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예수께서 유혹을 받으셨다

사순절 첫번째 주일/3월 두번째 주일
사순절, 예수께서 유혹을 받으셨다
누가복음 4:1 – 13
정해빈 목사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이번 주일 성서일과에 해당하는 누가복음 4장, 예수님이 광야에서 시험받고 유혹받으신 이야기를 함께 읽었습니다. 사순절 기간이 되면 예수님이 시험받으신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사순절은 고난과 시련, 시험과 유혹에 대해서 묵상하는 절기입니다. 우리들이 세상을 살다보면 고난과 시련을 받을 때가 있고 시험과 유혹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가 오면 예수님이 고난과 시련, 시험과 유혹을 이기신 것을 기억하고 우리도 예수님처럼 고난과 시련, 시험과 유혹을 이기라는 뜻에서 사순절 말씀으로 오늘 말씀이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자세히 읽어보면 예수님이 세례받으신 후에 성령께서 예수님을 광야로 인도하셨고 광야에서 악마의 유혹을 받으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동적으로 표현하면 예수님의 광야 40일 기간은 악마의 유혹을 받는 기간이었지만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예수님의 광야 40일 기간은 공생애를 하시기 전에 기도하고 훈련하고 연단 받으면서 당신의 사역을 준비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40일을 지내면서 세상에 나가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할 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명하게 깨달으셨습니다. 오늘 말씀은 한가지 중요한 교훈을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시험과 유혹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 시험과 유혹이 왜 나에게 다가왔는지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대체로 세상의 유혹은 나의 약점을 파고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약점이 무엇인지, 나를 유혹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를 유혹하는 것이 무언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내가 누구인지, 나의 사명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40일 광야에서 금식하면서 하나님 나라를 방해하는 악마의 유혹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깨달으셨습니다. 나를 유혹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깨달을 때, 우리는 성숙한 사람, 사명이 분명한 사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가장 먼저 굶주리는 백성들을 배부르게 먹여야 할 것이 아닙니까? 빵이 부족하다면 돌을 빵으로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예수님은 이 유혹에 대해서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고 대답하셨습니다. 빵을 먹을 때는 말씀도 같이 먹어야 합니다. 말씀과 빵이 서로 만나야 합니다. 빵은 말씀의 지시를 받아야 합니다. 말씀의 지시를 받지 않는 물질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자기 욕심을 채우는 수단이 되고 말 것입니다. 예수님이 돌로 빵 100개를 만들어서 10명에게 주면 모든 사람이 배부르게 먹을까요? 한 사람이 10개씩 먹으면 모두가 배부를 것 같지만 아마도 힘센 사람이 빵을 차지하려고 하면 배부른 사람과 배고픈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굶주리는 것은 빵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말씀대로 빵을 나누지 않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훈련이 없으면 아무리 빵을 많이 만들어도 굶주림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히브리 백성들이 광야생활 할 때 만나를 내려주셨는데 내일 먹을 것은 내일 거두고 오늘은 오늘 먹을 것만 거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광주리에 담았는데 하루가 지나고 보니까 다 썩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만나를 통해서 히브리 백성들에게 말씀에 순종하는 훈련, 욕심을 줄이는 훈련, 물질을 바르게 사용하는 훈련을 시키셨습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오병이어의 기적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이셨는데 마지막에 음식이 12 광주리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음식이 12 광주리에 남을 수 있었을까요? 사람들이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싸가려고 하였다면 음식이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군중들이 예수님 말씀에 감동받고 말씀의 지시를 따랐기 때문에 음식이 남을 수 있었습니다. 만나와 오병이어 이야기는 말씀의 지시를 받아서 물질을 사용할 때 모두에게 풍성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물질을 사용할 때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말씀의 거울에 비추어 보라는 뜻에서 예수님은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악마는 두번째로 나에게 엎드려 절하면 세상 모든 나라의 권세와 영광을 주겠다고 유혹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세상 모든 나라의 권세와 영광은 당시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로마제국의 권력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악마는 로마제국에 엎드려 절하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권한을 나누어 주겠다고 예수님을 유혹했습니다. 마치 일제 강점기에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 사람들에게 일제에 순종하면 권력을 나누어 주겠다고 말한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은 불의한 권력에 복종하는 것을 거부하셨습니다. 성경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나중에 제자들에게 “세상 권력자들은 백성들을 마구 짓누르고 폭력을 행사하지만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너희는 백성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유혹 중의 하나가 힘/권력에 대한 유혹입니다. 힘/권력이 있으면 그 힘/권력을 이용해서 자기 욕심을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으 제자들에게 너희는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악마는 세번째로 예수님을 예루살렘 성전 꼭대기로 데리고 가서 여기서 뛰어내리면 하나님이 너를 지키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번째 유혹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일어났다는 말은 이 유혹이 잘못된 종교와 관련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당시 예루살렘 성전은 강도의 소굴과 같아서 그곳에는 부패하고 타락한 제사장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가난한 자를 돌보지 않고 종교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혹세무민하고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고 하나님을 이용하고 자기를 자랑하는 종교는 거짓 종교입니다. 첫번째 유혹이 잘못된 물질에 대한 유혹이고 두번째 유혹이 잘못된 힘/권력에 대한 유혹이라면 세번째 유혹은 잘못된 종교, 자기과시/자기명예/자기우상의 유혹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잘못된 경제, 잘못된 정치, 잘못된 종교의 유혹을 분명하게 보시고 말씀과 기도를 통해서 이를 물리치셨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유혹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고 나라와 민족을 유혹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과 북한이 두번째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실무회담에서 다 합의했는데 미국이 서명을 안 하니까 화가 나서 미국 너희들이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는 핵무기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입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세계 최강대국이니까 너희 북한은 우리에게 무조건 항복하라고 강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국 국민들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남북한의 대화를 통해서 다함께 잘사는 나라, 평화로운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인지, 아니면 서로 싸우다가 다같이 망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유시민 씨가 쓴 [나의 한국 현대사] 책을 보면 국가의 발전 단계를 4가지로 나누는 대목이 나옵니다. 보통 국가가 세워지면 처음에는 안보국가, 전쟁을 막고 나라를 튼튼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는 경제국가, 경제를 살려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민주국가,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민주국가 이후에는 빈부격차에 대한 불만 때문에 복지국가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면 복지국가 다음에는 무엇이 와야 할까요? 안보도 주요하고 경제-민주-복지도 중요하지만 그 다음에는 온 인류의 생명과 평화와 환경을 위해서 일하는 나라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예수님은 광야 훈련을 통해서 말씀이 없는 빵을 멀리하고, 정의롭지 못한 권력을 멀리하고, 타락한 종교를 멀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셨습니다. 물질의 유혹, 힘의 유혹, 자기우상의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셨습니다. 이러한 유혹을 깨달으셨기 때문에 예수님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마지막까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공생애를 마치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첫번째로는 나의 약점이 무엇인지, 나를 유혹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두번째로는 나에게 다가오는 유혹을 말씀과 기도로 물리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유혹을 물리칠 때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순절을 묵상하면서 예수께서 말씀과 기도로 3가지 유혹을 물리치신 것처럼, 말씀과 기도로 모든 유혹을 물리치고 승리하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Lent, Jesus was tempted
Luke 4:1 – 13

