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포도나무와 가지

부활절  다섯번째 주일 / 5월 첫번째 주일
요한복음서 15:1-8, 사도행전 8:34-40
부활절, 포도나무와 가지
정해빈 목사

 

나이아가라에 있는 포도원에 가보면 포도나무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작은 나무에서 많은 열매가 열릴까 감탄스럽습니다. 포도나무 열매는 풍성한 삶을 상징합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성도님들의 가정이 포도나무 열매처럼 풍성해지시기를 기도합니다. 브루스 윌킨슨이 쓴 [포도나무의 비밀, Secrets of the Vine] 이라는 책을 보면 포도나무가 어떻게 결실을 맺는지 그 과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포도나무 가지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데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가지가 땅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가지는 무게 때문에 저절로 땅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땅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나무줄기와 멀어지고 먼지와 뒤섞이고 햇빛을 받지 못해서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농부는 땅바닥에 주저앉은 가지를 위로 올려서 울타리나 막대기에 묶어 줍니다. 요한복음 15장 2절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는 잘라버린다”고 번역을 했습니다. “잘라버린다”에 사용된 헬라어가 “아이로(airo)”인데 브루스 윌킨슨은 이 단어의 정확한 뜻이 “잘라버린다”가 아니라 “위로 올려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즉 가지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은 가지가 아래로 내려가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곰팡이가 피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농부는 가지가 땅 아래로 향하지 않도록 위로 올려 줍니다. 위로 향하지 못하고 아래로 향하는 가지의 잘못된 습관을 고쳐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가지를 징계하는 것이 아니라 가지를 도와주고 고쳐주고 배려해 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지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두번째 이유는 가지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농부는 가지가 열매를 많이 맺도록 가지와 잎을 적당하게 조절해 줍니다. 가지가 너무 많아서 영양분이 분산되지 않도록 가지치기를 해 줍니다.

