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 경건은 긍휼의 마음에서 온다

성령강림절  열다섯번째 주일 / 8월 다섯번째 주일
마가복음 7:1-5, 18-23, 야고보서 1:25-27
성령강림절, 경건은 긍휼의 마음에서 온다
정해빈목사

 

코로나 질병(Covid19)이 작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려면 4가지를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첫째로 백신주사를 맞아야 하고 둘째로 마스크를 써야하고 셋째로 손을 자주 씻어야 하고 넷째로 2미터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감염당하지 않으려면 또 내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지 않으려면 이 4가지를 실천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주사 맞으면 100불을 준다고 홍보해도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백신주사를 맞고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하고 손을 씻을 때는 최소 20초 동안 비누로 손을 문지르면서 씻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뉴스를 보니까 손을 씻을 때 생일축하노래, Happy Birthday를 부르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생일축하 노래가 20초 정도 되니까 노래 끝날 때까지 손을 씻으라는 말입니다. 사람의 신체 중에서 가장 더러운 부분이 손입니다. 손으로 여기저기를 만지기 때문에 손을 씻는 것이 전염병을 예방하는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사람들이 손을 자주 씻다보니 감기 독감 환자가 줄어들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가복음 7장 말씀에는 손을 씻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과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학자들이 예수께 몰려와서 왜 당신의 제자들이 씻지 않은 손으로 빵을 먹느냐고, 왜 장로들이 전하여 준 전통을 따르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느냐고 따졌습니다. 여기 나오는 장로들의 전통은 성경에 나오는 전통이 아니라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이 따로 만든 전통을 가리킵니다. 구약성경 레위기에 나오는 정결규정은 주로 제사장이 해야 할 정결규정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일반 백성들이 지켜야 할 정결규정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제사를 드리는 제사장은 엄격하게 정결규정을 지켜야 하지만 일반 백성들은 몇 가지만 조심하면 됩니다. 부정한 음식을 먹지 않고 시체를 만지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은 레위기에 나오는 정결규정이 일상생활에서 거룩을 실천하는데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반 백성들도 제사장들처럼 엄격하게 정결규정을 지켜야 한다고 그들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일반 백성들이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장로들의 전통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보통 어느 단체든지 그 단체가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을 좀더 자세하게 설명한 부칙이 있습니다. 부칙이 있는 것은 그 위에 있는 규칙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때로는 위에 있는 규칙보다 아래에 있는 부칙의 내용이 더 많을 때가 있습니다. 규칙보다 부칙의 내용이 더 많다면 그 단체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장로들의 전통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레위기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장로들의 전통을 만들었는데 일상생활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설명한 전통이 600개가 넘었습니다.

유대인들은 공동접시를 이용해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위생을 위해서 손을 씻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이 주장하는 손 씻는 것은 위생 때문이 아니라 정결/거룩을 위해서 손을 씻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성막을 자세히 보면 제사장들이 번제를 드릴 때 손을 씻기 위해 사용했던 물두멍, 물을 담은 넓은 항아리가 있습니다. 번제를 드리다보면 손이 더러워지기 때문에 손을 씻어야만 했고 더 나아가서 제사를 드리기 때문에 정결/거룩을 위해서 제사장은 항상 손을 씻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제사장 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지켜야 하는 정결규정, 장로들의 전통이 따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물이 귀해서 위생을 위해서 손을 씻는 것도 쉽지 않은 가난한 백성들이 제사장들처럼 매번 식사할 때마다 손을 씻는 것은 쉬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학자들은 제자들이 왜 장로의 전통을 따르지 않느냐고 예수님께 따졌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향해서 너희는 하나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경건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가난한 자들을 먹이시고 병자를 고치시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제자들이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손도 씻지 않고 먹었을까 이런 생각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직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지 않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향해서 위선자들이라고 말씀하셨고 겉으로는 경건한 척 하지만 마음은 경건하지 못한 자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밖에서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러운 것이 아니라 사람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것이 더럽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모든 음식은 깨끗합니다. 옛날 레위기는 위생을 위해서 또 전염병 감염을 막기 위해서 오징어나 미꾸라지나 장어 같이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생긴 것은 먹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설사 그런 것들을 먹는다 하더라도 그것 먹었다고 해서 사람이 부정해지지는 않습니다. 모든 음식은 입 안으로 들어가면 소화되어서 배설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힐 수도 있고 세상을 더럽힐 수도 있습니다. 음행과 도둑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의와 사기와 방탕과 악한 시선과 모독과 교만과 어리석음이 안에서 밖으로 나와서 사람을 더럽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에게 제사장들이 하는 정결규정을 일반백성에게 강요하지 말고 그대들의 속마음이 참으로 경건한지 자신을 돌아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참된 경건은 이웃을 불쌍히 여기는 긍휼의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두번째로 읽은 야보고서 1장은 경건에 대해서 3가지로 설명했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경건한 사람은 첫째로 자기 혀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누가 스스로 경건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혀를 다스리지 않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신앙은 헛된 것입니다.” 경건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아니하고 자기 혀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로 경건한 사람은 긍휼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시기에 깨끗하고 흠이 없는 경건은 고난을 겪고 있는 고아들과 과부들을 볼보아주며” 고난을 겪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아 주는 사람이 진짜로 경건한 사람입니다. 셋째로 경건한 사람은 세상의 유혹에서 자기를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시기에 깨끗하고 흠이 없는 경건은 자기를 지켜서 세속에 물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혀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 가난한 사람들을 돌볼 줄 아는 사람, 세상의 유혹에서 자기를 지키는 사람이 참으로 경건한 사람이라고 야고보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를 보니까 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 한국병원에서 같이 일했던 아프가니스탄 직원 가족 391명을 한국정부가 가장 큰 군 수송기를 동원해서 한국으로 데리고 왔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한국 정부가 깔끔하고 신속하고 완벽하게 일을 잘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나면 보수적인 한국 기독교인들이 꼭 반대를 합니다. 이슬람교 사람들을 왜 데리고 오냐는 것입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술 담배 안하는 것이 경건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에는 술 취하지 말라는 말씀도 있고 건강을 위해서 매일 포도주를 조금씩 마시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 성경이 말하는 경건하고 큰 상관이 없습니다. 겉으로는 경건한 척 하면서 속으로는 긍휼의 마음이 없는 사람은 주님으로부터 위선자들이라고 책망을 받을 것입니다. 참된 경건은 긍휼의 마음에서 옵니다. 야고보서의 말씀처럼 자기 혀를 절제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고 고난받는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사람이 하나님 보시기에 경건한 사람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서 손 잘 씻는 것도 중요하고 건강을 위해서 깨끗한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기 혀를 절제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서 긍휼의 마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기억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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