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합교회 (United Church of Canada)-오강남

캐나다 연합교회 (United Church of Canada)
오늘은 <캐나다 연합교회>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서양 기독교가 현재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좋은 예로서,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생각거리를 주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연합교회는 1925년 감리교, 2/3 장로교, 회중교회가 연합하고 나중 1968년에는 복음주의 연합 형제 교회(Evangelical United Brethren Church)가 가입해서 형성된 캐나다 최대의 개신교 교단입니다. 한국인 이상철(Sang Chul Lee) 목사님도 1988년 32차 총회에서 2년 임기의 총회장에 선출된 일이 있습니다.
캐나다연합교회는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사람들이 쓴 것이지만 노예제도를 허용한 것 등 현대 생활과 맞지 않은 것을 그대로 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경문자주의를 배격하고, “역사 비판적” 입장을 취합니다.
캐나다 연합교회는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 여럿이라고 믿습니다. 연합교회가 모든 길을 다 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자기들만 진리를 독점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이웃 종교를 통해서도 하느님의 성령이 역사하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하고 오래 전에 1년간을 교인들에게 종교다원주의 홍보 기간으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여인들이 유산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유산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리기 위한 피임방법, 성교육, 상담 등도 동시에 지원합니다.
1950년 대 보편적 건강보험(universal health care) 도입과 중국 본토 승인을 지원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1980년에는 동성애자의 성직을 인정하고 혼전 성관계를 허용하자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1988년 총회에서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인 이상철 목사님이 총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이 총회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은, 성적 지향과 관계없이 모두 캐나다 연합교회 교인이거나 교인이 되려하는 것을 환영하고, 캐나다 연합교회 교인이면 누구나 목사로 안수 대상자로 고려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이 결의문을 통해 동성애 남자나 여자도 목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공식 선언한 것입니다. 이 때 캐나다인 연합교회 교회뿐 아니라 캐나다 연합교회에 속해 있던 몇몇 한인 연합교회들도 교단을 떠났습니다.
1997년 36대 총회장에 선임된 Bill Phipps 목사가 신문 인터뷰에서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이지만 우리도 하나님의 아들이다, 예수가 부활해서 우리 가슴 속에 살아 계신다. 그러나 무덤에서 나와 걸어 다녔다고 하는 것은 역사적이나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연합교회 집행부에서는 자기들의 총회장이 어떤 생각을 가지든 아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했는데, 일부 타보수 교회에서 이를 문제 삼고, 특히 캐나다에 있는 한인 교인들이 놀라 했습니다.
토론토 한국일보에 어떻게 이런 이가 총회장은 둘째 치고 목사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식의 기고문이 계속 실렸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보고 현재 서양에서 기독교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하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 토론토와 밴쿠버 신문에 연재로 글을 쓰게 되었는데, 연재 도중 토론토 목회자들이 광고내는 것을 끊게 하겠다고 신문사를 압박해 연재를 끝까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연재했던 글을 모으고, 거기 약간을 덧붙여 2001년 초반 󰡔예수는 없다󰡕라는 책으로 나왔습니다. 우리가 지금껏 별 생각 없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스웨덴 장년 같이 생긴 노랑 머리와 파랑 눈의 예수는 있을 수 없다. 육체적인 면뿐만 아니라 예수의 이름으로 빌기만 하면 다 들어 준다는 식으로 우리가 지금 믿고 있는 그런 가르침을 가르친 예수도 없다. 그럼 예수는 누군가? 같이 살펴보자 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책이 나오자 한국 기독교계에 돌풍이 불어, 저도 놀랐습니다. 2017년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빌 핍스 목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그 책에 나와 있습니다.
2005년에는 연합교회가 캐나다 국회에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입법을 통과시키라고 촉구하여 통과되었습니다. 2014년에는 처음으로 동성애 목사가 총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Gretta Vosper 연합교회 여자 목사가 자기는 무신론자라고 공언하여 교단 측에서 자격 여부를 두고 토의 끝에 2018년 목사직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허용하는 결의를 했습니다. 물론 여기서 ‘무신론자“란 신에 대해 전통적으로 믿어오던 대로의 교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가 쓴 책으로 With or Without God(2008)(이 책은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과 Amen: What Prayer Can Mean in a World Beyond Belief(2012)이 있습니다. Canadian Centre for Progressive Christianity라는 단체의 director이기도 합니다.
(이상 wikipedia.org를 참고했습니다.)
캐나다 연합교회도 현재의 세계적 탈종교화 현상에 따라 교인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1964년 100만 교인이었는데, 2018년 현재 388,361 명. 많은 교인들이 말하자면 종교를 졸업한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캐나다에 있을 때는 비정규적이긴 해도 밴쿠버 한인 연합교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제가 존경하던 캐나다 한인연합교회 장로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장례식에서 손자 여섯 명이 나와서 영국 비틀즈 멤버였던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 상상해봐요)’을 합창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부탁하여 부른다고 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노래에 보면,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봐요. 해보면 쉬운 일이죠. 우리 아래에는 지옥도 없고 우리 위에는 오로지 하늘이 있을 뿐…. 뭘 위해 죽일 일도, 죽을 일도 없고, 종교도 없고, 모든 사람들 다 평화스럽게 살아가는 삶을 상상해 봐요” 하는 노랫말이 나옵니다.
김연아가 소치 겨울올림픽 갈라쇼에서 이 노래에 맞춰 멋진 퍼포먼스로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 노래인데, 연합교회 장로님이 손자들에게 이런 노래를 부탁했다고 하는 것은 연합교회의 성격 일부를 말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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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합교회와 비슷한 교단으로
미국의 United Church of Christ
호주의 Uniting Church in Australia 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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