여기서 우리는 포도나무 가지가 열매를 많이 맺는 3가지 조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가지가 위로 뻗어서 나무줄기와 가까이 있어야 하고 햇빛을 충분히 받아야 합니다. 둘째로 너무 많은 가지 때문에 영양분이 분산되어서는 안됩니다. 셋째로 좋은 포도나무를 만나야 하고 가지를 위로 붙잡아주고 가지를 적당하게 조절해줄 수 있는 좋은 농부를 만나야 합니다. 포도나무 이야기를 인생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의 풍성한 열매를 맺으려면 우리의 관심사가 위로 향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만나야 합니다. 또한 너무 많은 일에 관심을 쏟고 근심하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너무 많은 가지가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 나무에 붙어있는 단순한 가지가 열매를 많이 맺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돌보시고 우리를 도와주시고 우리의 약점을 아시는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래야 인생의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가지는 나무를 떠나면 안되고 나무는 농부 손길을 떠나면 안됩니다. 가지가 풍성한 열매를 맺으려면 좋은 나무에 붙어 있어야 하고 좋은 농부의 손길을 만나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좋은 농부와 좋은 나무를 만나야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좋은 농부 되시는 하나님과 좋은 나무 되시는 예수님을 만나면 우리는 풍성한 인생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어린 자녀들과 청소년들이 하나님과 예수님을 만날 때 풍성한 인생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요한복음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빛으로 창조하셨고 이 세상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말씀이 육신이 되셔서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을 고백한 책입니다. 이러한 신앙고백을 대표적으로 기록한 말씀이 요한복음 2장, 10장, 15장입니다. 예수님은 포도주가 떨어진 가나의 혼인잔치에 참석하셔서 이제까지 맛보지 못한 최고의 포도주를 만들어 주심으로서 혼인잔치를 축복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이 포도주가 떨어진 우리 인생에 오셔야 우리의 삶에 다시 기쁨이 채워진다는 것을 이 이야기는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또한 10장 10절에서 나는 양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선한 목자이고 내가 이 땅에 온 것은 양으로 하여금 풍성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풍성한 인생을 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시고 우리가 풍성한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기 위해 우리를 찾아오셨습니다. 또 예수님은 오늘 말씀에서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이시니 너희가 내 안에 거하면 열매를 많이 맺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런 말씀들을 통해서 요한복음이 삶을 축복하는 긍정적인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우리가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풍성한 삶을 살도록 우리를 인도해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생이 풍성하고 열매맺는 인생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요한복음에 의하면 정통 유대교는 삶을 풍성하게 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부패하고 타락하였고 사람들을 율법으로 억압하였습니다. 요한교회가 보기에 정통 유대교는 포도주가 떨어진 혼인잔치 같았습니다. 종교는 본래 사람을 구원하고 사람에게 최고의 가르침을 주고 사람을 깨우치고 사람을 자유롭게 하고 사람에게 기쁨을 주고 사람의 인생을 풍성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일 종교가 타락하면 사람에게 고통을 줍니다. 타락한 종교는 사람을 억압하고 사람을 이기적이고 폐쇄적인 사람이 되게 합니다. 반대로 참된 종교는 삶을 풍성하게 하고 사랑과 나눔, 기쁨과 감사, 정의와 평화의 열매를 맺게 해 줍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이 바로 이러한 일을 하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가 종려나무와 포도나무입니다. 종려나무는 사막에서 자라고 그늘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고난을 이기는 강인한 용기를 상징합니다. 포도나무는 크기는 작지만 열매가 많기 때문에 풍성한 삶을 상징합니다. 포도나무만큼 열매를 많이 맺는 나무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선한 농부이시고 예수님은 참 포도나무입니다. 선한 농부의 도움을 받고 참 포도나무에서 나오는 영양분을 받은 가지는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즉 우리가 풍성한 열매를 맺으려면 선한 농부를 만나야 하고 참 포도나무에 붙어있어야 합니다. 오늘 말씀은 개인주의가 아니라 함께 있음이 우리에게 풍성한 인생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서양 속담에 “포도는 다른 포도와 함께 있을 때 색깔이 변한다”(a grape changes colour when it sees another grape)는 말이 있습니다. 혼자서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성부/성자/성령의 사귐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포도나무 가지에 같이 붙어 있어야 합니다.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신앙생활해야 합니다. 주님과 함께 있고 성도와 함께 있는 신앙이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한다는 것을 오늘 말씀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좋은 나무에 붙어 있어야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좋은 나무, 풍성한 포도나무입니다. 열매를 보면 그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이 죄와 죽음과 탐욕의 열매를 맺는 것은 그 사람이 죄와 죽음과 탐욕의 나무에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참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사람은 부활/영생/기쁨/풍성함/사귐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두번째로 읽은 사도행전 8장은 초대교회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던 빌립이 에티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을 전한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빌립은 예루살렘 교회가 박해받았을 때 사마리아로 가서 그곳에서 최초로 복음을 전했고 이어서 성령의 지시를 받고 광야로 내려가서 에티오피아 내시에게 성경을 설명해 주고 세례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정통 유대교의 입장에서 보면 사마리아 사람이나 에티오피아 사람은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피가 섞였기 때문에, 에티오피아 사람은 외국인이었고 내시였기 때문에 포도나무 가지가 될 수 없었고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빌립은 그들이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예수를 전했습니다. 빌립을 통해서 사마리아 사람들과 에티오피아 내시가 참 포도나무 가지가 되었습니다. 빌립을 통해서 풍성한 부활생명의 은혜가 그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진실로 하나님께서는 모든 생명이 참 포도나무에 붙어있기를 원하십니다. 진실로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과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서 풍성한 결실을 맺기를 원하십니다. 예수께서는 우리가 풍성한 인생을 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시고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 모든 가정과 자녀들에게 포도나무 열매와 같은 풍성함의 축복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생명나무/포도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은혜를 받아서 예수님이 주시는 부활/영생/기쁨/풍성함/사귐의 열매를 맺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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