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절, 갈렙의 헌신과 예수의 세례

주현절 후 첫번째 주일 / 1월 두번째 주일
여호수아 14:6-10, 마태복음 3:13-17
주현절, 갈렙의 헌신과 예수의 세례
정해빈 목사

 

지난 12월 31일 송구영신예배 때 갈렙처럼 밝고 건강하게 장수하며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헌신하자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첫번째로 읽은 여호수아 14장 말씀에 의하면 갈렙은 히브리 백성들이 광야생활을 할 때 모세와 함께 백성들을 이끌었고 40세 때 가나안 땅을 정탐했습니다. 12명이 정탐했는데 오직 여호수아와 갈렙만 그 땅에 들어가자고 말했고 나머지 10명은 가나안 족속이 힘도 세고 키도 크니까 포기하자고 말했습니다. 결국 히브리 백성들은 다시 광야로 돌아가서 40년 동안 광야생활을 한 후에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히브리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정착했지만 아직 산간지방에 정착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산간지방은 살기도 힘들고 농사짓기도 힘들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갈렙이 비록 자신의 나이가 85세가 되었지만 나는 오늘도 여전히 건강하니 산간지방에 가서 땅을 차지하고 정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여호수아는 갈렙을 축복하고 헤브론 지방을 그에게 주었습니다. 갈렙은 본래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이었는데 본래 히브리 사람이 아니라 에돔 사람이었는데 히브리 백성들이 출애굽 할 때 그들을 따라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본래 변두리 이방사람이었지만 성실했기 때문에 유다 지파의 지도자가 되었고 모세의 부하가 되었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갈렙은 나이는 많았지만 밝고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밝고 건강한 노인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하나님, 새해가 되어서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분이 있을까요? 아이들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나이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른들 중에 나이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새해가 되어서 기쁘고 감사하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나이를 한 살 더 먹었으니 내가 늙어가는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는 것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풍성해지고 더 여유로워지고 더 완전해지는 것을 뜻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의 인생은 더 깊어지고 더 풍성해지고 더 사랑이 많아지고 더 완전해집니다. 시간과 여유가 많기 때문에 더 많이 가족과 손주들을 사랑할 수 있고 더 많이 지역사회에서 봉사할 수 있고 더 많이 취미생활을 할 수 있고 더 많이 보람있고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나이를 먹는 것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풍성해지는 것입니다.

