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2, 생명과 폭력 사이에서

성령강림절 여덟번째 주일 / 7월 두번째 주일
출애굽기2, 생명과 폭력 사이에서
출애굽기 1:15–22, 2:11-14
정해빈 목사

 

이집트 바로 왕이 히브리인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싫어해서 그들이 사내아이를 낳으면 다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왕의 입장에서는 난민/노예/외국인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싫어할 수 있습니다. 난민/노예/외국인들의 숫자가 어느 정도 되어야 왕이 위협을 느낄까요? 전체 인구의 10%쯤 되면 두려움을 느낄까요? 이민을 오거나 합법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각 나라가 순수하게 난민을 얼마나 받아들이지를 알려주는 통계가 있습니다. 독일은 매년 대략 20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는데 독일 인구가 8천만 명이니까 매년 0.25%를 난민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독일이라는 나라가 참 대단한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난민들을 따뜻하게 대한다고 해서 엄마 총리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캐나다는 매년 캐나다의 인구의 0.1%에 해당하는 3-4만여 명의 난민을 받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약 3만 명의 시리아 난민들에게 영주권을 주었습니다. 한국은 매년 약 100여명의 난민을 받고 있는데 한국 인구가 5천만 명이니까 인구 대비로 따지면 0.0002%에 해당합니다. 난민을 받고 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경제력은 세계 열두 번째인데 난민을 받아들이는 숫자는 세계 130번째입니다. 한국이 대단히 인색한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언론들이 한국을 향해서 너희 나라는 과거 어려울 때 도움을 많이 받았으면서 난민에 대해서 왜 이렇게 인색하냐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독일처럼 매년 0.25% 20만 명을 난민으로 받아들이면 국민들 사이에서 난민들 숫자가 너무 많다고 불평을 터트릴 수 있습니다. 이집트의 바로 왕도 히브리인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싫어서 태어나는 사내아이들을 다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출애굽기 1장을 보면 십브라와 브아, 두명의 히브리 산파 이름이 나옵니다. 십브라와 브아는 사내아이를 죽이라는 바로 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아이들을 살려 주었습니다. 히브리 여인들이 너무 건강해서 우리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아이를 다 낳는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집트 왕의 명령을 거부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들은 자신들이 히브리 사람이고 자신들이 하는 일이 산파라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산파(midwife)가 하는 일은 출산을 돕고 아이를 살리는 것이지 아이를 죽이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내가 죽었으면 죽었지 태어난 생명을 죽일 수는 없습니다. 바로 왕도 무섭지만 하나님이 더 무섭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산파들의 신앙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산파들이 명령을 거부하자 바로 왕은 사내아이를 낳으면 강물에 던지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출애굽기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모세가 태어났고 어떻게 그가 살아남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부모가 모세를 낳고 몰래 숨어 키웠는데 3개월이 지나니까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갈대상자에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과 송진을 바른 다음에 아이를 넣어서 갈대 사이에 놓아두고 모세의 누나로 하여금 지켜보게 했습니다. 바로의 공주가 강에 목욕하러 왔다가 시녀들이 바구니를 발견하고는 공주에게 가지고 왔고 공주는 갈대상자 안에 들어있는 아이가 불쌍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모세의 누나가 자기가 유모를 찾아보겠다고 말하고서는 어머니를 데리고 왔습니다. 어머니와 누나와 공주와 시녀들 덕분에 모세는 살 수 있었고 어머니의 젖을 먹을 수 있었고 나중에 공주의 양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모세가 40세가 되었을 때 궁궐 밖에 나가보니 이집트 군인이 히브리인을 때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화가 나서 이집트 군인을 죽이고 몰래 숨겼습니다. 하지만 이 일이 들통 나서 모세는 광야로 피신해야만 했는데 우물가에서 남자 목동들이 여자 목동들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여자 목자들을 도와주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모세는 십보라 라는 여자 목동과 결혼해서 그녀의 집에서 데릴사위가 되었습니다.

출애굽기 1장과 2장을 읽어보면 모세와 관련하여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쪽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생명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또 한쪽에는 생명을 죽이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히브리 산파들, 모세의 어머니와 누나, 이집트 공주와 시녀들, 모세를 집으로 초대한 십보라 이들은 모두 생명을 살리는 사람들이었고 반대로 바로 왕, 공사감독관, 이집트 군인, 여자들에게 행패를 부린 목동들은 생명을 죽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사람들과 생명을 죽이는 사람들 사이에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공통점이 무엇인지 발견하셨습니까? 공교롭게도 생명을 살리는 사람들은 다 여자들입니다. 히브리 산파들, 모세의 어머니와 누나, 이집트 공주와 시녀들, 모세를 집으로 초대한 십보라 이들은 모두 여성들이었고, 반대로 어린아이를 죽이라고 명령한 바로 왕, 히브리인들에게 강제 노동을 시킨 공사감독관, 히브리인을 때린 이집트 군인, 여자 목동들을 괴롭힌 남자 목동들은 다 남자들이었습니다. 여자들은 한결같이 생명을 살리려고 노력했는데 남자들은 한결같이 생명을 죽이고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생명을 낳고 기르고 보호하는 것이 여성의 본능이라면, 부수고 죽이고 때리는 것은 남성의 본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세는 여성들 덕분에 살았고 남성들 덕분에 죽을 위기를 겪었습니다.