Jesus, full of the Holy Spirit, returned from the Jordan and was led by the Spirit in the wilderness, where for forty days he was tempted by the devil. He ate nothing at all during those days, and when they were over, he was famished. The devil said to him, “If you are the Son of God, command this stone to become a loaf of bread.” Jesus answered him, “It is written, ‘One does not live by bread alone.’” Then the devil[a] led him up and showed him in an instant all the kingdoms of the world. And the devil said to him, “To you I will give their glory and all this authority; for it has been given over to me, and I give it to anyone I please. If you, then, will worship me, it will all be yours.” Jesus answered him, “It is written, ‘Worship the Lord your God, and serve only him.’” Then the devil took him to Jerusalem, and placed him on the pinnacle of the temple, saying to him, “If you are the Son of God, throw yourself down from here, for it is written, ‘He will command his angels concerning you, to protect you,’ and ‘On their hands they will bear you up, so that you will not dash your foot against a stone.’” Jesus answered him, “It is said, ‘Do not put the Lord your God to the test.’” When the devil had finished every test, he departed from him until an opportune time. (Luke 4:1-13)

Today’s scripture points to the fact that Jesus, through 40 days of word and prayer, resisted three temptations of the devil. Truly Jesus overcame the temptation of possession, power, and idol. Because Jesus knew exactly the nature of the temptation to interfere with the kingdom of God, he was able to devote himself to public life without hesitation. The meditating of scriptures, on the first Sunday of Lent, invites us to think about what it is that tempts us today. We are called to be mature and whole by overcoming the temptation and through the word and prayer.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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