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칼을 쳐서 보습을

대림절 첫번째 주일 / 12월 첫번째 주일
이사야서 2:1-5, 마태복음 24:36-42
대림절, 칼을 쳐서 보습을
정해빈 목사

 

미국 뉴욕에 있는 UN(United Nations, 국제연합) 빌딩에 가보면 오늘 우리가 읽은 이사야 2장 말씀이 벽에 돌로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They shall beat their swords into plowshares, and their spears into pruning hooks; nation shall not lift up sword against nation, neither shall they learn war any more.

“그들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 나오는 plowshare는 보습/쟁기를 가리키고 pruning hooks는 가지치기하는 낫을 가리킵니다. 이사야는 주님께서 칼과 창을 녹여서 쟁기를 만들 것이라고 선포했습니다. 칼과 창은 보기에도 위험합니다. 칼과 창은 물건을 자르고 찌르는데 쓰는 것 외에는 쓸데가 없습니다. 하지만 쟁기는 흙을 갈고 식물을 심는데 사용됩니다. 칼은 생명을 죽이고 쟁기는 생명을 살립니다. 집집마다 칼이 서너 개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어느 집에 칼이 수백 개 있다면 그 집은 정상이 아니라 이상하고 위험한 집일 것입니다.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 UN이 만들어졌는데 이사야 말씀처럼 이제는 더 이상 나라들이 모여서 서로 싸우지 말고 칼과 창을 녹여서 인류 행복을 위해서 사용하자는 뜻에서 성경말씀을 벽에 새겼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지금 강대국들은 서로를 겨냥하며 수천 개의 핵무기를 쌓아놓고 있습니다. 어느 집에 칼이 수백 개 있으면 그 집이 이상하고 위험한 것처럼, 핵무기를 수천 개 쌓아놓고 있는 나라들은 이상하고 위험합니다. 지금도 한반도는 물론이고 세계 여기저기에서 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UN이 중재역할을 잘해서 칼을 쟁기로 녹이고 더 이상 전쟁도 없고 군사훈련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세계 모든 나라들이 무기를 사고 개발하는데 쓰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사용한다면 인류는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할 것입니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지도자가 있을까요?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수없이 많은 지도자가 있었지만 칼과 창을 녹여서 쟁기를 만드는 지도자는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지도자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말씀처럼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백성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해 주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대림절 절기를 지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세상 달력은 1월 1일 시작하지만 교회달력은 대림절(Advent)부터 시작합니다. 오늘이 교회달력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대림절은 “도착한다, 기다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 첫번째 촛불은 희망을 상징합니다. 우리들은 오늘 예수님이 다시 오셔서 이 땅을 새롭게 해주시고 이 땅에 평화를 주시기를 기다리며 희망을 상징하는 촛불을 켰습니다. 세상이 힘들면 힘들수록 희망을 말하고 노래해야 합니다. 희망이 우리들을 다시 일으켜 주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줍니다. 민족 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 있고 UN이 해야 할 일이 있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모든 인류가 사이좋게 앉아서 주님을 찬양하는 희망, 칼과 창이 녹아서 쟁기가 되는 희망을 선포하고 실천하도록 우리는 부름 받았습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갑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님의 길을 가르치실 것이니 주님께서 가르치시는 길을 따릅시다. 우리 함께 주님의 빛 가운데서 걸어갑시다” 이렇게 외치고 희망을 선포하라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늘 말씀을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두번째로 읽은 마태복음 말씀은 종말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 날과 그 시각은 하늘의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고 노아 시대에 홍수가 나는 것을 사람들이 알지 못한 것처럼 인자가 올 때도 그러할 것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두 사람이 밭에 있는데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질 것이고 두 여자가 맷돌을 갈고 있는데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둘 것이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땅에서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을 가진 한자말이 휴거(携擧, 이끌 휴, 들어올릴 거, 이끌어서 하늘로 올린다, rapture)입니다. 주님이 다시 오실 때 성도들이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는 사람들은 오늘 말씀이 휴거를 가리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글성경은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질 것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영어성경은 one will be taken and one will be left,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남는다고 표현을 했습니다.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원래 그 자리에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데려가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원래 그 자리에 남아있는 것이 좋을까요? 바로 앞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를 보면 어느 것이 좋은 지를 알 수 있습니다. 때를 알지 못하고 먹고 마신 사람들은 모두 홍수에 휩쓸려갔지만 때를 알고 때를 준비한 노아의 가족들은 끝까지 남았습니다.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은 노아의 가족들이 인류의 새역사를 시작했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유혹을 받아서 이리저리 끌려다닐 때가 있고 때로는 전쟁/재난/사고 때문에 갑자기 세상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마태복음이 쓰여질 당시 핍박과 유혹을 받아서 마태교회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었고 전쟁/재난/사고 때문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이 힘들고 불안하기 때문에 때로는 원래 있던 자리를 지키기가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 자리에 끝까지 남아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이 희망이 있는 것은 미래의 때를 준비하면서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 끝까지 남아서 밭을 갈고 물레를 돌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역사는 발전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희망을 상징하는 대림절 첫번째 촛불을 켜며 주님께서 칼과 창을 녹여서 쟁기를 만들어 주실 것을 우리는 고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주님 혼자서 하실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우리도 해야 할 일입니다. 이사야와 마태복음에 공통적으로 쟁기와 관련된 말씀이 나왔습니다. 칼과 창을 녹여서 쟁기를 만들고 그 쟁기를 들고 휩쓸리지 않고 끝까지 남아서 밭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을 때, 하나님의 약속은 이루어 질 것입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우리가 감당해야 할 사명을 다하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Advent, beating their swords into plowshares
Isaiah 2:1-5, Matthew 24:36-42

Today is the first Sunday of Advent when a new church calendar begins. While the secular calendar starts on January 1st, the church calendar starts on Advent. Advent means “to wait and arrive,” and the first candle of Advent symbolizes “hope.” Lighting up the first candle, we are waiting for the Christ to come again and turn the sword and spear into plows. Hope is not just delusion, but vision and practice. It raises us up again and teaches us what to do. We firmly believe that, as a prophet Isaiah proclaimed, God will resolve conflicts between nations. But at the same time, It is also our mission. We are called to sit together and praise the Lord, proclaiming and drawing a future where the sword and spear will be melt and become plows. The second chapter of Matthew 24 tells us that the day and time are known only to the Father and not to the people. Just as people were swept away in Noah’s day, it says, there will be the one who is taken away and the other one who is left behind. It seems that Matthew encourages the congregation to remain faithful in witness even in the midst of conflict until the second coming. The left behind are those blessed who have escaped the great judgment just as Noah’s family escaped the flood. It was the families of Noah who had not been swept away but remained to the end to prepare for a new future. God’s promise will be fulfilled when we remain till the end, waiting for the Lord’s time, plowing the fields and grinding meal.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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