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절, 창조의 목적은 사랑

창조절 여섯번째 주일 / 10월 첫번째 주일
창조절, 창조의 목적은 사랑
창세기 1:26-28, 29:18-20
정해빈 목사

 

우리는 요즘 9월, 10월, 11월 창조절 절기를 지키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에서 창조신앙은 매우 중요합니다. 기독교 신앙을 두 개의 단어로 요약한다면 “창조와 구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둘째로 그런데 이 세상에 죄와 악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창조와 구원입니다.

창조절 신앙을 가지고 세상을 사느냐, 아니면 아무생각 없이 세상을 사느냐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창조절 신앙을 가지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 아름답고 신비롭고 감사하게 보입니다. 창조절 신앙은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합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도 감사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고 낙엽이 떨어지는 것도 감사하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것도 감사합니다. 창조절 신앙은 우리의 삶을 더 감사하고 더 기뻐하고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창조절 신앙을 갖지 않고 세상을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삶은 무미건조하고 메마를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와도 무덤덤하고,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무덤덤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고 낙엽이 떨어져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창조절 신앙이 없기 때문에 무덤덤하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창조절 신앙이 있기 때문에 이름없는 꽃 한 송이를 봐도 놀랍고 신비롭고 감사하고, 작은 대추 도토리를 봐도 놀랍고 신비롭고 감사합니다. 창조의 신비를 깊이 묵상할 때 우리는 매일매일 감사하고 기뻐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창세기를 보면 하나님께서 세상을 어떻게 창조하셨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창세기 1장 1절을 보면 태초에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을 때 하나님의 영이 움직이고 있었고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 말씀하셨습니다. 성령과 말씀과 빛으로 어둡고 무질서한 세상을 밝고 질서있는 세상으로 만드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시골에 있는 오래된 집을 샀는데 집 안에 들어가 보니까 빛도 안 들어오고 무질서하고 먼지가 잔뜩 쌓여있습니다. 이 사람이 먼지를 털어내고 하나씩 집안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것도 이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무질서하고 캄캄한 세상을 질서있고 아름답고 조화있는 세상으로 만드셨습니다. 일 년 사계절이 규칙적으로 돌아오고 지구가 365일 태양을 돌고 하루 24시간 한 바퀴를 도는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질서있게 만드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지구 온도가 들쑥날쑥하고 별들이 제멋대로 움직인다면 사람은 결코 살 수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질서있고 아름답고 조화롭게 만드셨기 때문에 우리가 세상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첫번째로 읽은 창세기 1장 26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실 때 “우리가 우리의 형상을 따라서 우리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들자” 고 말씀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 나오는 “우리”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성부/성자/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을 뜻한다고 보통 해석을 합니다. 26절 앞 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동물을 창조하신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 나오는 “우리”는 하나님과 동물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땅과 바다와 하늘의 동물들을 모아놓고 우리의 형상을 따라서 사람을 만들자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과 동물의 형상을 합쳐서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하나님에게서 절반, 동물에게서 절반을 모아서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동물의 모습과 하나님의 모습이 절반씩 들어있습니다. 사람의 몸은 동물에게서 왔고 사람의 마음은 하나님에게서 왔습니다. 하나님과 동물의 중간이 사람입니다. 하나님과 동물 사이에 서서 이 세상을 다스리고 섬기고 관리하라는 뜻에서 사람이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우리들에게는 위로는 하나님을 섬기고 아래로는 동물과 식물을 잘 관리해야 하는 사명이 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여라, 위로는 하나님을 섬기로 아래로는 동물을 잘 돌보고 이 땅을 잘 다스려라”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이런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창세기 1장은 하나님께서 첫째날부터 다섯째날까지 우주만물을 지으시고 마지막에 사람을 지으셨다고 기록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신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들에게 세상만물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사랑은 주는 것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무엇을 만들고 사랑하기 때문에 인내하고 희생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할 필요가 없으셨습니다. 세상을 창조하지 않고 영원히 홀로 사실 수도 있었습니다. 하시만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세상을 창조하셨고 그 세상을 우리들에게 주셨습니다. 창조의 목적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상대방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시고 사람을 만드신 것이 바로 이 사랑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두 번째로 읽은 창세기 29장 말씀은 야곱이 라헬과 결혼하기 위해서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7년간 일하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7년을 하루같이 일해서 라헬과 결혼하려고 하였더니 라반이 꾀를 부려서 결혼은 언니부터 해야 되니까 라헬과 결혼하려면 7년 더 일을 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야곱은 자신이 사랑하는 라헬과 결혼하기 위해서 14년을 종처럼 일했습니다. 오늘 말씀은 창세기 말씀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말씀 중 하나입니다. 야곱은 꾀가 많고 계산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쟁취했습니다. 형 에서가 배가 고프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팥죽으로 장자권을 샀고 아버지가 눈이 잘 안 보인다는 것을 알고 형으로 변장을 했습니다. 그렇게 남의 약점을 이용했던 야곱은 자기보다 더 머리가 좋은 외삼촌 라반의 꾀임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사기꾼은 더 큰 사기꾼에게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야곱이 라반의 속임수에 넘어간 것이 아니라 야곱이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서 모든 희생을 감수했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야곱은 라헬을 만나면서 진정한 인생의 성공과 행복이 사랑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아무리 성공하고 유명해도 사랑을 얻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평소 꾀가 많고 계산적이었던 야곱은 사랑이 가장 귀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기적인 야곱이 이타적인 야곱으로 변했습니다. 인생에 있어 사랑이 가장 귀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야곱은 그 가장 귀한 사랑을 얻기 위해서 14년을 종처럼 일하며 참고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창조의 목적도 사랑이고 인생의 목적도 사랑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최선을 다해서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야곱도 사랑하는 라헬을 얻기 위해서 오랜 세월을 일하며 참고 기다렸습니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사랑이 가장 아름답고 귀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적으로 성공하지 못해도 사랑을 얻은 사람은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창조의 목적이 사랑에 있음을 기억하면서 하나님 사랑, 가족 사랑, 이웃 사랑, 자연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Creation, love is the purpose of creation
Genesis 1:26-28, 29:18-20

