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7, 부서진 십계명

성령강림절 열세번째 주일 / 8월 두번째 주일
출애굽기7, 부서진 십계명
출애굽기 32:15-19, 34:1-2
정해빈 목사

 

8월 두번째 주일입니다. 신약성경의 주인공이 예수님이라면 구약성경의 주인공은 모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세가 있었기 때문에 히브리 백성들이 이집트를 탈출할 수 있었고 하나님과 계약을 맺고 하나님 나라, 새로운 나라를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모세의 인생을 보면 그의 인생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히브리 사람 집에서 태어났다가 바로 왕의 양자가 되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광야에서 양을 치다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서 이집트에서 가나안 까지 히브리 백성들을 40년간 인도했습니다. 힘든 일도 많았을 것이고 스트레스 받을 일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죽을 때까지 건강했습니다. 신명기 34장 7절, “모세가 죽을 때에 나이가 백 스무살 이었으나 그의 눈은 빛을 잃지 않았고 기력은 정정하였다.” 모세가 120년을 살다 죽었는데 마지막 죽을 때까지 눈은 빛을 잃지 않았고 기력은 정정하였다고 했습니다. 우리 교회 제일 나이 많으신 사마리아 성도님들도 모세처럼 120년까지 사시고 눈은 빛을 잃지 않고 기력은 정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들도 모세처럼 밝고 건강하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어떻게 모세는 힘든 광야생활을 하고 말 안 듣는 히브리 백성들을 이끌고 가면서도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었을까? 어떻게 모세는 그렇게 힘든 인생을 살면서도 지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주어진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모세는 그렇게 힘든 인생을 살면서도 인내할 수 있었을까?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보통 인생에 고난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으면 사람은 건강을 잃어버리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그렇게 힘든 인생을 살면서도, 스트레스 받을 일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마지막까지 사명을 잘 감당하고 건강할 수 있었을까요? 모세라는 사람의 성격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모세는 이런 인생을 살 수 있었을까요?

모세가 끝까지 건강하고 성실한 삶을 살 수 있었던 첫번째 이유는 그의 겸손함에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잘 알았습니다. 자신이 나이도 많고 용기도 부족하고 입이 둔하고 혀가 무딘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그의 형 아론이 모세를 대신해서 말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모든 일을 다 할 수도 없고 자신이 슈퍼맨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내가 못다 이룬 일은 내 뒤를 이어서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의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종으로 부르셨기 때문에, 모세는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이런 겸손함이 있었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모세는 지치지 않고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장인 이드로가 모세를 찾아왔는데 모세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백성들의 송사/재판을 다루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장인 이드로가 그렇게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하려고 하면 쉽게 지치고 말 것이니까 십부장/오십부장/백부장/천부장을 세워서 그들이 백성들을 재판하게 하라고 조언을 했습니다. 모세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았습니다. 모든 권한을 혼자 다 갖으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혼자서 모든 일을 다 잘 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장인의 말을 듣고 자신의 권한을 내려놓았습니다. 모세는 겸손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를 잘 살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모세는 끝까지 지치지 않고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로 모세는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끝까지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모세는 바로의 양자가 되어서 궁궐에서 편하게 살 수 있었지만 그런 삶을 선택하지 않고 고통받는 히브리 백성들과 함께 하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서양사회에서 백인으로 태어난 사람이 자동적으로 갖게 되는 기득권을 white privilege 라고 부릅니다. 서양사회가 백인들이 중심이 되어서 세운 사회이기 때문에 백인으로 태어나면 자동적으로 갖게 되는 우선권/기득권이 있습니다. 그런데 백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합니다. 자신들은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백인이 아닌 우리들은 백인들에게 우선권/기득권이 있다는 것을 쉽게 경험합니다. 그런데 만일 백인으로 태어난 사람이 white privilege를 깨닫고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서 일한다면 그 사람은 참으로 훌륭한 사람일 것입니다. 남자로 태어난 사람이 여성들의 성차별에 분노하고 여성들과 함께 성차별 철폐를 위해서 노력한다면 그 남자는 참으로 훌륭한 남자일 것입니다. 이렇게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게 되면 말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 사는 사람은 쉽게 지치지만 자비와 연민과 연대의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모세는 히브리 백성들이 불평하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때에도 항상 자비의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았습니다. 이 백성들이 아직 깨닫지 못해서 죄를 지었으니 백성들에게 벌을 내리지 마시고 대신 자기에게 벌을 내려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런 긍휼의 마음, 불쌍히 여기는 마음, 끝까지 히브리 백성들과 함께 하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모세는 지치지 않고 끝까지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세번째로 모세는 실패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고 배우는 사람이었기에 지치지 않고 끝까지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모세는 젊은 시절에도 실패를 경험했고 출애굽 중에도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젊은 시절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가 광야로 피신한 적도 있었고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처럼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들고 내려오다가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만든 것을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십계명을 땅 바닥에 던진 적도 있었습니다. 시내산에서 40일 동안 기도하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았습니다. 모세는 십계명을 가지고 내려오면서 꿈에 부풀었을 것입니다. 이 계명을 가지고 내려와서 백성들과 함께 새로운 나라, 정의로운 나라,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세의 이러한 꿈은 산산조각 나고 말았습니다. 백성들은 아직 자유인으로 살 준비가 되지 못했습니다. 모세가 40일 동안 안내려오니까 마음이 불안해서 옛날 이집트에서 늘 하던 대로 금송아지를 만들어서 제사를 드렸습니다. 모세가 얼마나 화가 났던지 금송아지에 제사드린 사람들에게 금송아지 동상을 가루로 만들어서 물에 타서 마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장면은 그 다음 장면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다시 시내산으로 부르셔서 십계명 돌판 2개를 다시 만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번 돌판은 하나님께서 직접 만들어 주셨는데 두번째 돌판은 네가 직접 만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두번째 돌판을 깎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백성들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내가 너무 성급했구나? 어떻게 하면 백성들과 함께 천천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 모세는 두번째 돌판을 깎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목표를 다시 세웠을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영어 표현 중에 “tyranny of dream, 꿈의 횡포”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내가 소중하게 간직했던 꿈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때,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고 자책하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루어지 못한 꿈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꿈이 횡포를 부리는 것입니다. 우리들 모두는 세상을 살면서 한두 번 쯤은 꿈이 실패하는 경험을 합니다. 나의 꿈이 깨질 때가 아마도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그 실패를 영양분으로 삼아서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두번째 꿈을 꾸게 될 것입니다. 첫번째 사업에 실패한 사람은 두번째 사업을 더 열심히 할 것이고, 첫번째 결혼에 실패한 사람은 두번째 결혼을 잘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첫번째 시험에 실패한 사람은 두번째 시험을 더 열심히 준비할 것입니다. 첫번째 돌판이 깨졌을 때 두번째 돌판을 만드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모세처럼 실패의 순간에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사명을 감당하는 우리들 모두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아멘.

