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및 소회 소식

1월 목회서신

요나회
작성자
akuc
작성일
2019-01-20 20:33
조회
329
몇 점의 눈꽃들이 흩날리는 것 같더니, 그래도 참 착실하게 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은행잎처럼 눈발이 흩날리는 것을 지켜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세상은 참으로 묘합니다. 다 잠들 때, 비로소 깨는 것이 있습니다. 날빛이 잠들 때, 밤빛이 깹니다. 문명이 잠들 때, 자연이 깹니다. 육신이 잠들 때, 혼이 깹니다. 밤의 고요가 들리고, 눈 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나목의 깊은 시름이 들리고... 눈을 맞이하면서 생각합니다. ‘아, 이 눈 내리는 소리를 들은 지 얼마만인지... 그리고, 그대는?’

평안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저는 그대에게 익숙한 혹은 낯선 유상진목사입니다. 알파한인연합교회에서 요나회(청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임시직으로 있다가, 지난주간이죠? 올 1월부터 요나회 담당목사로 첫인사를 드린, 그대가 좋든, 싫든 그대의 담당교역자입니다. 징그럽게 웬, 편지냐고 의아해 하실는지 몰라도, 오늘 같은 날, 편지 한 장이라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무작정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교회에 등록되어 있는 청년은 14명 이상인데, 눈인사도 건네지 못한 청년이 부지기수고, 청년회라는 이름으로 아직 반도 아우르지 못하는 부끄러운 청년담당교역자의 편지입니다. 청년 14명에게 보내는 목회서신입니다. 부끄러움은 눈덩이처럼 구르는데, 그대가 좋든, 싫든 으스름 밤에 문지방에 걸터앉아 손톱을 깎아 접듯이 그대에게 매월 편지를 접겠습니다. 편지가 되돌아오면, 전화를 하겠습니다. 전화가 그리우면, 그대를 직접 만나러 가겠습니다. 적어도 우리 청년의 해빙기가 지나 봄이 필 때까지 그렇게 할 작정입니다.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많은 것이 보이고, 보이는 것마다 의미 없는 것 하나 없는데, 저는 새벽에 눈밭이 되어가는 우리 아파트의 놀이터 잔디밭을 서성거리며 이것은 ‘또 하나의 고비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긴긴 겨울을 넘어서는 또 하나의 고비! 모두 다 눈 이불을 덮고 있긴 하지만, 어쩌면! 이미!! 이토비코의 정류장과 노스욕과 우리가 누비던 영앤쉐퍼드 길의 어둠 넉넉한 골목어귀마다, 마다에, 봄이 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인즉, 저 시름겨운 나목은 추운 겨울을 그렇게 알몸으로 나고서도 이내 봄이면 연록의 이파리를 낼 것입니다. 저 나목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봄을 본 것입니다. 이 '미리 봄'을 우리 식의 신앙적인 용어로 바꾼다면, '믿음'일 것입니다. 그대도 아실까요? 바라는 것들의 실상을 미리 보는 일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픈 일인지를..., 얼마나 허무한 일인지를... 저에게는 믿음이 있습니다. 아무리 눈발 휘날려도 봄은 오고 있는데, 우리 청년들의 봄도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믿습니다. 오늘 그대도 더불어 믿음을 포개었으면 좋겠습니다. 믿음 없는 사람들은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매몰되어 다가올 것을 보지 못합니다. 아무리 보려 해도 보이지 않으니 지금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안달하는 것이지요.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게 하는 것은 맘몬입니다.
그대는 지금 나와 함께 저 나목을 통해서 무엇을 봅니까?
인공에서가 아니라, 말없이, 소리 없이 자기의 할 일을 열심히 하는 창조주의 자연에서 우리는 희망을 봅니다. 아무도 살펴주지 않아도 때가 되면 싹을 내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그대에게서 저는 봄을 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청년! 그대, 단 하나의 요나...
제가 누구보다 먼저 그대에게 상냥한 아침인사를 건네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쨍’하고 깨질 것 같은 투명한 아침 입니다. 오늘 한 날도 행복하시길 빕니다.

----- 2019년 1월 둘째주일, 일어서는 새벽, 유상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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