인생을 30/30/40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태어나서 30세까지가 키가 크고 공부하고 기술을 배우는 기간이고 30세부터 60세까지가 가정을 이루고 직장생활하고 돈을 버는 기간이라면 60세부터 100세까지는 자유롭고 풍성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태어나서 30세까지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공부하고 기술배우는 재미가 있고 30세부터 60세까지는 가정을 이루고 사회생활하고 돈 버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인생의 황금기는 60세부터 100세까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인생에서 가장 최고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시간과 여유가 많기 때문에 의미있고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교회를 섬기고 가정에서 자녀손주들을 돌보고 사회에서 봉사할 수 있습니다. 갈렙은 85세가 되었지만 자신은 아직도 건강하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좋은 가정을 만들어야 하고 좋은 교회를 만들어야 하고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아직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새해를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두 번째로 읽은 마태복음 3장 말씀을 보면 예수님이 때가 되어서 요단강에서 세례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례를 받았다는 말은 이제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아들로서 공생애를 시작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왕이나 제사장이 궁궐에서 취임식을 할 때 머리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메시야라는 말이 기름부음받은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 취임하면서 궁궐에서 기름부음을 받지 않고 진흙이 있는 더러운 요단강에서 가난한 백성들과 함께 세례를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죄가 없으시기 때문에 회개의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었지만 백성들과 하나되기 위해서 그들과 똑같이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궁궐이 아니라 요단강에서 세례받으시는 예수님을 보면, 예수님의 마음이 가난한 일반 백성들에게 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마음이 움직이는 곳에 몸도 같이 움직입니다. 마음이 궁궐에 있는 사람은 몸도 궁궐에 가 있고, 마음이 가난한 백성들에게 있는 사람은 몸도 가난한 백성들 속에 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가난한 백성들에게 있었기 때문에 요단강에서 백성들과 똑같이 세례를 받으심으로서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에서 비둘기 같은 성령이 내려왔습니다. 비둘기는 생명과 평화를 상징합니다. 노아의 홍수 때 노아가 비둘기를 세상으로 보내니까 비둘기가 잎을 물고 왔습니다. 비둘기의 반대는 무엇일까요? 로마를 상징하는 새는 독수리입니다. 그래서 제국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독수리를 나라의 상징으로 삼았습니다. 독수리는 힘이 세고 남을 공격하고 물어뜯습니다. 예수님이 비둘기 같은 성령을 받으셨다는 말은 예수님의 마음이 부드럽고 온유하시고 예수님이 생명과 평화의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일하시고 백성들을 먹이시고 치료하신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우셔서 “내가 너를 기뻐한다,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예수님을 보시고 기뻐하셨을까요? 첫째로, 화려한 궁궐이 아니라 요단강에서 백성들과 함께 세례받는 것을 보시고 기뻐하셨습니다. 이웃 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아파하며 함께 사시는 모습을 보시며 기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웃과 함께 살 때 우리를 보고 기뻐하십니다. 둘째로, 남을 공격하고 빼앗는 독수리 같은 악령이 아니라 비둘기 같이 부드럽고 온유한 성령, 생명과 평화의 영을 받는 것을 보시고 기뻐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생명과 평화의 영을 받을 때 우리를 보며 기뻐하십니다. 셋째로, 때가 되어서 세례를 받고 공적인 삶, 공공의 삶,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삶을 시작하시는 것을 보고 기뻐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삶, 공공의 삶,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삶을 살 때 우리를 보고 기뻐하십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우리는 갈렙처럼 85세에 부름을 받을 수도 있고 예수님처럼 30세에 부름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갈렙처럼 늦게 부름받을 수도 있고 예수님처럼 일찍 부름 받아서 불꽃같은 인생을 살 수도 있습니다. 일찍 부름 받았느냐 늦게 부름 받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예수님에게 말씀하셨던 것처럼 나를 향해서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말씀하신다면 그 사람은 최고로 행복한 인생을 사는 사람일 것입니다. 비결은 세가지입니다. 이웃과 함께 살고, 평화의 성령을 받고, 공공의 선을 위한 삶을 살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보고 기뻐하실 것입니다. 2020년 새해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삶을 사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piphany, Caleb’s dedication and Jesus’ baptism
Joshua 14:6-10, Matthew 3:13-17

According to the book of Joshua, Caleb led the people with Moses as the Hebrews lived in the wilderness. When they finally settled in the land of Canaan, Caleb was faithful to God and had an exemplary mission to the end. According to Joshua chapter 14, he pioneered the Canaanite mountains despite being 85 years old. He seems to represent a bright, positive and healthy elderly generation. The Caleb story reminds us of life in old age. If the period from birth to age 30 is of growing up as an adult and learning skills, and from 30 to 60 is of social life, it can be said that between 60 and 100 is the freest and relaxed period. During this time we can serve the church, love home, and care for society. The Caleb story teaches us that getting older is not decaying, but getting richer. Today’s second text, Matthew chapter 3, describes the scene of Jesus’ baptism. God was pleased to see Jesus being baptized with the common people, receiving the Holy Spirit like a dove, symbolizing life and peace, not an eagle-like spirit, and commencing a public life. When Jesus was baptized and ascended onto the water, God said, “This is my Son, the Beloved, with whom I am well pleased.” Today’s scriptures remind us that we can be called as late as Caleb or as early as Jesus. Yet, it is not important to be called early or late but to live a life that pleases God. When we live with neighbours, receive the Holy Spirit like a dove, and live for the good of the public, God will say to us, “You are my beloved, with whom I am well pleased.” All of us, regardless of age, are called to live a life that is pleasing to God.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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