Exodus7, broken Ten Commandments
Exodus 32:15-19, 34:1-2

Then Moses turned and went down from the mountain, carrying the two tablets of the covenant in his hands, tablets that were written on both sides, written on the front and on the back. The tablets were the work of God and the writing was the writing of God, engraved upon the tablets. When Joshua heard the noise of the people as they shouted, he said to Moses, ‘There is a noise of war in the camp.’ But he said, ‘It is not the sound made by victors or the sound made by losers. It is the sound of revellers that I hear.’ As soon as he came near the camp and saw the calf and the dancing, Moses’ anger burned hot, and he threw the tablets from his hands and broke them at the foot of the mountain. (Exodus 32:15-19)

The Lord said to Moses, ‘Cut two tablets of stone like the former ones, and I will write on the tablets the words that were on the former tablets, which you broke. Be ready in the morning, and come up in the morning to Mount Sinai and present yourself there to me, on the top of the mountain. (Exodus 34:1-2)

Moses was able to live in the palace as a son of Pharaoh, but he chose to live with the suffering Hebrew people. It would not be easy for a person to abandon his or her vested interests and live with those who suffer. For example, in western society, “white people” have long lived with the culture of “white privilege.” While many people do not realize this reality, we, Asian people, easily notice that privilege. If a person, however, born in western culture acknowledges white privilege and works for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 that person would be a good person. If a man chooses to work together with many women to abolish sexism, he would be a good man. Those who live with compassion will be blessed to live the life of joy and gratitude. Moses was such a person. He did not lose his mercy toward the Hebrew people. Because of this kind of compassion, Moses was able to endure his mission to the end without getting tired. Moses was also a man of willing to learn from failure, so he could endure his mission to the end. When Moses came down from Mount Sinai with the Ten Commandments, he saw the people making the golden calf. That made him so angry that he threw the Ten Commandments on the ground. Moses’ dream of building a new nation through the commandments had been shattered. However, God called Moses back to Mount Sinai and told him to rebuild the tablets of the Ten Commandments. Like Moses, We also experience that our dream is easily broken. However, a wise person will have a second, more realistic and concrete dream, using the failure as a stepping stone. When the first stone is broken, wise is the person who makes the second stone. Like Moses, we are called not to be tired of the moment of failure but endure the mission to the end.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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