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절, 주님께서 땅의 기초를 놓을 때

창조절 두번째 주일 / 9월 두번째 주일
창조절, 주님께서 땅의 기초를 놓을 때
욥기 38:1 – 12
정해빈 목사
[기게스의 반지, Ring of Gyges]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저서 [국가]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나라에 양을 치는 목동 기게스가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 땅이 갈라졌는데 그 땅 속으로 큰 동굴이 보였습니다. 기게스가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니 큰 거인의 시체가 있었고 그 시체 손가락에는 금반지가 끼워져 있었습니다. 기게스가 반지를 빼서 자기 손가락에 넣고서 반지를 돌리니까 투명인간이 되었고 다시 반지를 돌리니까 정상이 되었습니다. 만약 내가 투명인간이 돼서 나의 행동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다면 사람은 선한 행동을 하기보다는 대체로 나쁜 짓을 할 것입니다. 목동 기게스도 궁궐에 들어가서 왕비와 정을 통하고 왕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었습니다. 플라톤은 제자들에게 만약 자기 행동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다면, 자기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물었습니다. 한 제자가 ‘도덕은 내가 무능하고 힘이 없기 때문에 지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만약 그런 반지를 가지고 있다면 도덕을 지키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것입니다’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플라톤의 제자인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도덕이 자기에게도 이익이 되고 사회 전체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 사람은 투명인간이 되어도 도덕을 지킬 것입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얻는 이익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행복은 오직 도덕을 지킬 때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람은 선하게 태어나는가 아니면 악하게 태어나는가 하는 질문을 떠오르게 합니다. 중국의 철학자 순자는 사람은 본래 악하게 태어난다는 성악설을 주장했고 맹자는 사람은 본래 선하게 태어난다는 성선설을 주장했습니다.
 
[기게스의 반지]는 한때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반지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s]을 떠오르게 합니다. 주인공이 절대반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반지를 끼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이 반지가 위험하고 세상을 파괴한다고 생각해서 이 반지를 용광로에 넣어서 없애버리려고 합니다. 그러자 악한 세력들은 이 반지를 빼앗으려고 하였고 선한 세력들은 주인공을 도와주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악한 세력이든 선한 세력이든 누구든지 절대반지를 한번 보기만 하면 그 반지를 갖으려는 욕심을 갖게 됩니다. 주인공은 이 반지를 가지고 있을까 아니면 없애버릴까 갈등하다가 아주 힘들게 이 반지를 용광로 속에 집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절대권력/절대마법/절대과학을 차지하려는 이야기는 이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돈을 벌고 싶은 사업가가 코스타리가 서해안의 한 섬에 테마 파크 [쥬라기 공원]을 만들고 공룡을 최신 복제 기술로 살려냅니다. 일반 개장에 앞서서 과학자들을 초대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로 인해 최첨단 컴퓨터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공룡들이 인간을 공격하게 되었습니다. [기게스의 반지], [반지의 제왕], [쥬라기 공원]이 우리에게 주는 질문이 있습니다. 절대반지를 가지면 사람은 행복할까? 투명인간이 되면 사람은 행복할까? 절대반지를 버리는 것이 행복할까 갖는 것이 행복할까? 유전자를 조작하는 과학기술을 갖고 있으면 사람은 행복할까?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세상을 마음대로 통제하고 조작하면 사람은 행복할까? 초능력을 갖고 있으면 사람은 행복할까? 로또 복권에 당첨되면 사람은 행복할까? 사람이 하나님처럼 능력을 갖게 되면 사람은 행복할까? 이 이야기들은 이러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때, 내가 무능력하다고 느낄 때, 나에게 하나님 같은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나에게 힘이 있다면 불공평한 세상을 더 정의로운 세상으로 만들 수 있을 텐데, 나에게 힘이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아플 때 고쳐줄 수 있을 텐데, 나에게 돈이 있다면 자녀들에게 원하는 것을 사 줄 수 있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성경 말씀에 나오는 욥의 생각도 이와 같았습니다. 욥은 자신이 겪는 고난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 세상이 불공평합니다. 이런 불공평한 세상을 왜 만드셨습니까? 내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이런 고난을 당해야 합니까? 내가 하나님이라면 당신보다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욥은 이런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욥은 하나님이 괴팍하거나 무관심하거나 무능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은 새디스트처럼, 내가 고통받는 것을 즐기는 고약하고 괴팍한 분이거나, 둘째로 멀리 계셔서 나의 고통에 무관심하거나, 셋째로 나의 고통을 해결해 줄 수 없는 무능력한 분이거나 셋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능력이 있다면 하나님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욥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때로는 하나님이 못마땅할 때,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나에게 하나님과 같은 능력이 있으면 하나님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요? 기게스의 반지에 나오는 목동처럼 그 초능력을 가지고 오히려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지는 않을까요? 과연 우리에게는 초능력을 바르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욥의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네가 누구이기에 무지하고 헛된 말로 내 지혜를 의심하느냐?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거기에 있기라도 하였느냐? 누가 이 땅을 설계하였는지 너는 아느냐? 너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네가 아침에게 명령하여 동이 트게 해 본 일이 있느냐? 새벽에게 명령하여 새벽이 제자리를 지키게 한 일이 있느냐?” 네가 감히 나의 지혜를 의심하느냐? 너는 지금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말하지만, 이 세상을 만들 때 너는 무엇을 하였느냐, 세상창조가 이루어질 때 네가 한 것이 하나라도 있느냐고 질문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괴팍하지도 않고 무관심하지도 않고 무능력하지도 않고 지금도 이 세상을 위해서 일하고 계시다는 것을 오늘 말씀은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지구 나이 45억년을 하루 24시간으로 계산하면 최초의 원시생명체는 아침 6시에 시작되었고 최초의 동물은 밤 9시에 시작되었고 공룡은 밤 10시 45분쯤 시작되었고 인류/호모 사피엔스는 밤 11시 59분 50초에 시작되었고, 인간문명은 밤 11시 59분 59초에 시작되었습니다. 인간문명이 만들어지기까지 지구가 11시 59분 59초를 기다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현대문명을 사용하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세상은 불완전하고 불공평합니다. 먹고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또한 자연과 질병을 무서워합니다. 하지만 지구역사를 되돌아보면 현재 우리들보다 더 부유하고 편리한 삶을 산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과거에도 창조하셨고 지금도 창조하십니다. 아직 창조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세상이 불완전하고 불공평합니다. 그러나 비록 이 세상이 불완전하고 불공평하지만 우리는 지구 역사상,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축복을 누리며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만약 이 세상이 망가진다면 그것은 하나님 때문이 아니라 자기 힘을 과시하는 어리석은 사람들 때문일 것입니다. 절대반지가 있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을 예배하고 감사하며 주님 뜻 안에서 사는 삶이 가장 행복할 것입니다. 창조절 절기를 묵상하면서 지금도 일하시는 창조주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겸손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Creation, when I laid the foundation of the earth
Job 38:1 – 12
 