Then God said, “Let us make humankind in our image, according to our likeness; and let them have dominion over the fish of the sea and over the birds of the air and over the cattle and over all the wild animals of the earth and over every creeping thing that creeps upon the earth.” So God created humankind in his image, in the image of God he created them, male and female he created them. God blessed them and God said to them, “Be fruitful and multiply and fill the earth and subdue it; and have dominion over the fish of the sea and over the birds of the air and over every living thing that moves upon the earth.” (Genesis 1:26-28), Jacob loved Rachel; so he said, “I will serve you seven years for your younger daughter Rachel.” Laban said, “It is better that I give her to you than that I should give her to any other man; stay with me.” So Jacob served seven years for Rachel and they seemed to him but a few days because of the love he had for her. (Genesis 29:18-20)

“Let us make humankind in our image, according to our likeness” (Genesis 1:26). Whom does God say “us”? The term “we” may refer to the Triune God, or to God and animals. If “we” indicates God and animals, it means that God made humans by combining the image of God and animals. Then the fate of humans lies between God and animals. This reminds us that the mission of humans is to connect God with animals, and to serve God above and to manage animals and plants below. The story of creation and Jacob in Genesis shows that both the purpose of creation and human life are in love. God so loved us that God created and gave everything to us. Had God not loved us, God would not have created the world. Jacob worked hard as a slave for 14 years to marry his beloved Rachel. He sacrificed everything to get a loved one. It was because he realized that the true happiness of life is in love. If we can give and receive love completely, our lives will be filled with happiness. Indeed, happiness in life depends on love. Without love, there would have been no creation and no life in the world. Today’s scripture reminds us that the purpose of creation and life is love. We are called to witness this love to the world. Amen.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