자 예언자를 가리켰습니다. 한나와 엘리사벳과 마리아는 남자도 아니었고 유명한 사람도 아니었고 기름부음도 받지 못했고 공식적으로 왕도 아니고 제사장도 아니고 예언자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하나님의 뜻을 정확하게 선포한 숨어있는 예언자들이었습니다. 대림절을 맞아서 이들의 이름을 한번 더 기억하고자 합니다.

사무엘기상 2장에 나오는 한나는 엘가나의 첫번째 부인이었는데 자녀가 없었습니다. 둘째 부인인 브닌나가 아이를 갖고나서 한나를 업신여겼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한나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그가 사무엘을 낳게 해 주셨습니다. 한나는 사무엘을 젖을 뗄 때까지 기른 다음에 그를 엘리 제사장에게 맡겼고 사무엘은 어릴 때부터 엘리 제사장 밑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오늘 말씀에 나오는 한나의 찬양을 보면 그가 하나님의 뜻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예언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은 사람을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유하게도 하시고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신다. 가난한 사람을 티끌에서 일으키시며 궁핍한 사람을 거름더미에서 들어 올리셔서 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게 하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주님께서 자신처럼 낮고 천한 사람들을 사랑하시고 그들을 통해서 큰일을 행하신다고 고백했습니다. 한나가 살았던 시대는 왕이 없고 재판관/사사들이 백성들을 통치하던 사사 시대였는데 재판관들이 자기 마음대로 재판하였기 때문에 세상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웠습니다. 한나는 사무엘이 메시야로 성장해서 세상을 바르게 통치하기를 기대했습니다.

오늘 말씀 10절을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주님께서 땅 끝까지 심판하시고 세우신 왕에게 힘을 주시며 기름부어 세우신 왕에게 승리를 안겨 주실 것이다.”

여기 나오는 “기름부어 세우신 왕”을 뜻하는 말이 “메시야”입니다. 한나가 메시야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습니다. 한나는 자신이 낳은 사무엘이 나중에 메시야가 되어서 이 세상을 하나님 뜻대로 바르게 통치하기를 기도했습니다. 실제로 사무엘은 가장 혼란스러운 시대에 메시야 역할을 잘 감당했습니다. 옛날 유대인들의 어머니는 자기 자식이 메시야가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단순히 내 자식이 성공하고 잘 되기를 기도한 것이 아니라 내 자식을 일찍부터 하나님께 바쳐서, 하나님의 뜻대로 교육받아서, 하나님의 뜻을 세상에 바르게 전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두번째로 읽은 누가복음에는 엘리사벳과 마리아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요셉이 주인공이었는데 누가복음에서는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엘리사벳은 나이가 많은 상태에서 아이를 가졌기 때문에 다섯 달 동안 숨어 있었고 마리아는 나이가 어린 상태에서 아이를 가졌기 때문에 두려워했습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고 네 친척 엘리사벳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아이를 가졌고 하나님에게는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을 찾아가서 3개월간 함께 지냈습니다. 함께 지내면서 서로 위로하고 격려했을 것입니다. 남자들은 모여서 30분이 지나면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는데 여자들은 몇시간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눕니다. 수다를 떠는 것이 아니라 삶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걱정과 불안 속에 있는 두 여자, 늙은 여자와 젊은 여자가 만나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지켜주었습니다. 남자들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여자들은 같이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성들이 훨씬 더 공동체적이고 정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리아도 한나처럼 하나님의 구원능력을 노래했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마음이 내 구주 하나님을 좋아함은 그가 이 여종의 비천함을 보살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는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

한나의 노래와 마리아의 노래 모두 예언자적인 노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잘못된 권력자들을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시고 주린 사람들을 배부르게 하실 것이라고 노래했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를 라틴어로 하면 Magnificat anima mea Dominum 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마리아의 찬가를 라틴어 첫글자를 따서 “마그니피카트”라고 부릅니다.

“마리아”라는 이름을 히브리어로 하면 “미리암”이 됩니다. 성경을 번역하면서 “미리암”이 “마리암”이 되었고 “마리암”이 “마리아”가 되었습니다. 출애굽기 15장을 보면 히브리 백성들이 홍해바다를 건넜을 때 미리암이 다른 여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바로의 군대가 바다로 들어갔을 때 주님께서 바닷물을 돌이키셔서 그들을 덮으셨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은 바다 한가운데로 마른 땅을 밟고 건넜다. 그 때에, 아론의 누이요 예언자인 미리암이 손에 소구를 드니 여인들이 모두 그를 따라 나와 소구를 들고 춤을 추었다. 미리암이 노래를 불렀다. “주님을 찬송하여라. 그지없이 높으신 분, 말과 기병을 바다에 던져 넣으셨다.””

출애굽기는 미리암을 아론의 누이요 예언자라고 소개했습니다. 구약의 미리암과 한나, 신약의 엘리사벳과 마리아 모두 낮고 천한 자들을 일으키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노래했습니다. 이들 여성들이 있었기 때문에 모세/사무엘/세례요한/예수, 역사를 구원하는 메시야들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최근에 [82년생 김지영]이라는 한국소설이 영어로 번역되었습니다. 30대 여성이 아이를 기르면서 겪는 어려움/차별을 잘 설명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성들이 차별을 당하는데 수천 년 전에는 더 했을 것입니다. 미리암과 한나 시대에는 왕과 재판관이 부패했고 엘리사벳과 마리아 시대에는 로마가 세상을 지배했습니다. 그들은 식민지 시대 고통받는 여성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고난 중에도 하나님의 능력을 노래하였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들을 통해서 새역사를 이루셨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낳은 아이들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야가 되기를 노래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앞으로 태어날 아기들이 이 세상을 짊어지고 책임질 메시야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래의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으면 누가 노인들을 봉양하고 누가 세상일을 맡아서 하겠습니까? 미래 세대가 등장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 희망이 없습니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이 세상의 희망이요 메시야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름없는 여성들/어머니들을 축복하시고 그들을 통해서 태어나는 미래 세대를 통해서 새역사를 이루십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언제나 그렇게 낮은 곳에서 시작됩니다. 낮고 천한 사람들을 일으키시는 하나님, 그들을 통해 새역사를 이루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용기를 갖고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Advent, songs of the female prophets
1 Samuel 2:1-10, Luke 1:47-55

My soul magnifies the Lord, and my spirit rejoices in God my Savior, for he has looked with favor on the lowliness of his servant. Surely, from now on all generations will call me blessed; for the Mighty One has done great things for me, and holy is his name. His mercy is for those who fear him from generation to generation. He has shown strength with his arm; he has scattered the proud in the thoughts of their hearts. He has brought down the powerful from their thrones, and lifted up the lowly; he has filled the hungry with good things, and sent the rich away empty. He has helped his servant Israel, in remembrance of his mercy, according to the promise he made to our ancestors, to Abraham and to his descendants forever.” (Luke 1:47-55). The book of Exodus, 1 Samuel and Luke testify to us the story of the female prophets who had lived faithfully in a time of suffering. Miriam and Hannah lived in an age of corrupt kings and judges, while Elizabeth and Mary lived in Roman colonial times. As women, they suffered from poverty and discrimination, but they did not yield to this. They prayed and sought God’s power of salvation. God heard their prayers and made them give birth to Messiahs. If the Messiah refers to someone who saves the world, all the babies born through women would be the Messiahs. They are the ones who will take on and wrestle with the future world. If there is no future generation, there will be no hope in this world. God called suffering women as prophets and through whom the Messiahs were born. Indeed, God’s work is done through the lowly. And we are called to testify to this fact.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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