Then the Lord answered Job out of the whirlwind: “Who is this that darkens counsel by words without knowledge? Gird up your loins like a man, I will question you, and you shall declare to me. “Where were you when I laid the foundation of the earth? Tell me, if you have understanding. Who determined its measurements—surely you know! Or who stretched the line upon it? On what were its bases sunk, or who laid its cornerstone when the morning stars sang together and all the heavenly beings shouted for joy? Or who shut in the sea with doors when it burst out from the womb? when I made the clouds its garment, and thick darkness its swaddling band, and prescribed bounds for it, and set bars and doors, and said, ‘Thus far shall you come, and no farther, and here shall your proud waves be stopped’? “Have you commanded the morning since your days began, and caused the dawn to know its place so that it might take hold of the skirts of the earth, and the wicked be shaken out of it? (Job 38:1 – 12)
 
Some of you may have heard of [the Ring of Gyges], [the Lord of the Rings], and [Jurassic Park]. These stories are all about people becoming invisible, gaining absolute power, or using new technology to pursue profits. These stories ask us the following questions: Will people be happy if they have a ring to do anything? or if they become invisible? Will they be happy if they throw away a ring or if they keep it? Will a person be happy if she or he has the technology to manipulate genes? Will people be happy if science and technology develop, control, and manipulate the world at will? Will people be happy if they have superpowers like God? When Job complained that the world was unfair, and pointed out God’s indifference and inability, God asked Job, “Where were you when I laid the foundation of the world?” Of course, the world is incomplete and unfair. We are also afraid of natural disasters and diseases. But we should not forget that no one had lived a richer and more convenient life than we do now. We believe that God who created the world is also creating even today. If the world is broken, it would not be due to the inability of God, but because of foolish people who abuse their power and knowledge. Today’s scripture reminds us of the fact that although human beings have infinite power in some fields, there are areas that we cannot fully understand, solely belonging to God’s sovereignty. Celebrating the Season of Creation, we are called to live each day with humility, thanking the God who still creates the world for us.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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