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받은 사람

대림절 첫번째 주일 / 12월 첫번째 주일
은혜받은 사람
이사야(Isaiah) 11:1–9
최성혜 목사

 

은혜받은 사람 We are blessed

자선활동이 여느때보다 활발해지는 12월이 되었습니다. 자선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관심과 돌봄을 베푸는 것인데, 단순하게 개념의 베품을 얘기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이해하고 감싸주는 진실된 사랑의 마음이 있으면, 상대방에게 꼭 필요한 것을 채워주고 싶은 물질적인 나눔이 시작됩니다. 내 이웃에 대해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을 쏟고, 상대방의 어려운 심정을 이해하는 것, 차별없는 공정함과 평등함을 실천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이며 성서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정의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나라, 정의와 공의로 다스려지며 사랑과 평화가 이루어지는 나라입니다. 또한 기름부름을 받아 이스라엘의 왕이 된 다윗이 이스라엘을 통치한 근본 정신입니다. 성서는 “다윗이 온 이스라엘을 다스려 모든 백성에게 정의와 공의를 행하였다(역대상 18:14)”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서를 통해 보는 다윗의 이야기는 참으로 흥미롭고 극적인 구절들이 많습니다. 소년이었던 다윗은 물맷돌로 골리앗을 쓰러트려 이스라엘을 지켜냈고, 수많은 전쟁을 이끌었으며, 마침내는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집니다. 이 다윗의 인생스토리는 참으로 파란만장합니다. 승승장구 하는듯 하다가 어느 순간 삶이 송두리째 꺾여버리고 위기와 슬픔과 생명의 위협 앞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제일 가까운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버림받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에게 반역을 당하기도 했으며 그래서 그 아들을 잃게 되는 참 가슴 저리는 일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앙인들이 다윗과 같은 믿음의 삶을 표본으로 삼는 것은, 다윗이 하나님 앞에 진실하고 백성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과 정의가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윗도 우리처럼 허물많고 실수도 많은 사람이었고, 또한 부끄러운 잘못도 하였지만, 그러나 그는 자신의 부족함과 잘못을 스스럼없이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자복하고 회개하였습니다. 눈물 흘리며 탄식하고 고백하는 모습을 다윗의 시문학을 통해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잘못을 내어놓으며 밤마다 침상을 적시며 하나님께 회개하는 시편의 구절은 저의 마음에도 가슴저리게 새겨졌습니다.

다윗은 이처럼 날마다 회개할 수 밖에 없는 부족한 사람이었지만, 하나님은 그럼에도 그를 사랑하셨습니다. 그를 어려움과 위기에서 건져주시고, 사랑과 지혜로 보살피셨으며, 마침내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로, 국가의 왕으로 세워주셨습니다. 다윗이 하나님께 보호받고 사랑받은 이유는 바로 그의 진실함 때문입니다. 그는 하나님께 진실하였고, 그 진실한 마음으로 자신의 부하와 병사들 그리고 백성들을 사랑하며 정의를 실현하기에 힘썼습니다.

브솔이라는 시냇가에서 벌어진 이야기는 다윗이 얼마나 의로운 사람인지, 그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얼마나 아름답게 나눠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울왕이 다윗을 죽이려고 하자, 다윗은 이를 피해 이스라엘을 떠나 광야를 헤매다 결국 시글락이라는 곳에서 도피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말렉 군대의 침입으로 다윗의 병사들의 가족과 모든 재산을 빼앗기게 됩니다. 그래서 아말렉을 추격해 브솔 시냇가까지 나아갔는데, 이제는 다윗의 병사들이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어 지쳐 쓰러지고 맙니다. 600명의 병사 중 200명이 낙오되고, 남은 400명만 아말렉을 쫓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근처 사막에서 반쯤 죽은 채 버려진 병든 이집트인을 발견하였습니다. 갈 길이 바쁘니 그냥 지나쳐 갈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다윗과 그 무리는 그 자리에 멈춰 병든이를 일으키고, 물을 먹이고, 먹을 것을 주고, 치료를 해줍니다. 이 이집트인이 회복하고 보니, 이 사람은 다윗에게 꼭 필요한 아말렉의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약자에게 베풀었던 은혜가 다윗의 무리가 찾고있는 가족들을 만나게되는 역전의 기회가 된 것입니다. 다윗은 사울에 쫓기며 어려운 상황을 여러 차례 만났지만, 그럴때마다 하나님의 은혜로 위기를 모면하였습니다. 그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이집트인을 도왔더니 그것이 다시 다윗의 무리를 승리하게 하였습니다.

다윗은 또한 되찾은 재물을 브솔 시냇가에서 쓰러져있는 자신의 200명의 병사들과도 공정하게 나누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싸운 400명의 병사들은 불평하였지만, 다윗은 하나님의 공의로 그들의 불평을 잠재웠습니다. 이집트 사람의 도움으로 적진을 알게 된 것도, 전쟁에서 이기게 하신 것도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기 때문에, 그리고 재물을 주신 것도 하나님이기 때문에, 다윗의 무리가 얻은 것들은 싸운 자들이나 지쳐 쓰러진 자들이나 공정하게 분배해야 한다는게 다윗의 결정이었습니다. 다윗이 얼마나 포용적이고 선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히 누리는 사람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 다윗이 공평하고 정의로운 결정이 이스라엘의 법이 되었습니다.

다윗이 베푼 자비와 사랑과 공평함은 다윗의 무리에 스며들었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을 하나님 앞에 바로 세우게 하는 큰 역사를 이루게 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하나님의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고, 자신이 하나님의 축복된 자녀라는 깊은 믿음의 고백이 있었기때문에 하나님과 그의 백성들 앞에서 진실하였으며, 정의와 공평과 자비를 베풀기에 힘을 다하였습니다. 다윗은 진정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성품으로 약한 자를 돌보고, 옳은 것을 행하며, 공평과 공의로 이스라엘을 다스린 복된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역경과 고난속에서도 다윗에게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이 바로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리스도가 오시는 대림절을 보내며, 우리가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주님을 기다리기 원합니다. 로마서 5장의 말씀처럼, 우리가 아직 죄인되고, 우리가 아직 연약하고, 우리가 아직 하나님과 원수되었을 때에 우리를 구원해 주신 그 은혜를 기억하며 이 땅에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기 원합니다. 자비로우시며 정의로우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받은 은혜를 우리의 형제 자매와 함께 나누십시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가고, 따뜻한 사랑과 용서와 화해를 이루고, 정의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힘쓰는 우리의 삶 가운데 평화의 주님이 임하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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