모세의 인생도 이와 유사했습니다. 우리의 마음 안에 남성의 성격과 여성의 성격이 있는데 모세는 처음에 남성의 성격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습니다. 어느 날 궁궐 밖을 지나가다가 이집트 사람이 히브리 동포를 때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모세는 동포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집트 사람을 죽이고 모래 속에 묻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또 길을 가다 보니까 이번에는 히브리 동포가 같은 동포를 때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당신은 왜 동족을 때리오?” 하고 물었더니 그 사람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누가 당신을 우리의 지도자와 재판관으로 세웠단 말이오? 당신이 이집트 사람을 죽이더니 이제는 나도 죽일 작정이오?” 모세는 여기서 두가지 사실에 놀랐습니다. 첫째로는 이집트 사람이 히브리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히브리 사람이 더 약한 히브리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둘째로는 어제 자신이 이집트 사람을 죽인 것을 오늘 만난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이 히브리 사람은 어제 모세가 이집트 사람을 죽인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어제 모세가 이집트 사람을 죽인 것을 몰래 보았을 수도 있고 아니면 어제 이집트 사람에게 매를 맞은 사람이 오늘 모세에게 대드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제 모세가 이집트 사람에게서 매를 맞고 있는 히브리 사람을 구해 주었는데 오늘 바로 그 사람이 자기보다 약한 히브리 사람을 때리고 있었습니다. 모세가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목숨 걸고 고통받는 사람을 구해주었더니 바로 그 사람이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때로는 이렇게 마음이 간사해서 자기가 고통받을 때는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한탄하면서도 자기에게 조그만 힘이 있으면 자기보다 더 약한 사람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마치 군대에서 선임병에게 괴롭힘을 당한 사람이 나중에 선임병이 되어서는 후임병을 더 괴롭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그 부당한 대우가 자기 밑에 사람에게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합니다. 나도 당해보았으니까 너도 한번 당해보아라 이렇게 대응하면 안 될 것입니다. 모세는 이 사건을 통해서 큰 충격을 받았고 당장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광야로 떠났지만 근본적으로는 이 폭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광야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생명은 생명을 낳고 폭력은 폭력을 낳습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아랫사람이 더 아랫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폭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나서서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폭력의 악순환을 생명의 선순환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모세는 이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기 위해서 광야로 떠났습니다. 우리 마음 안에도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남성 에너지가 있고 생명을 살리고 보호하는 여성 에너지가 있습니다. 폭력적인 에너지는 가라앉히고 생명의 에너지는 높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폭력을 끊고 생명을 살리고 생명을 확산시키는 교회, 생명과 평화와 정의의 하나님 나라를 세상에 선포하는 그런 교회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xodus2, between life and violence
Exodus 1:15-22, 2:11-14

The king of Egypt said to the Hebrew midwives, called Shiphrah and Puah, “When you act as midwives to the Hebrew women and see them on the birthstool, if it is a boy, kill him but if it is a girl, she shall live.” But the midwives feared God. They did not do as the king of Egypt commanded them but they let the boys live. So the king of Egypt summoned the midwives and said to them, “Why have you done this and allowed the boys to live?” The midwives said to Pharaoh, “Because the Hebrew women are not like the Egyptian women for they are vigorous and give birth before the midwife comes to them.” So God dealt well with the midwives and the people multiplied and became very strong. Then Pharaoh commanded all his people, “Every boy that is born to the Hebrews you shall throw into the Nile but you shall let every girl live.” (Exodus 1:11-15)

One day, after Moses had grown up, he went out to his people and saw their forced labor. He saw an Egyptian beating a Hebrew, one of his kinsfolk. He looked this way and seeing no one he killed the Egyptian and hid him in the sand. When he went out the next day, he saw two Hebrews fighting and he said to the one who was in the wrong, “Why do you strike your fellow Hebrew?” He answered, “Who made you a ruler and judge over us? Do you mean to kill me as you killed the Egyptian?” Then Moses was afraid and thought, “Surely the thing is known.” (Exodus 2:11-14)

We can find from Exodus chapter 1 and 2 that there were two groups of people. On one side were people trying to save lives and on the other side were people trying to kill lives. Hebrew midwives, Moses’ mother and sister, Egyptian princesses, maidens, and the women who invited Moses home were all life-saving people, On the contrary, the Egyptian Pharaoh king, construction supervisors, an Egyptian soldier, and the men who afflicted women shepherds tried to kill a life. Interestingly, all those who saved lives were women and all those who tried to kill a life were men. While women tried to give birth, nurture, and protect a life, men seemed to like to kill a life and exert violence against others. Moses was able to survive with the help of many women, and on the other hand, he had to face many dangers due to the violence of many men. Moses was sad to see that the Hebrew who was saved by Moses from an Egyptian soldier was beating the weaker Hebrew the next day. Moses was shocked by this incident and had to leave the wilderness to solve the problem of violence. Truly life gives birth to life and violence gives birth to violence. We are called to break out the vicious cycle of violence. We must change the vicious cycle of violence into a virtuous circle of life. May our church be a church that resists violence, saves lives, and declares to the world the kingdom of God of life, peace, and justice.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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